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이 하우스가 그려낼 미래
갑작스러운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보테가 베네타의 모회사인 케링 그룹이 지난 3년간 하우스를 이끌었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다니엘 리가 떠난다고 밝힌 것입니다. 그는 재임 기간 동안 하우스에 이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기에 적잖이 놀란 반응이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케링 그룹은 성명서를 통해 "보테가 베네타와 다니엘 리는 상호 합의하에 결별이라는 아쉬운 선택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하우스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줬으며 오늘날의 보테가 베네타가 가진 유니크한 이미지와 추진력에 크게 기여한 인물입니다."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정확한 결별 사유는 밝히지 않았지만 보테가 베네타를 위한 새로운 조직이 만들어질 예정으로 곧 발표하겠다는 코멘트도 덧붙였습니다. 지난 2018년 보테가 베네타의 수장이 될 후보로 거론된 다니엘 리는 당시엔 비교적 알려지지 않은 디자이너였고 피비 파일로가 있던 당시의 셀린느에서 여성복 디렉터로 일했다는 것이 그의 대표적인 커리어였습니다. 하지만 그는 당당히 보테가 베네타의 티켓을 따냈고 올해의 디자이너는 물론 2019년도에는 BFC 어워드에서 4개의 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런던과 베를린 그리고 디트로이트에서 쇼를 선보이며 독특한 전략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다니엘 리는 이번 발표를 두고 "보테가 베네타에서 경험했던 시간은 제게 정말 놀라운 순간들의 연속이었습니다. 엄청난 재능의 팀원들과 함께 일한 것에 감사하며 우리의 비전을 창조할 수 있게끔 도움을 주신 분들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전합니다. 이 하우스가 써 내려가는 이야기의 일부가 될 수 있어서 진심으로 행복했습니다."라는 코멘트를 남겼고 보테가 베네타의 CEO인 바르톨로메오 롱고네는 "그는 이곳에 머물며 하우스가 쌓아온 지난 50년의 유산을 존중하면서도 새로운 시각과 현대적인 감각을 제공했습니다. 지난 3년 동안 이 브랜드가 보여준 눈부신 성장은 그가 없이는 절대 이루어질 수 없었을 겁니다."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보테가 베네타가 보여줄 모습은 어떨까요? 이 브랜드를 사랑하는 이들은 계속해서 그가 하우스를 떠난 이유에 대해 묻고 있지만 이 하우스가 보여줄 미래에 대해 궁금해하는 이들도 적진 않습니다. 다니엘 리가 이곳에 가져다준 성공과 관심의 수준을 고려해보면 아직도 믿기지 않는 게 사실이지만요. 아무도 이번 결정에 대한 확실한 이유는 알아내지 못하겠지만 성공의 연속을 보여줬던 모습에도 불구하고 현실에 안주할 수밖에 없었던 것에 용감한 결정을 했을 것이라는 것과 다니엘 리의 개인적인 문제가 이유일 것이라는 추측이 제일 현실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일에는 소문이 뒤따르기 마련입니다. 보테가 베네타의 본사가 있는 곳이자 핵심지이기도 한 비첸차에서 운영과 공급을 담당하는 직원이 지난주에 퇴사했고 이에 팀원들도 대거 이탈을 했다는 것과 이곳에 머물고 있는 장인들이 필요 이상의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다니엘 리가 회사 내의 몇몇 사람들과 감정적인 문제를 겪으며 소통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소문이었죠.
다니엘 리의 후임으로 거론되는 인물은 현재 보테가 베네타의 디자인 디렉터로 일하는 마티유 블레이지로 그는 캘빈 클라인에서 라프 시몬스의 파트너로 일하기도 했습니다. 다니엘 리와 함께 피비 파일로의 셀린느에서 일했던 경력도 가지고 있죠. 그리고 그의 가장 큰 커리어는 메종 마르지엘라의 쿠튀르 라인인 아티저널 컬렉션의 의상 라인을 디렉팅을 맡은 사실일 겁니다. 과연 보테가 베네타의 새로운 수장은 누구로 결정될까요? 엄청난 성장세를 이끌었던 다니엘 리의 결과물과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인물이 나타나기를 많은 이들이 원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