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황진택 Apr 25. 2022

윤석열정부 초대내각 인물 소개 - ①

임대왕의 전설, 한덕수 총리 후보자


필자는 여전히 상식적으로 윤석열 당선인은 앞으로 수사 자체가 덮어질 예정인 각종 비리는 그렇다 치고 대선 토론에서 늘어놓은 거짓말들만으로도 공직선거법 위반이라 당선무효라야 지극히 옳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하여간 윤석열 당선으로 이제 친일 정권이 들어설 판이다. 이른바 윤석열 핵심 관계자 측에서 당선 직후부터 정례적인 공기업 인사 등을 알박기 인사라고 공격하며 떼를 쓰는 모습이 있었기 때문에, 박근혜 때처럼 감투 장사 하려나보다 싶어서 초대내각에 전혀 터무니없는 인물들이 많이 들어올 줄 알았는데, 의외로 윤석열 정부의 초대내각 임명자들은 생뚱맞은 처음 보는 인물들이 튀어나오는 경우보다는 어디서 많이 보던 사람들이 다시 나오는 경우가 훨씬 많았으며 이미 총리를 한번 했던 사람을 다시 총리 시키는 등 나름 뭔가 안정적인 선택을 시도한 모습이다.



초대내각은 한마디로 노인정 내각, 올드보이들의 귀환이라고 평가할 수 있겠다. 

이미 여성가족부 해체 빼고는 모든 공약을 지킬 생각이 전혀 없다는 사실을 노골적으로 밝히고 있는 친일 여당이지만 선거운동 기간에는 앞으로 여성 장관도 많이 뽑을 것이고 30대 장관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당당하게 선언한 윤 당선인의 과거 발언이 무색하게 거의 대부분이 60대 이상 경상도 출신 남성으로만 이루어진 초대내각이 발표되었으며, 그 면면을 보면 가히 화려하기가 이를 데 없어서 따로 설명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서 다시 글을 쓰기로 했다.




노무현의 마지막 총리

윤석열 정부의 첫 국무총리로 지명된 한덕수(74) 후보자는 자유무역협정(FTA) 전도사라는 별명이 붙은 통상 관료 출신으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여 광우병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를 탄생시킨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경제기획원, 상공부, 상공자원부, 통상산업부, 외교통상부 등에서 차관, 통상교섭본부장, 재정경제부 장관 등을 지낸 이력이 있으며, 2009년 노무현 대통령의 장의위원회 고문이었지만 장례식에 불참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한 후보자는 참여정부의 마지막 총리였기 때문에 장례에 아예 오지 않은 것은 다소 이례적인데, 김기만 전 청와대 춘추관장은 노 대통령 장례식이 7일 동안 진행됐는데 한 후보자는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노무현 정부 총리를 지낸 분이 이명박 대통령 눈치를 보고 노 대통령을 문상하지 않은 것은 용서할 수 없다고 했으며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도 이분이 노무현 정부의 마지막 총리를 지냈으면서도 노무현 대통령의 장례식에 불참했으니 인륜을 크게 거슬렀다. 이분의 삶의 궤적과 가치관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지 고민이 된다고 언급했다.





일왕 생일 축하 파티 참석

한덕수 총리 후보자는 박보균 문체부 장관 후보자와 함께 8년 전인 2013년 12월 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 2층에서 열린 아키히토 일왕의 79세 생일 축하연에 참석했다. 당시 한 후보자는 한국무역협회 회장이었고 박 후보자는 중앙일보 대기자였다. 두 사람이 축하연에 참석한 시점은 일본 정치인의 이른바 위안부 망언으로 반일 감정이 극에 달한 시기였다. 


이시하라 신타로 전 도쿄지사는 이 해 6월 도쿄의 한 거리 연설에서 위안부를 알선한 것은 상인들인데 국가가 했다고 한 게 고노담화라고 했으며, 같은 시기 하시모토 도루 전 오사카 지사는 전쟁터에서 위안부는 필요하다. 왜 일본의 위안부 제도만 문제가 되느냐고 했다. 11월에는 다케시타 와타루 자민당 중의원이 한국 국회의원 초청 행사에서 자신을 소개하며 독도가 속한 시마네현 국회의원이라고 발언하여 회의가 중단되는 소동이 있었다.



