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황진택 Dec 09. 2020

검사 3명 룸살롱 접대 폭로 관련

이렇게까지 뻔뻔할 수 있다는 게 이젠 놀랍지도 않은 검찰


서울남부지검 검사 향응·수수사건 수사전담팀(팀장 김락현 형사6부장, 사실 김락현이 라임 사건의 최근 수사팀장이다.)은 라임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되며 라임 사건 수사를 무마시키거나 약한 처벌을 받을 목적으로 이른바 윤석열 사단 검사들 3명에게 향응을 베풀고 최근 그 사실을 스스로 폭로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을 비롯, 문제의 향응을 김 전 회장에게 직접 요구한 이주형 변호사, 어째서인지 접대받은 3명의 검사들 중 대표로 한 명만 뽑은 나의엽 검사 등 3명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나 검사는 2019년 7월 18일 오후 9시 30분부터 다음날 오전 1시까지 유흥주점에서 김 전 회장과 이 변호사로부터 100만 원을 초과한 술과 향응을 수수했다. 기소에서 제외된 두 명은 오후 11시경에 귀가했다고 한다.


현재 두 명의 검사는 공식적으로 특정이 되지 않은 상태지만 한 명은 이전 라임 사건 수사팀장이고 한 명은 한명숙 사건 수사 조작한 사람인 것으로 추측되고 있는데, 이것이 사실이라면 라임 사건도 옵티머스 사태 때와 똑같이 윤석열이 꽂아 넣은 사람들에 의해 수사를 지지부진하게 끌고 몸통이 도주할 시간을 벌어줬다는 얘기가 되기 때문에 상당히 아귀가 잘 맞아떨어지게 된다.



김 전 회장의 주장에 의하면 이주형 변호사는 스스로 내가 노무현 대통령도 뛰어내리게 만들었다고 자랑했으며, 김 전 회장에게 협조만 하면 보석으로 재판을 받을 수 있게 해주겠다는 등 검찰과 직접 내통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제의를 했고, 협조하지 않으면 공소 금액을 부풀려 중형을 구형할 것이라고 협박하고 정부 여당을 상대로 한 정치 공작에 가담할 것을 제안했다.


이주형 변호사는 꾸준히 후배 검사를 상대로 한 술접대가 없었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해왔는데,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온 뒤에도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사 술접대 논란

김봉현 전 회장이 라임의 몸통으로 지목된 것은 라임 관계자들이 그를 라임 살릴 회장님이라고 부르는 녹취록이 공개되면서부터였는데, 녹취록의 뉘앙스를 보면 사기꾼들이 김봉현이 몸통이라고 말한 게 아니라 몸통은 이미 캄보디아로 빠져나가 있는 상태에서 혐의를 뒤집어 씌울 대상으로 김 전 회장을 지목한 것일 수도 있다.

물론 그렇다고 김 전 회장이 결백한 것은 아니고 그도 본인의 주장처럼 라임 사태의 곁가지로서 매우 큰 책임이 있다.

김봉현은 라임의 자금 수백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 중이며, 라임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검찰과 정관계 인사들에게 로비를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은 라임 펀드를 설계한 인물로 지목되며, 펀드의 구조 변경과 돌려막기에 관여했다고 의심받는다. 이 전 부사장은 본인은 신한금융투자의 지시에 따라 펀드를 만든 것이라며 임일우 신한금투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 본부장이 사건의 주도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임 본부장은 라임 펀드 자금 50억을 리드에 투자하는 대가로 리드 경영진으로부터 1억 6500만 원의 금품을 제공받은 혐의로 구속 수사 중이다.


