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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진택 Jan 06. 2020

친일 친미만이 유일한 해법인가? - ⑤

솔레이마니 암살의 의미


2020년 1월 3일 새벽 미국은 이라크 바그다드 국제공항에 드론을 사용한 미사일 폭격을 단행,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IRGC, Islamic Revolutionary Guard Corps) 쿠드스군(Quds Force) 사령관과 아부 마흐디 알 무한디스 이라크 인민동원군(PMF, Popular Mobilization Forces) 부사령관 등을 살해했다.



무한디스는 레바논에 기반을 둔 유명한 시아파 이슬람 무장 투쟁 조직인 헤즈볼라의 이라크 분파로 알려진 카타이브 헤즈볼라의 사령관이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라크는 아프간 이라크 전쟁 및 IS의 출현과 내전 등으로 국가로서의 기능을 거의 상실하고 경제와 치안이 소말리아 수준의 막장 상황이 된 지 오래됐지만 어쨌든 미국이 세워놓은 이라크 정부가 존재하는데, 미국이 이라크 정부에 알리지도 않고 민간 시설을 폭격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일반적으로, 국제법상 해당국의 동의 없이 제3국의 영토에서 군사력을 사용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라크 민병대 소속 5명 등 1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사망자 중에는 미국 국적의 민간 건설업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분노에 휩싸인 이란과 이라크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솔레이마니의 사망 후 성명을 통해 그가 신에게 갔다고 그의 사명이 끝난 게 아니다. 지난밤 그와 다른 순교자들의 피를 손에 묻힌 범죄자들을 목표로 한 강력한 복수가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아델 압둘 마흐디 이라크 총리는 이 공격이 이라크 주권을 엄청나게 침해했고 국가 존엄성을 노골적으로 공격했다고 주장했으며, 이라크 의회는 미군 철수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라크 의회의 결의 자체가 정부 구속력이 없어 실제로 이라크에서 미군 철수가 결정될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라크가 우리가 부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어떠한 적대적 행위라도 한다면 우리는 이라크에 아주 큰 제재를 가할 것이다. 우리는 그곳에 엄청나게 비싼 공군 기지를 두고 있다. 내가 취임하기 오래전 그것을 짓는데 수십억 달러가 들어갔다. 그들이 이것을 다 갚기 전까지 우리는 떠나지 않을 것이다 라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는 공습의 이유로 솔레이마니가 미국 외교관과 군대에 대한 임박한 공격을 계획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정보기관들이 판단한 결과, 미국이 솔레이마니를 제거하지 않았더라면 더 큰 위험을 초래했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가 주장하는 임박한 사악한 공격에 대하여, 단순히 계획이 진행 중이었다는 일방적인 주장 이외에 어떠한 확고한 증거가 발표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아그네스 칼라마르 유엔 조사관은 이른바 선제적 자위권의 기준은 아주 협소하다. 즉각적이고 불가항력적이며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고 숙고할 시간이 없을 때여야 하는데, 이번 사례는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 중동 내 미 대사관들과 미군에 대한 위협이 커지고 있다는 정보의 확실성을 둘러싸고 미 행정부 안에서도 논란이 있는 와중에 내려졌다고 보도했다. 임박한 공격 정보는 빈약한 것이었으며, 중대한 위협이 임박했는지도 회의적이었고, 미군이 획득한 정보에서 하메네이가 솔레이마니의 공격 계획을 승인했다는 정보는 없었다는 것이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은 이라크 공격은 의회와의 협의 없이 이뤄졌다. 이는 더 위험한 폭력 사태를 촉발할 위험이 있다 라고 지적했으며, 미 대선 민주당 경선 후보들도 이란 사령관 암살은 군사적 긴장감을 높일 수밖에 없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공습이 경솔했다고 일제히 비난했다.


솔레이마니는 21년간 이란의 혁명수비대 정예군인 쿠드스군을 이끌었는데, 쿠드스군은 주로 이란 국외에 시아파 민병대를 조직하고 지원하며 중동에 이란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미국과 이스라엘을 억제해왔다.


솔레이마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설득해 시리아 내전에 개입시키는 데에도 주요한 역할을 했다고 한다.



미국이 암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반미 인사를 제거한 것이 별로 현명한 선택으로 보이지는 않는데, 모든 무슬림을 다 죽이지 않는 이상 한 사람을 죽이면 다른 사람이 그 자리를 대신하며, 죽은 사람이 순교자로 영웅으로 추앙되며 이슬람 무장 세력이 더욱 복수를 다짐하게 만들 뿐이기 때문이다.


