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224 JTBC 믹스나인 9회

PD의 가학적인 취미가 여과없이 드러난 소년 팀 경연.

by 황진택



12월 4주차 믹스나인에서는 지난주에 이어 소년 팀의 포메이션 배틀이 진행되었다.


소년 팀 포메이션 배틀의 선곡은 모두 상당히 격렬한 비트의 댄스곡으로 이루어져서, 댄스를 보겠다는 의도가 명확했다.


믹스나인과 더 유닛이 다른 지점이 여기인데, 더 유닛은 현재까지 대체로 댄스 멤버는 댄스 미션을, 보컬 멤버는 보컬 미션을 소화하며 본인의 장기를 발휘할 여지를 주고 있다. 더 유닛은 최종적으로 시청자의 선택을 받은 9명의 멤버를 선발해서 그 멤버들의 개성에 맞춘 최종 팀을 탄생시키겠다는 것에 반해 믹스나인은 원래 YG에서 기획하고 있는 컨셉이 있어서 그 컨셉에 맞는 멤버들을 선발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계획대로라면 1월말에 프로그램이 끝나고 4월에 데뷔한다고 하는데, 시간으로 봐서 이미 데뷔곡과 컨셉이 준비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 어쩌면 처음부터 남자팀이 데뷔한다는 것을 기정사실로 생각하고 프로그램을 준비했을 수도 있다. 믹스나인에서는 뮤비 미션에서도 군무 능력을 많이 강조했고, 기획사 오디션 단계부터 칼군무가 안될 것 같은 멤버는 많이 자르고 시작한 경향이 있다. 그런데 이런 경향이 소년 팀이 좀 더 강한 편이다.





이날 방송에서는 소년 팀들이 배틀을 준비하며 건강이 염려될 정도로 무리를 하고 있는 모습이 많이 나왔다. 소녀 팀들도 비슷하게 연습을 했을 것으로 생각이 되지만 지난주까지는 연습 시간이나 강도를 그렇게까지 자세하게 소개하지 않았었는데, 이날 공개된 내용에 의하면 포메이션 배틀 준비 합숙을 하며 공식적인 출근 시간은 오전 10시이고 보통 새벽 6시까지 연습을 했으며, 한시간도 못자고 계속 춤 연습을 한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이날 우태운이 구토를 하는 장면, 김효진이 코피를 쏟는 장면 등이 그대로 전파를 탔는데, 참가자들의 건강에 무리를 줄 정도로 지나친 압박과 부담을 주고 있는 것을 자발적인 열정이라고 포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상당수가 미성년자인 출연자들을 데리고 밤 11시 이후까지 뭔가 일을 시키고 있는 것은 명백하게 청소년보호법 위반이라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예전부터 한동철PD의 프로그램에서는 이렇게 무리한 일정을 강요하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 믹스나인에서는 주로 공연 영상 위주로 분량을 편성하고 있으나, 평소 한동철류 프로그램에서는 무리한 일정을 강요해서 공연을 뽑아내놓고 막상 방송을 보면 공연 내용보다 다른 쓸데없는 내용으로 분량을 채우는 경우가 많아서 원성을 듣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프로그램 일정상 어쩔 수 없이 빡빡한 일정을 강요한 게 아니라 일부러 공연 준비를 어렵게 만들어서 PD가 좋아하는 장면(시간이 부족해서 어려워하고 갈등이 생기고 실수가 나오는 것)을 뽑아내기 위해 일정을 짧게 잡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생기기도 했었다.