김봉현은 김정수 리드 회장, 김영홍 메트로폴리탄 회장, 이인광 에스모 회장 등 3명이 라임 사건의 몸통이라고 주장했는데, 김정수 회장은 재판을 받고 있고, 김영홍 회장과 이인광 회장은 도주 중이다. 이들은 수백억에서 수천억의 라임 자금을 빼돌린 것으로 보이며, 가장 많은 금액을 빼돌린 것으로 예상되는 김영홍 회장은 라임 펀드로부터 메트로폴리탄에 약 3500억 원을 투자받았다. 김정수 회장은 2018년 리드 자금 440억 횡령 혐의 수사 중 잠적했다가 지난 7월 체포됐는데, 재판에서 그는 리드의 부회장이 실소유자이며 자신은 재산이 없는 사람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어떠한 범죄에서 몸통을 찾는 것은 당연히 가장 이익을 많이 본 사람이 누구인지를 보면 된다. 상황을 보면 검찰은 어째서인지 사건 관계자들 중 김봉현을 특별히 만만한 사람으로 생각해서 주목한 듯하며, 다수의 검찰이 달라붙어 김봉현을 협박해 금융 사기 사건을 정부 여당이 관계된 게이트로 변신시키는 기획 조작 수사에 이용하는 한편 최종적으로는 김봉현에게 라임 사건의 책임을 다 덮어 씌우려고 계획한 듯한 느낌이 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사실 검사 접대 따위보다 왜 주범이 빠져나가게 방치하고 부실수사가 이루어졌나 라는 점이다.


송삼현 전 남부지검장은 한참 남부지검이 라임·옵티머스 사건을 수사하던 중에 갑자기 옷을 벗고 나갔는데 나가자마자 옵티머스 사건과 연루된 회사 중 하나인 스킨앤스킨 회장의 변호를 맡았다. 송 전 지검장은 국회 패스트트랙 사건과 신라젠 사건 수사도 지휘했는데, 그가 맡은 사건들을 보면 하나같이 다 매우 정치적인 결론을 내린 사건들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서민다중 경제사범에 대한 수사 의지가 있다며 라임 사건에 여러 차례 수사팀을 보강했는데, 계속해서 나오는 폭로를 보면 알고 보니 검찰은 윤 총장의 지휘를 받아 오로지 여권 정치인에 대한 수사 정보를 캐내는 데만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정말 단순히 여당을 공격하는 게 너무 중요하기 때문에 정치 수사 와중에 금융사기범이 빠져나가는 것은 별 문제 안 된다고 생각한 것일까? 혹시 애초에 라임 사건을 이용해서 정치 수사를 하겠다고 결심하게 된 다른 이유, 라임 사건을 철저히 수사할 것이 아니라 뭉개야 할 어떤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 


당초 검사 술접대 사건의 관계자들은 모두 혐의를 부인하고 술자리에 검사가 없었다고 주장했었다. 각종 언론에서 일찌감치 3인의 검사를 특정하고 3인 모두 라임 사건 수사 관계자였다고 보도해왔는데, 결국 검사 3인이 접대 자리에 있었다는 것이 사실로 확인되었는데 그중 2명은 술은 먹었지만 뇌물죄는 적용이 안 된다며 아예 혐의에서 빼버렸다는 사실은 국민들을 매우 어리둥절하게 만들고 있다.



박훈 변호사는 아예 룸살롱 이름도 밝혔는데, 문제의 룸살롱은 청담동에 위치한 유명한 텐프로 주점이라고 하며 JTBC 등에서 이곳을 직접 취재했다.


텐프로란 수입의 10%라는 뜻인데, 접대부에게 돈을 주면 그 돈의 10%가 접대부에게 가는 게 아니라 업소로 가는 돈이 10%인 경우를 텐프로라고 부른다고 한다.


보통은 유흥업소에서 접대부를 부르면 접대부보다 업소가 받는 돈이 더 많은 것이 일반적이지만 접대하는 여성이 미모가 뛰어나고 인기가 있는 여성일수록 여성의 값어치가 높아서 여성에게 더 많은 돈이 주어지는데, 가장 상위의 접대부는 손님이 낸 돈의 90%를 받는다는 것이다. 


필자는 유흥업소를 가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지만 하여간 텐프로 아가씨라는 것은 흔히 생각하는 강남 스타일 성형 미녀가 나오는 게 아니라 배우나 아이돌을 연상시키는 외모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보통 사람들은 평생 한 번 만나기도 힘든 그런 미인이 나온다고 한다.