이런 분위기에서 당시 일왕 생일 축하연은 비밀스럽게 진행됐는데, 참석자로는 한 후보자와 박 후보자를 비롯 조태영 당시 외교부 대변인, 김태영 전 국방부 장관, 당시 한국공항공사 사장이던 김석기 국민의힘 의원 등이 있었다고 한다.


한 후보자 측은 일왕 생일 축하연 참석은 우리 기업 이익을 대변하는 한국무역협회 회장으로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변명했고, 박 후보자 측은 언론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본인은 아베 정권의 역사 왜곡·역주행을 집중 취재 중이었고 그 대상으로 일본인들이 어떻게 일왕 생일을 다루는 지를 현장 확인하기 위해 갔다고 주장했다.


 



부인 그림 논란과 처가 부동산 등

한 후보자의 부인 최아영 씨는 64살이던 2012년 10월부터 개인전을 열고 화가 활동을 하고 있는데, 첫 개인전에서 그림 6점을 파는 등 장사가 잘 된 모양이다.



더불어민주당 김의겸 의원은 지난 4월 14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한 후보자가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 요청안에 따르면 최 씨의 재산은 23억 1725만 원인데 이중 80%에 달하는 19억 448만 원이 예금이다. 한 후보자가 주미대사를 끝으로 공직에서 물러난 2012년 4월 당시 신고한 예금 보유액이 10억 5258만 원이었는데, 10년 만에 예금이 8억 5천이나 늘었다. 한 후보자의 배우자 최 씨의 재산 증식 과정에 의문점이 있어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했다.


공교롭게도 최 씨가 개인전을 열었던 2012년과 2014년 한 후보자는 주미대사와 무역협회장을 역임하고 있었기 때문에 구매자 가운데 이해관계가 있는 기업인이 포함된 사실은 문제가 된다. 이에 한 후보자가 떳떳하다면 청문회에서 구매자와 판매 가격을 밝힐 필요가 있다. 한 후보자 측은 구매자는 고객 정보라 밝힐 수 없고 그림 판매액도 밝힐 수 없다고 하고 있었는데, 각종 언론에서 그림을 재벌가에서 고가 매입했다는 기사가 나오자 오래전 갤러리에서 진행된 판매액을 잘 모르지만 최 씨의 그림 판매 총액이 약 1억 원이라고 밝혔다.



4월 15일 경향신문은 최 씨가 2012년 10월 첫 개인전에서 '파도들의 속삭임'이라는 그림을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부인 송 씨에게 1600만 원에 판매했다. 조 명예회장은 2007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맡아 한미 FTA 체결에 힘썼으며 한 후보자 역시 국무총리 및 주미 대사를 지내며 FTA에 관여한 인연이 있다고 소개했다. 또한 부영주택은 그림 3점을 2300만 원에 샀다고 하는데, 최 씨는 효성그룹은 부인과 개인적인 친분이 있어 작품을 판매한 것이고, 부영주택은 친척 오빠가 부영주택 미국법인 지사장으로 있어 구매해준 것이라며, 그림 판매로 인한 소득은 부가가치세 10%를 떼야 하는데 2012년에 판매한 그림에 대한 종합소득세는 다 납부했다고 말했다. 


4월 19일 보도된 CBS노컷뉴스에 의하면 한 후보자의 처가는 2007년 2월 28일 서울 중구 장교동의 토지를 57억에 강호AMC에 팔았는데, 이 거래가가 주변보다 월등히 비쌌다. 강호AMC가 같은 날 매입한 장교동 22-20번지의 경우 1㎡당 1750만 원이었는데 한 후보자 처가 땅인 22-22번지는 1㎡당 2530만 원 수준이었다. 강호AMC는 같은 블록에 위치한 3개 필지를 또 2007년 10월에 한꺼번에 사들이고 2008년 1월 한 후보자 처가 땅과 맞붙어있는 22-23번지까지 사들이는 등 이 지역에서 많은 땅을 샀는데, 하나같이 공시지가의 2배에서 2.3배 정도로 구입했으나 유독 한 후보자 처가 땅만 공시지가의 4.3배에 달하는 높은 가격을 책정해서 거래했다. 