현재 믹스나인은 실제로 시간이 부족해서 일정이 빡빡한 부분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번에 불과 일주일만에 포메이션 배틀을 준비한 것으로 보이며, 소년 팀의 경우 사실상 창작 안무 미션이었기 때문에 시간이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 곧바로 30일에 3차 경연 신청을 받고 있는데, 시청자 입장에서는 출연자들의 건강이 염려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날 방송을 앞두고 샤이니 종현의 안타까운 선택이 알려지며 우리나라 아이돌 산업 전반의 지나친 잔인함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많이 나오고 있다. 종현의 경우 꼭 아이돌 연습생 시절의 압박감이 원인이었는지 알 수는 없으나, 많은 사람들이 종현이 우울증을 앓게 된 것은 어린 시절부터 오랫동안 연습생과 아이돌 생활을 하면서 지나친 경쟁의 스트레스를 받으며 빡빡한 스케쥴을 소화하고 오로지 성공만을 위해 보이지 않는 감옥에 갇힌 채 너무나 오랫동안 앞만 보고 달려온 탓에, 어느 정도 꿈을 이룬 후 허탈감이 생긴 것이 원인의 한가지일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아이돌 산업 시스템 자체에 대한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아이돌의 인권보다는 회사의 수익에 초점을 맞춘 스케쥴이 지속적으로 강요되며 현직 아이돌의 건강 문제, 공연 중 실신 사건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다. 아이돌 연습생들이 정신적으로 충분히 성숙하지 못한 어린 나이부터 지나치게 과열된 경쟁 속에 혹사당하고 있는 것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는데, 몸매 관리한다고 밥도 잘 못먹고 연습한다고 잠도 잘 못자고 심지어 학교도 제대로 못다니고 불확실한 미래를 위해 앞만 보고 달려가는 것이 오로지 노력과 열정이라는 이름으로 미화되기만 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일까?

수많은 연습생들 대부분은 결국 빛을 보지 못하고 좌절하게 되는데다가 데뷔에 성공해서 아이돌이 된다고 해도 결코 정신적 육체적 압박과 스트레스는 줄어들지 않는다.


믹스나인에서 이렇게 참가자들을 괴롭히고 있는 모습을 열정으로 포장하고 있는 것이 결코 방송을 보는 청소년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되어 우려가 크다. 다른 것은 몰라도 최소한 하루 서너시간이라도 잠은 잘 수 있도록, 참가자들이 무리해서 나와도 제작진이 말렸어야 했다. 하루 한시간 자고 하루종일 연습하는 것을 내버려두고 열정이라고 포장하는 제작진의 잔인함에 소름이 끼칠 지경이다.




Hug

데뷔권 9인의 선택을 받지 못하게 되자 이 곡을 원하는 참가자들 중 가장 높은 순위의 참가자에게 멤버 선발권을 주기로 했다. 선곡이 공개되는 시점부터 동방신기의 원곡과 달리 랩이 들어간 댄스곡으로 나왔기 때문에 이때퍼들이 많이 지원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투표 순위 10위인 심재영이 멤버 선발권을 받았는데,퍼는 많이 필요하지 않을 거라는 우려도 있었으나 초반에 이 곡에 참가를 원했던퍼들을 다 선발하는 모험을 했다. 이후 연습 과정에서 심재영의 남자다운 모습이 많이 부각되었는데 심재영의 리더쉽이 잘 발휘되서 큰 갈등없이 공연을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퍼가 많다는 특징을 자연스럽게 살려서 자유분방한 느낌의 무대를 선보였는데 전반적인 무대는 괜찮았으나 다른 상위권 팀들이 너무 잘했기 때문에 4위에 그치고 말았다. 개인 득표는 이병곤이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며 심사위원 점수를 독식한 듯한 의혹을 주고 있다. 결과적으로 김준규가 버려졌는데, 원래 중하위권에 있던 상태에서 미션에서 득표수 꼴찌를 기록했는데도 2차 탈락에서 살아남는다면 논란이 될 전망이다.


링가링가

선곡 중에 빅뱅의 노래도 있는데 굳이 태양의 솔로곡이 포함되었다. 좋은 노래지만 오로지 YG의 곡으로 오디션을 진행할 게 아니면 YG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인 만큼 오히려 YG의 곡이 아닌 곡을 많이 해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으면 더 좋았을 텐데 라는 아쉬움이 있다. 남 녀 미션곡 10곡의 편곡을 다 YG의 작곡가들이 했기 때문에, 작곡가들에게 편한 노래들을 골랐을 가능성도 있다.


