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CCI "LOVE PARADE" COLLECTION
구찌는 이번 쇼를 위해 케링에 속해있는 다른 브랜드처럼 패션위크의 일반적인 일정에서 벗어났습니다. 알레산드로 미켈레는 지난 시즌들을 통해 보여준 온라인 필름 페스티벌과 뮤직 비디오와 같은 독특한 방법을 택했고 그 방법은 이번에도 완벽히 우리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 같습니다. 그는 이번 2022년 봄·여름 시즌을 위한 컬렉션을 "LOVE PARADE"라는 타이틀로 보여줬으며 장소는 할리우드 한복판이었습니다. 도로를 막아 교통을 통제하기까지에 이르렀던 구찌의 새로운 컬렉션에 대한 이야기를 이번 컨텐츠를 통해 만나보세요.
우선 인원을 제한하는 것에서 자유로웠던 이번 일정에는 약 500여 명의 게스트가 자리를 빛내줬습니다. 기네스 펠트로는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재해석한 톰 포드의 구찌 슈트를 입고 등장했으며 [ 나 홀로 집에 ]로 인해 국내에서도 유명한 맥컬리 컬킨은 모델로서 무대를 빛냈습니다.
마케팅 플랫폼인 트라이브 다이내믹스는 이 날 구찌의 미디어 가치가 5배나 증가했다는 자료를 내놓기도 했으며 다수의 언론사는 구찌가 새로운 쇼를 위한 장소로 할리우드를 선택한 것에 대해 곧 개봉을 앞두고 있는 리들리 스콧 감독의 신작인 < 하우스 오브 구찌 >의 홍보를 위한 것이 아니냐는 기사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이 작품에서 파올로 구찌로 분한 자레드 레토 또한 모델로 섰기에 이 기사의 뒷받침이 되었죠. 구찌 가문의 비극적인 사건을 영화로 담아낸 이 영화가 브랜드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이냐에 대한 문제는 아직 시기상조이겠지만 구찌 하우스를 분명 더욱 중요한 위치로 올려놓을 것이라는 주장에는 그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것입니다.
또한 이런 식의 오프 스케줄로 공개하는 전력은 구찌 컬렉션의 생산 일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컬렉션이 공개되는 시점과 매장에 출시되는 시점 사이의 시간을 단축시키고 다음 시즌의 컬렉션을 공개하기 직전까지 컬렉션이 전시되기 때문이죠. 하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다시 유행한다면 이와 같은 일정에는 상당한 비용이 필요할 겁니다. 비록 구찌 하우스와 같은 거대한 럭셔리 하우스는 이를 충당할 비용과 대중들의 관심을 끌만한 능력이 충분하지만 패션 위크 사무국의 지원이 일절 없이 이루어지는 오프 쇼에 들어가는 비용은 무시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와 같은 일정은 브랜드의 아티스틱 디렉터인 알레산드로 미켈레와 구찌의 CEO인 마르코 비자리의 움직임이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구찌를 맡은 지 7년이 지났고 계속해서 성장세를 보였지만 올해에는 급격히 하락세를 겪었기 때문입니다. 현재 가장 빠르게 성장한다고 평가받고 있는 브랜드는 킴 존스의 디올 맨과 자신의 브랜드의 베트멍을 떠난 뎀나 바잘리아의 열정이 온전히 담긴 발렌시아가로 구찌의 자리가 점차 없어져가는 분위기였습니다. 구찌만의 새로운 창작물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의미죠. 쇼를 공개하는 방식에서의 새로움으로는 부족할 겁니다.
이번 컬렉션은 디자인 외적에서는 100점을 받을만했습니다. 쇼를 공개하는 방식과 장소 그리고 500여 명에 달하는 관객을 동원하는 것으로 말이죠. 하지만 디자인으로 평가를 한다면 창조적인 진화의 모습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알레산드로 미켈레는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요? 자신이 건국한 구찌 하우스의 아이덴티티에 변주를 주는 방법을 택할지 아니면 완전히 새로운 노선을 그려낼지 구찌 하우스를 사랑하는 대중들은 물론 업계 관계자들의 관심은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