마크 토마스와 토마스 카슨
헬무트 랭이 자신의 브랜드를 떠나 조각가로 활동해온지도 15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마이클 & 니콜 콜로보스 부부와 알렉산드르 플로코프 그리고 HBA의 수장 쉐인 올리버가 그 자리를 대체했지만 헬무트 랭의 이름값에는 못 미치는 성적으로 팬들의 실망감은 계속해서 커져갔죠.
지난 2019 가을·겨울 시즌을 시작으로 헬무트 랭은 브랜드의 새로운 디렉터로 닐 바렛과 지방시를 거쳐 조셉의 디렉터로 활동하던 마크 토마스(Mark Thomas)와 캘빈 클라인 진에 몸 담았던 토마스 카슨(Thomas Cawson)을 영입합니다.
가장 최근 헬무트 랭의 디렉터로 영입된 HBA의 쉐인 올리버는 자신이 보여주던 전위적이고 그로테스크한 실루엣을 헬무트 랭의 미니멀리즘에 접목시켜 그동안 보지 못했던 컬렉션을 보여줬고 헬무트 랭의 아카이브에서 영감을 얻은 리 에디션(Re-Edition) 컬렉션 또한 보여주며 기존 팬들을 위한 미니멀한 실루엣 또한 보여주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마크 토마스와 토마스 카슨은 데뷔 컬렉션인 2019 가을·겨울 시즌부터 어제 뉴욕 패션위크를 통해 공개된 2020 봄·여름 컬렉션에서 자신들이 가고자 하는 방향을 굳게 설정한 듯 보입니다. 헬무트 랭이 가지고 있던 미니멀리즘 디자인과 해체주의적인 디자인을 계승하는 모습을 이번 시즌에서도 보여줬고 화이트 톤으로 가득 찬 오프닝 룩부터 봄·여름 시즌에 어울리는 화사한 컬러를 사용했습니다. 토마스 카슨이 디렉팅 한 데님 트러거 자켓과 데님 팬츠 또한 런웨이를 빛내줬죠.
헬무트 랭이 브랜드를 떠나며 휘청거리던 브랜드의 재도약을 시작한 마크 토마스와 토마스 카슨 이 두 디렉터의 행보가 궁금해지는 컬렉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