이 팀도 상위권 멤버가 많이 있었던 편이라 괜찮은 공연이 나온 편이지만 아쉬운 점이라면 현재로서는 YG연습생 중 유일하게 데뷔조 가능성이 보이는 최현석을 띄우기 위해서 너무 무리하게 내용을 뽑아냈다는 느낌이 있다. 이날 공연에서 최현석은 확연히 눈이 부어 있는 모습을 보였는데 너무 많이 울어서 그런 것으로 생각된다. 나이도 어리고 경험이 부족한 최현석에게 전반적인 경연 준비를 지휘하는 역할을 맡기고 모든 트레이너들이 최현석에게 강한 압박을 가하는 모습이었다. 이 트레이너들이 다 YG 소속인데 말을 맞춘 듯이 모두가 최현석이 YG이고 YG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인데 니가 떨어지면 어떡할래 라는 말을 하며 쓴소리를 했다. 최현석은 무대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지는 못했지만 역시 1위를 차지했는데 이병곤과 마찬가지로 심사위원 점수를 많이 받은 것으로 보인다.


너라고

슈퍼주니어의 명곡이 많이 있는데 너라고 라는 곡을 선택한 것은 다소 의아하다. 참고로 너라고는 원곡이 처음 나왔을 때는 슈퍼주니어답게 밝고 신나는 느낌의 곡이었으나 나중에 비장한 느낌의 리어레인지 버전이 나오기도 했던 노래이다. 이날 공개된 편곡은 다소 격렬하고 무거운 느낌의 노래였다. 이 곡도 칼군무를 의식하고 편곡했다는 느낌이다. 다소 난해한 느낌이 있었기 때문에 참가자들이 가장 기피하던 선곡 중의 하나였다. 결과적으로 최종 선택을 못 받은 이하빛과 이재준이 포함되는 등 하위권 참가자가 많이 포진하게 되었다.


심사위원들이 이 팀이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언급했는데, 중간에 안무 변경이 많았을 가능성도 있다. 바나나컬쳐의 이재준이 압도적으로 높은 득표를 기록했으나 많은 참가자가 아쉬운 모습을 보인 무대였다. 뭔가 열심히는 했는데 임팩트가 부족했다.


너라고 팀은 전반적으로 시크한 표정으로 무대를 소화했는데 컨셉이었는지 분위기가 다운되어서 그랬던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전반적인 컨셉을 너무 무거운 느낌으로 가져간 것이 독이 되었던 것 같다. 이 팀이 하위권 멤버가 많고 실력으로 승부하기에 부족한 데 반해 어리고 비주얼이 좋은 멤버가 많았는데, 슈퍼주니어의 곡인 만큼 시크한 표정보다 밝은 표정이나 장난스러운 동작 같은 것을 넣어서 주어진 편곡과 다른 분위기로 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결과적으로 가장 아쉬운 무대가 되었고 하위권이 많이 포진한 만큼 차후 2차 탈락에서 가장 많은 멤버가 탈락할 가능성이 크게 되었다.


그런데 이날 방송 2시간 편성 중 1시간 정도를 투자해서 RBW 이재준의 태도와 실수를 비난하는데 사용했다. 지난주의 신지원 관련 편집은 애교로 보일 정도로 이재준을 비난하는 편집이 대단히 거창한 스케일로 집요하게 이루어졌다. 마치 요즘 믹스나인에 악마의 편집이 실종되었다는 비판이 있는데, 악마의 편집이 뭔지 궁금하다면 보여주겠다 하고 마음을 먹고 만든 듯한 느낌이다. 악마의 편집이라는 것은 참가자의 부정적인 모습을 부각시키는 편집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없는 내용을 만들어서 논란을 만드는 것으로, 일종의 사기라고 할 수 있다. 가령 참가자와 인터뷰를 하며 연습을 안하고 불성실한 친구가 있다면 어떻게 생각하나요? 라고 질문을 해서 연습을 열심히 해야 하는데 불성실하면 안될 것 같아요 하는 대답을 받으면 이 참가자가 이렇게 비난을 한 것처럼 편집을 해서 집어넣는 식이다.


개인적으로는 이재준이 악마의 편집의 희생자가 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후술하겠다. 만약 악마의 편집이 아니라 정말로 이재준이 태도와 인성에 문제가 많아서 제작진을 화나게 한 것이다 하더라도, 굳이 이 프로그램 참가자가 이렇게 문제가 많은 사람이다 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이렇게 긴 분량을 투자해서 그런 문제를 지적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의문이다. 방송을 접하는 사람들에게 이재준이 실력이나 인성이 부족한 참가자라는 것을 열심히 설득해서 무슨 의미가 있는가? 이 방송의 수준이 낮은 모양이구나 하고 생각하게 될 뿐이다.