현재 이 토지에는 롯데시티호텔 명동이 들어서 있는데, 주변 시세를 훨씬 넘어선 고가 거래로 한 후보자 처가는 50억 원에 이르는 차익을 봤을 것으로 의심된다. 이 토지는 한 후보자의 배우자를 비롯한 자녀 5명과 모친이 상속받은 토지였고 한 후보자가 2007년 5월 국무총리 당시 제출한 재산내역에서 처가가 보유한 장교동 일대 토지를 7억 1371만 원에 처분했다고 신고했기 때문이다.


강호AMC가 2007년 초부터 2009년 5월까지 개발사업에 뛰어든 기간은 한 후보자가 참여정부의 국무총리로 활동한 기간과 상당 부분 겹치며, 2007년 당시 무명의 부동산 개발 회사였던 강호AMC가 갑자기 굵직굵직한 사업을 성사시키고 매출 1억 7천에 254억의 손실을 기록한 상태에서 2008년 6월 계약금 580억을 지불하고 서울 힐튼호텔을 매입하자 재계에서는 새우가 고래를 삼켰다며 놀라워했다. 


강호AMC의 동일수 회장은 2007년 당시 대선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정책특보를 지냈으며, 당시 권력 실세들과 가깝게 지냈다는 의혹이 있었다. 힐튼호텔 매입 당시 호텔에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있기 때문에 이명박 정부가 카지노 민영화를 추진하려 했던 것과 관련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혹이 생기기도 했다.


4월 20일 민주당 이해식 의원은 국회 브리핑에서 총리 후보 배우자의 점술 논란이 있다. 지난 2012년 동양학자 조용헌 씨가 한 잡지에 쓴 칼럼에서 한 후보자의 부인은 눈에 보이지 않는 정신세계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꿈의 세계에 대해서는 일가견이 있어서 필자도 한 수 지도를 받았다 했다고 소개했다.


한 후보자 측은 배우자의 명리학에 대한 관심을 일부 인정하며, 공직생활 기간 동안 배우자의 명리학에 대한 관심이 후보자의 공적인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친 일은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전관소득의 끝판왕

한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비판하며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을 문제삼고 있는데, 이는 이명박과 박근혜를 계승하는 친일 정권의 초대 총리로서 당연한 발언이나, 한 후보자 본인은 전관으로만 42억을 벌어들여 예금만 51억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최저임금이 너무 높다고 공격하는 것은 참으로 야박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한 후보자는 지난 2012년 공직에서 물러난 뒤 2015년까지 한국무역협회장으로 있으며 약 19억 5320만 원의 급여를 받았으며 퇴직금으로 4억 327만 원을 받았다. 



한국무역협회가 4월 20일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에게 제출한 답변에 의하면, 무역협회는 한 후보자 재직 당시 업무 지원을 위한 법인카드와 차량도 제공했으나 법인카드 사용내역 등 경비지출 관련 서류는 보존 기간 5년이 지나 폐기해 제출할 수 없다고 한다. 앞서 한 후보자가 연말정산시 신용카드·현금영수증을 0원으로 신고한 것도 논란이 된 바 있는데, 생활비 일체를 법인카드로 사용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한 후보자가 지난 7일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요청안 부속서류에 최근 5년간 신용카드 등 사용액이 0원이고 기부금 내역이 0원이며 부인의 신용카드·기부금 내역도 0원인 데 대하여 한 후보자 측은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기부금도 냈으나 나라를 위해 세금을 더 내기 위해 소득공제를 신청하지 않은 것이다. 매년 연말정산에서 본인 기본공제와 근로소득 공제, 건강보험료 등 정산 신고시 기본 반영되는 항목을 제외한 다른 내역은 일절 기재하지 않았다. 소득공제가 되는 신용카드·현금영수증·전통시장 사용 내역은 물론 세액공제 항목인 의료비·기부금 등도 모두 0원으로 기재했다고 주장했다.


과거 김태호 전 경남지사, 이병기 전 국정원장 등도 비슷하게 신용카드 등 사용액이 전무한 전례가 있었고 다들 비슷하게 변명했는데 공교롭게도 다들 신용카드 사용액이 전무한 기간에 기업 고문 등으로 재직했다.