일부 언론의 보도에 의하면 김 전 회장의 폭로는 거의 사실이며 오로지 검사를 접대하기 위해 반주를 위한 밴드 비용에 50만 원, 술값으로 300여만 원을 지출했다. 접대 자리에서 검사 3명에게 아가씨 3명을 붙여줬고 아가씨 1명당 50만 원씩 줬다고 하는데 검찰 수사팀은 전혀 다른 내용의 매우 참신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동석한 나머지 2명의 검사를 불기소한 이유가 가관인데, 일단 이 2명은 술자리 도중 귀가했다고 주장하며 접대받은 금액을 시간대별로 나누면 이 2명은 1인당 약 96만 원을 받았을 뿐이라는 것이다. 


우선 들어간 돈에서 어째서인지 밴드 비용과 유흥 접객원 추가 비용 55만 원은 빼야 한다고 주장하며, 김봉현이 검사들과 통화한 기록 등으로 날짜가 특정된 7월 18일 김 전 회장이 결제한 금액은 총 536만 원인데, 536에서 55를 뺀 481을 5로 나누면 약 96만 원이라고 한다. 이 논리대로라면 왜 나 검사는 기소 제외가 안 됐는지 매우 의아하지만 하여간 그는 새벽 1시까지 술을 마셨기 때문에 다르게 봐야 한다는 것 같다.


접대 자리에는 총 7명이 있었지만 검찰은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 김 모 전 청와대 행정관은 뒤늦게 합류한 데다 접대 대상이 아니었다고 판단했다. 이 전 부사장은 김 전 회장이 나를 검사들이 있는 방으로 데려간 것이 아니라 이 변호사가 나를 데려간 것이다. 변호사가 현직 검사를 소개해주며 과시했다고 진술했다.



그래서 수사팀이 일부 검사들은 김영란법에 안 걸린다고 주장할 근거를 생각해내느라 참 수고했는데, 애초에 김 전 회장은 검사들에게 두 차례에 걸쳐 향응을 제공해서 1천만 원 상당의 접대를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수사팀은 결제 내역과 통화 기록 등의 증거가 나온 첫 번째 접대 자리만 인정하고 두 번째 접대 자리는 그냥 모르는 척 수사 시도도 안 한 상태에서 혐의를 얼버무리겠다는 것인가?


최초에 이 사건이 폭로됐을 때부터 텐프로에서 검사 여러 명이 놀다 갔는데 불과 천만 원 냈다는 것이 말이 안 된다는 의견이 많았는데, 애초 김 전 회장이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로 고백 폭로를 했어도 결국 본인도 처벌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스스로 금액을 약간 줄이려 했을 가능성도 없진 않으며, 어쩌면 카드 결제한 500만 원만 진술하고 현금 낸 것은 제외한 것일 가능성도 있다.


일부 언론의 보도에 의하면 수사팀이 특정한 날 접대에 천만 원 이상이 지불됐다고 한다. 돈 낸 사람들 방은 따로 있었고, 검사들 방을 따로 잡아 이 방에만 아가씨 3명을 넣어주고, 양측이 오가면서 같이 술 먹고 비밀 모의를 한 방도 따로 하나 해서 방 3개를 잡은 사건인데 어째서인지 수사팀은 536만 원짜리 방 하나만 계산해서 수사 결론을 냈다. 김봉현은 돈을 낸 사람이라 접대 대상이 아닌데 심지어 본인이 들어가지도 않은 검사들 방의 술값 계산에 김봉현을 포함해 1/N로 분할했다는 사실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납득이 어렵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 전 회장은 접대 당시 자신은 술을 한 모금도 안 마셨다고 밝혔다.