제작진은 악마의 편집을 하면 화제성이 올라간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이게 트렌드가 되서 많은 프로그램에서 악마의 편집을 시도하고 있지만 요즘 시청자들은 좀처럼 속지도 않는다. 제작진이 악마의 편집과 노이즈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모습을 보면 참 한심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제작진의 생각과는 달리 악마의 편집이 시청률 상승으로 이어진 경우는 악마의 편집이 처음 등장한 슈퍼스타K 이후로는 거의 없다.


이날 소년들이 어려운 공연을 끝마치며 성취감과 만족을 느끼며 기뻐하고 눈물 흘리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 게 가장 좋았는데, 프로그램에 도움이 안되는 쓸데없는 내용에 너무 많은 시간을 낭비했다는 느낌이다. 제작진이 악마의 편집과 노이즈 마케팅에 매달리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여러번 언급했는데, 논란을 만드는 것은 당장 분량을 만들고 기사를 내보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기사를 접하는 잠재적인 시청자들에게 혐오감을 줄 뿐이고 오디션 프로그램에 익숙한 시청자들에게는 피로감을 준다.


하여튼 상당히 긴 분량을 투자해서 이재준을 맘먹고 부정적으로 편집했는데, 이날 방송된 내용의 상당 부분이 이재준이 인성에 문제가 있고 불성실하다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제작진이 이재준 논란으로 관심을 끌어보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적당한 장면을 모아서 만들어낸 장면들일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된다.


이재준은 그동안 보여준 공연 모습으로 봐서 확실히 실력이 부족한 참가자인데, 이날 공연에 최소한 안무는 숙지하고 나온 모습이기 때문에 연습을 열심히 안하고 불성실했다는 비난은 악마의 편집일 가능성이 있다. 가령 잠깐 한눈을 팔고 있는 장면을 내보내면서 이재준이 계속 연습을 안하고 있었다고 설명하는 식이다.


이재준이 음정이 불안했기 때문에 노래는 많이 안부르는게 좋았다. 결국 받은 파트는 "너라고" 만 두번 하는 것이었다. 이후 이재준이 실력도 없으면서 분량을 달라고 떼쓰는 장면이라고 나왔는데, 내용을 들어보면 도입부에서 박승준이 "너라고 너라고.." 를 여러번 할 때 옆에서 같이 '끼부리는 것'을 하겠다는 의견이었고 다른 멤버들이 이야기한 것은 박승준이 키도 크고 눈에 띄는 외모이기 때문에 가운데에 혼자 조명을 받고 박승준 한명에게 집중해서 처음 도입부를 가져가는게 좋겠다는 내용이었다.


이재준이 실수를 한 것은 확실한 것 같은데, 이재준이 실수했다는 부분이 직캠 영상에서는 크게 틀어봐도 거의 들리지 않는다. 방송에 나온 마이크 겹치는 실수 장면은 명백하게 이재준의 개인 마이크 볼륨을 높여서 편집한 내용으로 보인다.


너라고 팀이 전반적으로 하위권 멤버가 많았고 리허설 이후에 이미 우리가 꼴찌 하겠구나 하는 체념이 팽배해 있어서 사기가 떨어진 상태에서 힘이 빠진 공연을 보여줬다. 그리고 심사위원들이 지적한 것은 주로 전반적인 컨셉에 대한 부분이었다. 혹평을 들은 이유가 전적으로 이재준의 실수 때문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


다른 팀들처럼 연습 중 갈등이나 공연 후 실수를 자책하는 장면이 있었더라도 같이 고생하고 열심히 해온 참가자들끼리 서로 허심탄회하게 얘기하고 갈등을 푸는 장면이 또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이 팀이 계속 답답한 내용만 나온 것은, 편집 과정에서 부정적인 부분과 안 좋은 표정만 모아서 내보내고 다른 멤버들이 이재준에 대해서 좋게 얘기하는 장면이 있으면 잘라낸 것일 가능성이 있다.


이재준이 부족한 실력으로 팀에게 피해를 입혔는데 다른 참가자들이 경연 후 아쉬운 공연 내용에 눈물을 흘리고 있을 때 혼자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멍때리고 있는 듯한 장면도 계속 나왔는데, 혹시 나중에 이재준이 눈물을 흘리거나 본인의 실수를 자책하는 모습이 있었으면 그런 부분도 잘라냈을 것으로 생각이 된다.