쿠드스군은 부사령관 이스마일 가니 준장을 후임 사령관으로 임명했으며, 1월 5일 가니는 이란 국영TV와의 인터뷰에서 전능하신 알라가 솔레이마니의 복수를 약속했다. 물론 행동이 뒤따를 것이다. 우리는 알라의 도움으로 전처럼 단호하게 순교자 솔레이마니의 길을 계승하기로 약속한다. 그의 순교에 대한 되갚음으로 중동에서 미국을 제거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라고 다짐했다.


이란과 이라크에는 대규모 반미 시위와 함께 솔레이마니와 무한디스에 대한 추모 물결이 범국가적 규모로 진행되고 있다. 

하메네이는 솔레이마니의 사망 직후 3일간의 국가 애도 기간을 지정했으며,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4일 솔레이마니의 유족을 찾아 복수를 약속했다. 그의 시신은 이라크와 이란 전역을 돌며 추모 행사를 계속하고 있는데, 4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장례식을 시작하여 시아파 이슬람의 성지인 이라크 카르발라 지역을 지나 이란 아흐바즈 지역과 이란 북동부 성지인 마슈하드, 수도 테헤란과 종교도시 곰을 지나 고향인 이란 남동부 케르만에 안장될 예정이라고 한다. 



5일 솔레이마니의 시신은 이란 남서부 아흐바즈로 운구됐다. 아흐바즈는 1980년 발발한 이란 이라크 전쟁 당시 가장 치열한 전투가 펼쳐졌던 곳으로 솔레이마니는 당시 혁명수비대 제41사단장을 맡아 이라크에 점령된 이곳을 수복하는 공을 세웠다고 한다.


솔레이마니의 시신이 도착된 아흐바즈 거리와 광장에는 검은 옷을 입은 시민 수만 명이 운집해 그의 죽음을 애도했으며, 이란 교통부는 아흐바즈 국제공항의 이름을 솔레이마니 국제공항으로 변경할 예정이다. 수도 테헤란 남서부에 위치한 테헤란-사베 고속도로, 이란과 이라크 국경 인근 메헤란 국경 교차점, 이란 파르스 주의 주도인 시라즈에 건설 중인 대교 등 3개 시설 역시 솔레이마니의 이름을 따서 명명될 것이라 밝혔다.




말폭탄을 주고받는 미국과 이란

미국이 반미 성향이 뚜렷하여 미국에 위협이 되는 강성 인물을 암살한 것은 맞는데, 딱히 이 인물이 반미 테러를 저지른 직후에 암살한 것도 아니고, 별다른 명분도 없이 극단적인 방법에 의한 암살 후 적반하장으로 보복 시 더욱 크게 보복하겠다고 협박하는 것은 상식적으로는 얼른 전쟁 하자는 것으로밖에 안 보인다.


정말 의아한 것은 솔레이마니 암살 후 미국이 밝히고 있는 입장을 보면 그의 암살은 전쟁을 시작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멈추기 위해서라고 설명하는 등 마치 정말로 이란이 보복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는 듯한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이 미국인이나 미국 시설을 공격한다면 미국은 이란 52곳을 겨냥해 반격하겠다고 했다. 


트럼프는 이란의 공격 시 반격 목표 지점으로 이란의 문화적 장소를 택하겠다는 언급으로 더욱 이란의 반발을 사고 있다. 그들은 우리 국민들을 고문하고 불구로 만든다. 길가에 폭탄을 설치해 우리 국민들을 날려버린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들의 문화적 장소를 건드릴 수 없다고? 그런 식으로는 안 된다 등의 표현을 했는데, 이란은 고대 페르시아 제국의 후예로 문화 강국이라는 자부심이 크기 때문에 이런 주장에 더욱 민감한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다.


아마도 트럼프는 참모들이 이란의 보복에 대한 더욱 큰 보복을 주장하긴 해야 하는데 이란의 문화 유적은 공격하지 않아야 한다는 충고를 했기 때문에 거꾸로 이런 발언을 한 것이 아닐까 싶다.