한 후보자는 2017년 12월부터 2022년 3월까지 4년여간 김앤장 고문으로 재직하며 19억 7748만 원의 보수를 받았다. 더불어민주당 김회재 의원이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김앤장에 대한 경제부처 관료 이직 현황 자료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에 있다가 김앤장으로 이직한 관료의 2018년 기준 평균 연봉은 2억 6184만 원이었는데, 한 후보자는 같은 시기 근로소득 원천징수 기준 5억 1788만 원을 연봉으로 수령했다고 한다.



김 의원은 전관예우를 바탕으로 한 민관유착은 우리 사회를 좀먹는 독버섯이다. 김앤장으로부터 18억 원을 받은 총리 후보자가 과연 공정하고 상식이 바로 서는 사회를 만들 수 있겠는가. 어떤 일을 했기에 일반 전관 대비 2배에 달하는 연봉을 받았는지 밝혀야 한다. 한 후보자는 급여와 상여금 외에도 활동비나 업무추진비 등 김앤장이 제공한 경제적 이익 일체를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MBC는 한 후보자가 무역협회장 재직 시절 받은 특급호텔 피트니스 센터 부부이용권을 10년째 이용 중이라고 보도했는데, 해당 부부회원권은 현 시세가 1억 원에 달하며 연회비가 700만 원 수준이라고 한다. 호텔 측은 무역협회장에게 관행적으로 사용권을 무료 제공했다고 밝혔는데, 한 후보자는 무역협회장을 2015년 2월에 그만뒀는데도 아직 이 카드를 사용하고 있었으며 이에 대한 질의에 '퇴직금 성격'이라고 해명했다. 이것이 정말 퇴직 소득이라면 재산신고 내역에서 누락된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데, 앞서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서도 퇴직 소득 4억 원을 제외한 채 협회에서 받은 보수를 19억 5000만 원이라고 기재했다는 사실도 논란이 되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임대 수익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통상분야 고위 관료로 일하던 기간에 한국시장 진출을 모색하던 미국 기업에 자택을 임대해주고 수익을 올렸기 때문이다. 



한 후보자는 1989년에서 1999년까지 서울 종로구 자택을 미국의 통신 기업 AT&T와 정유회사 모빌의 한국지사인 모빌오일코리아에 임대하고 6억 2000만 원의 임대수익을 얻었다고 한다. 그는 1989년 3층짜리 단독주택을 장인으로부터 3억 8000만 원에 사들였는데, 많은 임대수익을 올린 데다 주택 매입 후 거주하지 않아 증여를 매매로 위장했다는 의혹도 있으나 2007년 청문회 당시 한 후보자는 장인이 연로하셔서 아파트로 옮겼으면 좋겠다 하셔서 집을 사게 됐다. 증여세가 부과된 사실은 없고 정당하게 집값을 지불했다고 답했다. 임대 당시 한 후보자는 해당 업무를 하는 정부부처의 국장, 대통령 비서실 비서관, 통산산업부 차관,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었다. 한 후보자는 공인중개사에 거래를 일임했다며 미국계 기업에 임대된 것은 우연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은 22일 그동안 언론에 수많은 비리 의혹이 제기됐는데 '언론 청문회'만으로 내각을 이끌 총리로서 부적절하다는 결격 사유가 차고 넘쳐 민주당이 국민 눈높이에서 한 후보자에 대해 철저히 검증에 나서겠다. 한 후보자의 인사청문자료 제출 요구 거부는 국민 기만이다. 미술품 구매와 판매 이력 등 핵심 의혹을 검증할 자료를 뭉개는 건 물론이고 배우자의 차량 내역마저 개인정보라고 제출할 수 없다고 했다. 김앤장 고문료 19억 원과 무역협회 23억 원 보수는 보통 사람이 상상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언급하기도 민망한 고급 호텔 피트니스 무상 사용 의혹, 50억 원 차익을 실현한 땅 팔기, 정경유착 의혹이 짙은 주택임대와 배우자의 남편찬스 의혹까지 하나하나 국민 정서와 정면 배치된다. 역대급 전관예우로 초호화 특혜를 누린 공직자 출신 총리가 지금 왜 필요한 것인지 국민은 도대체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한 후보자에 대해 숱하게 제기된 비리 의혹들이 사실로 확인되면 인준안 부결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매거진의 이전글 적폐청산이 한일전이다.  - ㊳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