박승준 이건민 등 몇몇 멤버들이 그동안 방송에서 보여준 인성을 볼 때, 실력이 부족한 참가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부분이나 공연 후 특정 참가자를 탓하는 인터뷰가 그대로 나온 것은 다소 의아하다. 인터뷰 내용을 보면 주어가 없거나 말이 끊어져서 들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재준을 비난하는 내용에 넣을 인터뷰를 유도신문으로 만들어 냈을 가능성이 높다.


사실 악마의 편집으로 특정 참가자를 비난하는 내용을 만들어 내는 것이 프로그램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데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지는 의아하지만, 한동철PD의 작품에서는 항상 있었던 일이기 때문에 그냥 그러려니 한다. PD의 의도대로 부정적인 측면으로라도 관심을 끌고 이재준을 비난하는 인터넷 기사도 많이 생산되고 있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부정적인 논란으로 관심을 끄는 것이 시청률 상승으로는 이어지지 못하고 같은 기간 더 유닛은 다소나마 시청률이 상승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반면 믹스나인의 시청률은 하락세를 보이며 다시 0%대 시청률 굴욕을 받고 있다.


Paradise Lost

사전에 소년 소녀들의 롤모델과 인생 노래 설문을 받아서 선곡을 준비했다고 하고 소녀팀에서 SES의 I'm Your Girl이 나온 만큼 아저씨 입장에서는 혹시 HOT의 전사의 후예 같은 거 나오는 게 아닐까 살짝 기대를 했는데 역시 여기 나온 소년들에게는 제일 나이 많은 롤모델이 빅뱅이었 것 같다. 소년 소녀들이 인생 노래로 많이 꼽은 노래를 선곡했다기 보다 설문에 나온 곡들 중에서 제작진이 마음에 드는 것을 몇개 골랐을 가능성이 높아보이는데, 많은 소년들이 가인의 Paradise Lost를 인생 노래로 꼽았다는 것은 믿기 힘들기 때문이다. 어쨌든 소녀 팀의 REALLY REALLY처럼 보여줄 게 많은 곡이라 많은 참가자가 이 곡을 노리는 모습을 보였고 결과적으로 상위권 멤버가 가장 많이 포진한 만큼 안정적인 무대를 보여줬다.


다 좋았는데 멤버들이 무섭게 생긴 렌즈를 낀 것이 좀 부담스러웠다.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괜찮은 퍼포먼스를 보여줬고 김병관이 1위를 기록했다.


뱅뱅뱅

안무 면에서는 가장 눈에 띈 팀이었는데 Paradise Lost와 링가링가에 밀려 3위를 기록했다. 안무 면에서 가장 눈에 띈 활약을 보인 송한겸이 1위를 차지했다. 양현석이 이날 공연은 전부 참가자들의 창작 안무로 이뤄졌다고 언급했는데, 너라고 팀과 뱅뱅뱅 팀의 경우 전반적인 안무가 1위를 한 참가자가 기획사 오디션에서 보여줬던 안무와 비슷한 느낌이기 때문에 이들이 창작에 많이 참여한 것이 확실해 보인다. 어쩌면 YG에서 원하는 그림과 가장 부합하는 무대를 보여줬다고 생각된다.


정현우가 생각보다 높은 득표를 했는데 프로그램 초반에 어느 정도 분량을 받아서 인지도도 높았고 실력보다 매력이 많이 어필되었던 것 같다. 김효진이 상당히 좋은 모습을 보여줬는데도 득표가 매우 낮았는데 사실 모든 참가자들 중에 가장 인지도가 높은 참가자라서 기대치가 너무 높았기 때문에 낮은 득표를 한 것 같다. 이 팀에는 중위권 참가자가 많았기 때문에 베네핏이 가장 절실했는데 팀 순위 3위를 하면서 많은 탈락자가 나올 수도 있게 되었다.