문화 유적에 대한 공격은 당연히 국제법상 전쟁 범죄이며 미국 대통령이 이런 발언을 공공연히 하는 것은 국제 사회에 미국의 정당성을 호소하는 측면에서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



5일 호세인 데흐건 이란 최고지도자 군사 수석보좌관은 CNN과의 인터뷰를 통해, 미국이 이란을 직접 공격한다면 이란 역시 미국을 상대로 직접 행동에 나설 것이라며 이는 미국의 군사 시설을 대상으로 할 것이다. 이 전쟁의 시기를 끝내는 유일한 방법은 미국이 이란에 가한 것과 같은 타격을 받은 뒤, 새로운 보복의 순환을 추구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모흐센 레자에이 전 이란 혁명수비대장은 이란의 보복에 미국이 대응할 경우 이스라엘을 공격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란 혁명수비대 장성이자 국정조정위원회 사무총장인 레자에이는 만약 미국이 이란의 군사적 대응에 어떠한 반격에 나선다면 이스라엘의 하이파와 텔아비브는 가루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란도 전면전을 피하고 싶은지 미국과 이란이 각각 서로에 대한 군사 충돌 가능성을 경고하며 북한과 자주 그러는 것처럼 말폭탄만 주고받고 있는 상황인데, 미국 입장에서도 이란과 전면전을 벌임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익이 그다지 없어 보이며 이란은 어쩔 수 없이 전쟁을 하더라도 현재로서는 충분한 준비가 안 돼있다는 판단일 것이다. 


대부분의 중동 국가들은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죽음 후 일제히 침묵을 지키고 있다. 미국을 강하게 비난했다가 자국이 공격받을까 봐 겁내는 것도 있지만 애매한 입장을 발표했다가 이란의 분노를 사는 것도 두려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는 솔레이마니의 죽음과 관련해 미국과 사전에 상의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이 2000년대 이후 셰일 가스를 대량 생산하면서 환경오염과 기후 변화라는 또 다른 재앙의 원인이 되고 있지만 하여튼 셰일 가스에 의해 단번에 세계 최대 산유국이 되고 석유 수출국이 된 미국에게는 석유 때문에 중동을 타격할 이유가 없어진 지 오래됐다.


군수 산업 자체가 미국의 주된 사업의 하나이기 때문에 전쟁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으나, 이란과 같이 규모가 큰 국가와 전면전을 벌이는 것은 미국 경제에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 역사적으로 많이 증명되었다. 다만 확실히 전쟁은 일부 군수 사업자들에게는 돈방석에 앉을 기회가 되기 때문에 모종의 로비가 있었을 가능성은 높다. 


트럼프 입장에서는 탄핵 국면에서 여론을 전환시키기 위해 뭐든 국민의 지지율을 올릴 만한 행동을 취해야만 했던 타이밍이긴 했는데, 아무래도 네오콘과 군수 사업자들의 로비에 속아 넘어가 할 수 있는 선택 중에서 가장 위험한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솔레이마니 암살은 결국 이란과의 전면전의 원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매우 위험한 선택이었으며, 사실상 이란에 대한 선전포고나 다름없는 행위였다.


핵 합의를 파기한 이란과의 전면전은 북한 정도의 나라를 타격하는 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위험한 일이며, 최악의 경우는 미국 본토에 핵타격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서 전쟁에 의한 인류 문명의 종말까지도 허황된 시나리오만은 아니다. 


이란과의 전면전은 중동 각 지역의 시아파 민병대를 자극하여 중동 각지에서 반미 무력투쟁이 다발할 가능성이 높고,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과의 전면전은 피하겠지만 사실상 중동 전체가 미국과 전쟁하는 상황이 되면 분명 중동 국가들을 알게 모르게 지원할 것이며 이는 3차 세계 대전과 다름이 없다. 



진화한 첨단 무기에 의해 민간인 대량 살상이 우려된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이며, 1, 2차 세계 대전 때는 전쟁에 의한 산업의 발달, 전쟁 종식 후 경제 발전 등 인류 전체에게는 유익한 변화도 있었으나 현재 전세계적인 경기 침체는 대부분의 산업이 기술 수렴기에 들어가서 새로운 발전의 계기가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원인이라는 점에서 상황이 다르다.


미국은 이란을 초토화시킬 수도 있겠지만 이는 결국 현재 미국이 아프간과 이라크에 끝없이 많은 병력과 물자를 쏟아부으면서도 상황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전후 처리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는 현상이 더욱 대규모로 늘어나는 결과가 되어 더욱 걷잡을 수 없는 수렁에 빠지는 함정이 될 수도 있다.   



쿠란에 의하면 하나님은 그들에게 명하여 생명에는 생명으로, 눈에는 눈으로, 코에는 코로, 이에는 이로, 상처는 상처로 대하라 했으니 그러나 자선으로써, 그 보복을 하지 아니함은 속죄됨이라, 하나님의 말씀으로 판결하지 아니한 자 바로 죄인들이라 했다.