향응의 비용을 시간과 인원으로 나누면 인당 비용이 100만 원 이하라는 궁색한 변명이 애초에 전혀 말이 안 되지만 하여간 상식적으로 이 자리에 있던 인원들이 아가씨한테 팁을 한 푼도 안 줬을 리가 없기 때문에, 팁을 합하면 접대 금액이 인당 100만 원을 초과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여기서 검사 2명이 먼저 나갔다는 게 정말 집으로 갔다는 것이 맞는지, 혹시 아가씨를 데리고 2차를 간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들지만 검찰은 피의자들의 자세한 동선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총장과 남부지검장 등은 검찰 술접대를 보고받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나 JTBC 보도에서 룸살롱 종업원이 검찰 수사관들이 찾아와 조사를 하고 갔다고 증언했기 때문에, 어디까지 보고가 올라왔는지는 몰라도 남부지검이 내사를 했다는 사실 자체는 매우 명백하다. 하지만 검사 향응·수수사건 수사팀은 당당하게 검찰이 김 전 회장의 검사 술접대 진술을 은폐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김영란법은 공무원이 100만 원 이상의 금품을 받으면 처벌 대상이라고 하지만 공무원의 업무와 관련된 자에게서 금품을 수수할 경우 액수에 상관없이 처벌 대상이다.  


김봉현의 주장에 의하면 접대한 검사들이 앞으로 라임 사건을 맡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주형으로부터 이들을 소개받아 접대했다는 것이며, 문제의 검사 3인이 모두 실제로 라임 사건 수사팀에 투입됐다는 사실이 각종 언론에서 여러 번 보도됐는데, 검찰은 검사들이 술접대 당시엔 라임 사건과 무관한 업무를 하고 있어서 뇌물죄를 적용할 수 없다는 해괴한 논리를 대며 이들을 수사 대상에서 제외해버렸고 심지어 나의엽 검사조차 직무관련성, 대가성 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뇌물죄를 적용하지 않았다.


필자는 사실 법을 잘 모르지만 평범한 국민의 시각에서 봤을 때 애초 청탁금지법에서 100만 원 이하는 괜찮다 라는 해석은 이 법의 취지를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특이하게 제안자의 이름을 따서 명명된 김영란법은 직무 대가성을 따지지 않고 공직자의 금품수수를 금지하고 있다. 이는 직무 관련 여부 및 명목에 관계없이 1회 100만 원 또는 매 회계연도 300만 원 초과 금품 등을 수수한 공직자에게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명백하게 고액의 금품수수에 가중 처벌을 해야 한다는 얘기지 99만 원 이하는 무조건 무죄라는 소리가 아니다. 



많은 판례를 보면 명백한 구체적인 청탁 없이도 공무원에게 뇌물을 바친 경우가 많이 처벌돼왔다. 보통 사람들에게는 검사를 만나 술자리를 가질 기회라는 것 자체가 쉽게 잡을 수 있는 기회가 아니다. 애초 검사를 만나 교제하는 것 자체가 나중에 문제 생기면 봐달라는 청탁일 수 있기 때문에 검찰이 잠재적인 피의자와 만난 사실 자체가 매우 부적절하다.


접대를 제공한 후 김 전 회장은 본인 범죄에 대해서는 수사를 많이 받지 않고 정치인 관련 내용만 수사하는 형태의 대가를 받았으며, 앞으로 잘 협조하면 약한 처벌을 받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가졌다는 점에서 청탁의 의도와 향응의 대가성이 매우 명백하다. 


이 사건은 무엇보다 검찰 측에서 스스로 향응을 요구했다는 점에서 가장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검찰은 검찰의 부도덕함을 매우 적나라하게 드러낸 이 사건을 이런 식으로 덮어서는 안 되었다.


이날 검사 향응·수수사건 수사팀은 앞으로 검사는 아무에게나 술을 얻어먹고 아가씨를 불러도 상관없으며 인당 99만 원만 맞추면 된다는 가이드라인으로, 문재인 정부 들어 룸살롱 금단 현상을 견디지 못하고 검란을 일으킨 검사들에게 가뭄에 단비 같은 희망을 제시했다.


아, 그리고 밴드 비용은 접대에 포함되지 않으니 확실히 빼고 금액을 맞추도록 하자. 

매거진의 이전글 적폐청산이 한일전이다. -  ㉒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