소녀 팀의 경우 전반적으로 시청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멤버들보다 프로그램에서 심사위원의 칭찬을 많이 받는 참가자의 점수가 높은 편이었는데, 소년 팀에서는 이런 경향이 좀 덜하며 소녀 팀의 경우보다 한명에게 투표가 많이 집중되는 경향이 더 컸다. 소년 팀의 득표가 몰리는 경향이 있었다기보다 소녀 팀들의 득표가 비교적 분산되어 나온 것으로 생각해야 할 것 같다. 방청객 신청을 한 팬들도 소녀보다 소년을 응원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소년 팀의 경우 원래 응원하던 멤버가 있는 경우가 많았고 당연히 그 멤버가 몇몇 상위권 멤버인 만큼 공연 내용이 득표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득표가 상위권 몇명에게 집중된 반면, 소녀 팀들의 공연은 상대적으로 더 객관적인 평가가 이루어져서 각자 취향에 따라 비교적 고르게 득표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리뷰에서는 한자리수 득표가 속출하지 않은 게 오히려 이상하다고 언급했었는데, 생각해보면 모든 참가자들이 다 가족과 친구가 있을 것이기 때문에 이들 중 상당수가 방청객 신청을 해서 각자 고정표를 조금씩은 가지고 있었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가는 결과이다.


이병곤과 이루빈, 최현석과 김세윤, 이재준과 박승준, 우진영, 김효진 등 순위가 의아한 멤버는 많은데 전반적인 득표 분포가 관객 투표에 심사위원 점수가 합쳐진 결과로 보이고 여기에 대해서는 지난주에 자세히 언급했기 때문에 비슷한 내용을 다시 반복해서 설명하지는 않도록 하겠다.


문제는 포메이션 배틀 결과 자체가 심사위원 점수 비율이 높은 듯 하다는 점인데, 결국 시청자의 선택을 무시하고 제작진이 밀어주는 참가자 위주로 재정비 하겠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


더 유닛은 12월 27일까지 2차 국민투표를 진행하고 있는데 반해 이날 방송 후 믹스나인은 투표를 받지 않고 있다. 최근 믹스나인에서는 그동안 거의 분량이 없던 참가자가 많이 재조명되고 있고 포메이션 배틀 결과가 나온 이후 인터넷 순위가 요동칠 가능성이 많았는데 여기서 투표를 막은 것은 동정표를 사전 차단하겠다는 의미가 커 보인다.


개인 점수 차이는 천점도 안되는데 반해 1위와 5위 사이의 베네핏 차이가 10000점이나 되기 때문에 이대로 가면 Honey 팀과 너라고 팀은 대량 탈락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원래 하위권에 있던 참가자들이 많이 탈락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4, 5위팀의 상위권 참가자들마저 다 떨어진다면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결과를 지켜봐야 하지만 이건민과 이향숙은 시청자의 지지는 받아도 프로그램에서는 별로 긍정적인 조명을 받지 못한 참가자들이기 때문에 이변이 있을 수도 있다.


이날 방송에서 전혀 언급이 없었는데, 2017년 12월 14일 김진홍이 소속 팀 24K의 유럽 진출 활동을 이유로 자진 하차하면서 소년 참가자는 52명만 남은 상태이다. 지금 분위기로 봐서는 2차 탈락도 엄청난 숫자로 이루어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될지 아직은 알 수 없다.





이날 방송에서는 소년들의 멋진 무대가 계속되었으나 상술한 악마의 편집과 소년들이 혹사당하는 모습 때문에 시청하면서 불편함을 많이 느꼈다. 제작진이 이런 불편한 장면을 계속 보여주는 것은 PD가 악마의 편집을 만드는 것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없어서이거나 원래 가학적인 취미가 있어서 이런 식으로 참가자들을 괴롭히고 극단적인 상황에 몰아넣는 데에서 재미를 느끼기 때문인 것 같다. 거듭 말하지만 믹스나인은 대규모의 투자가 이루어진 프로그램인 만큼 제작진은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어쨌든 프로그램에 애정을 가지고 리뷰를 쓰고 있는 사람 입장에서 진심으로 충고하고 싶은 것은 PD 개인의 취미에 역량을 낭비하지 말고 시청자들이 원할만한 장면 위주로 방송이 나갔으면 좋겠다는 점이다. 세상에는 잔인하고 가학적인 취미를 가진 사람보다 정상적인 사람이 훨씬 많기 때문에 참가자들의 불성실함이나 논란, 갈등 보다는 열심히 노력해서 멋진 무대를 꾸미고 함께 기뻐하는 참가자들의 모습을 보고 싶어하는 경우가 훨씬 많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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