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 그리고 스티커 다이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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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옴 타입페이스. 기획부터 따지자면 벌써 1년 동안 작업을 이끌어 왔다.
그 사이 안개비. 가랑비. 비. 작달비. 장대비 각 11,172자씩 한글을 모두 그렸다. 이게 다 해서 몇 자 인지. 작업을 진행하며 아쉬운 점이 발견되었지만 수정하려면 전체를 다시 수정해야 하기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다 그리고 보니 이대로 완성하기에는 너무 어설픈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결국 다시 처음부터 수정을 진행하고 있다. 어찌하면 조금 더 쉽게 수정 작업을 진행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두 번. 세 번 수정하지 않고 한 번에 끝낼 수 있을까. 고민하다 보니 결국 쉬운 방법은 없었다. 여러 번 손대지 않도록 룰을 잘 짜는 수밖에.
에...
최근 작업도 부진하고. 글도 쓰지 않았다.
읽는 행위에 푹 빠져 있었다. 독서랄까. 대학생 때까지만 하더라도 다양한 장르의 책을 꽤 많이 읽었었는데.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는 독서할 여유가 없었다. 그 시간에 작업을 하거나 영화를 보거나 딴짓을 했다. 책을 굉장히 좋아했었는데.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을 특히 좋아했었고. 그 무한한 상상력을 부러워하며 그가 그린 세계에 푹 빠지는 그 시간을 즐겼었다. 어느 순간부터 좋아하는 작가들의 신작 소식을 기다리지 않게 되었고. 책과 멀어지게 되었다. 영화를 보는 행위와 달리 책을 읽는 행위는 상상력을 자극한다. 텍스트로 이뤄진 묘사를 읽고서 머리 속에 그림을 그린다. 나는 특히 이 부분을 좋아한다. 상상하는. 그렇게 글을 읽으며 머리 속에 그리다 보면. 나도 글을 쓰고 싶어 지지만. 글 쓰는 것은 어디 쉬운가. 이따금 시도해 보지만 이내 손을 놓고 다시 디자인 작업을 시작하게 된다. 하나의 이야기를 쓰기 위해서 준비해야 하는 설정들이 너무나도 많다. 그 초기 설정에서 어긋나지 않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며 지루하지 않도록 여러 가지 플롯을 동시에 이끌어가며 머리를 굴려가며 복선도 준비하고 글의 흐름에 따라 감정선을 조절하며. 어렵다. 그리고 시작한 이야기를 한 번도 끝까지 써 내려가 본 적이 없다.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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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판 사그마이스터가 7년마다 1년씩 안식년을 갖는다 했었나.
나도 긴 호흡을 위해서 그런 시간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시간에는 디자인 작업이 아닌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싶다. 비옴 타입페이스 작업을 1년 동안 진행하며 그 사이 같이 진행한 다양한 외주 작업들과 워크숍. 출강 등 정신없이 작업을 진행하다 보니 점점 지쳐가고 있다. 분명 충분히 쉬고. 때로는 나태하게 퍼져있기도 했지만. 뭐랄까. 쉬고 있어도 진행 중인 작업에 대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피할 길이 없었다. 분명 휴식은 필요하다. 그리고 휴식은 마이너스가 아닌 플러스 요소이다. 팽팽 노는 백수 한량 같은 휴식은 그렇지 않겠지만. 어쨌든 이번 프로젝트가 끝나면 바로 다음 프로젝트를 이어가기보다는 잠깐이라도 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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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커 다이스키. 라는 스티커 전시에 참여하게 되었다.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참여하여 각기 다른 개성의 다양한 스티커들을 볼 수 있는 전시로. 이런저런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제작했던 스티커들 재고가 상당히 많이 남아있는데. 이 스티커들을 판매하기 위해 참여하게 되었다.
전시작 중 일부 ...
새로 제작한 스티커 3종!
이번 전시를 위해서 스티커도 새로 제작하고. 전시작도 새롭게 준비했다. 지난해 개인전에서는 레터링. 타입 디자인 작업만 전시했지만 이번 전시는 레터링과 같이 그래픽 작업. 일러스트 작업도 준비했다. 25개의 시디 케이스. 25개의 표지와 25개의 표지 뒷면. 25개의 내지. 총 75개의 작업을 전시작으로 담았고 그 스티커는 새로 3종을 제작했고. 기존에 제작한 44종의 스티커도 같이 판매한다. 스티커 판매 가격을 3,000원에서 7,000원으로 고정하여 하나의 스티커팩으로 준비하지 못하고 12종씩 나누어 5가지 스티커팩으로 포장까지 끝냈다. 제발 이번 기회에 재고를 좀 정리했으면 좋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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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금 홍보하자면.
오프닝파티 : 2017년 7월 21일 오후 7시 - 9시 / 입장료 1만원
기간 : 2017년 7월 21일(금) ~ 7월 27일(목)
시간 : 평일 ( 14:00~21:00 ) / 주말 ( 10:00 ~ 20:00 )
장소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경인로 739 / SPACE 9
메인아티스트
SSICA / ZESSTYPE / 김도연 / 니뇨 / 세치혀 / 장지수 / 최찬종 / 파테슘 / 하해인 / 한중수
서브아티스트
RICK BLAKE / HEECHANEY / 마노크 / 선선 / 어고 / 연구름 / 일출 / 위즈키드 / 애리 / 찌니 / 혁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