사실은 자선을 베풀어 보복하지 않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이 더 핵심이지만 이슬람권에서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구절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란 입장에서는 미국의 매우 직접적인 공격을 받고도 보복하지 않는다는 것은 민심에 너무 어긋나기 때문에 상당히 곤란한 상황이 되었다.


이란이 원칙대로 보복을 하려면 폼페이오 정도의 인물을 암살해야 할 텐데 이는 전면전을 불러올 수밖에 없는 일이기 때문에 그런 일은 일어날 수 없고, 트럼프가 솔레이마니 암살의 명분으로 미국 외교관과 군대에 대한 공격 계획을 언급한 만큼 이란 주변 중동 지역 민병대를 지원하여 간접적으로 미국 대사관이나 군사 시설에 대한 테러를 자행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 


이란이 체면치레 식의 반격을 하고 미국이 이란 본토 공격을 하지 않는 선에서 이번 사안이 잘 정리된다면 좋겠는데, 이번 사건이 직접적인 3차 세계 대전으로 이어지지는 않더라도 끊을 수 없는 분쟁의 시작이 될 것은 확실해 보인다.


결국 보복은 다시 보복을 낳고 최종적으로 어느 한쪽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계속될 수도 있다. 전세계 인류의 4분의 1에 달하는 이슬람 전체를 적으로 돌리는 것은 누가 봐도 현명한 선택이 아니며, 결국 이슬람 테러리스트는 미국과 전세계에서 불특정한 미국 시민의 인명과 재산을 상대로 한 테러를 자행하는 것으로 보복할 수밖에 없는데, 이 전쟁은 결코 이길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솔레이마니 암살은 김정은에 대한 경고?

북한은 1월 6일 공식 매체를 통해 솔레이마니 암살 사태에 대한 첫 반응을 내놨는데, 직접적인 입장 표명 없이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의 위법 행위에 대한 규탄을 했다는 사실을 전하는 방식으로 북한도 미국의 공습을 규탄한다는 입장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북한 선전매체는 미국의 중동 정책을 비판하며 솔레이마니 암살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피하고 미국이 중동 지역에 병력을 추가 배치할 계획인데 군사 전문가들은 중동 지역이 미국의 무덤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는 표현으로 조심스럽게 미국을 비난했다.


북한은 핵을 포기하는 대가로 미국과의 평화협정과 남북 경제 교류 허용을 원하고 있는데, 미국이 북한의 요구는 전혀 들어주지 않고 일방적인 항복과 무장 해제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내부의 반발 때문에 자존심에 손상이 되는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북한이나 이란과 반목하는 것은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탓이 크다고 생각한다. 극단적인 약소국인 북한은 말할 것도 없고 이란도 가능하면 분쟁을 회피하고 대화의 길을 가려는 태도를 취한 적도 있었으나, 미국이 전혀 양보하지 않기 때문에 생존을 위해서 핵을 포기할 수 없다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게 만들고 있다.



미국 입장에서는 이 정도면 충분히 좋은 거래를 요구했는데 왜 진전이 되지 않는 것일까? 역시 불량국가들과는 대화가 통하지 않는구나 라는 반응을 보이곤 하는데, 사실 미국은 돈이 문제가 아니라 자존심이 문제라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대화가 안 되는 것이다.


트럼프는 종잡을 수 없는 충동적 선택을 자주 해왔지만 어쨌든 꾸준히 전쟁을 원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을 밝혀왔으며, 솔레이마니 암살 자체는 전쟁을 원하는 세력에게 속아 넘어간 것일 뿐 이란과의 전면전을 선포하기 위해 밟은 단계까지는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무엇보다 미국 의회가 트럼프의 전쟁 예산을 통과시켜줄 리가 없기 때문에 당장 이란과의 본격적인 전쟁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애당초 아웃사이더 이미지와 기존 정치인과의 차별성을 강조하던 트럼프가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것 중엔 파병 정책 반대와 국방 예산을 줄이겠다는 공약도 매우 큰 역할을 했다. 


솔레이마니 암살 사태는 북한에게도 중대한 경고가 되고 북한이 더욱 조심스럽고 움츠러들게 만들어, 남북관계의 경색이 좀처럼 잘 풀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이며, 한국이 미국의 압박에도 남북 경협을 적극적으로 시도할 가능성도 전혀 보이지 않고 여전히 평화의 길은 멀고도 어려운 상황이지만, 트럼프의 충동적인 결정 이후 미국 의회나 국민의 반응이 기대만큼 긍정적이지 않다는 사실이 트럼프에게 압박으로 작용하여 평화의 길을 선택하는 반전이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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