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널 생방송 무대에 진출할 마지막 생존자 선발전
1월 3주차 믹스나인은 가장 중요한 3차 순위발표식이 진행되었다. 파이널 생방송 무대에 진출할 마지막 생존자 소년 소녀 각 18명을 선발했다. 제작진도 이번에는 순위발표식과 다음 미션 예고만으로 한 회를 때우는 것은 안되겠다고 생각했는지 소년 소녀 매력 탐구라는 이름으로 참가자들의 특이한 행동이나 장난치는 모습 등을 잠깐 보여주고 시작했고, 마지막에는 소년 소녀 전력 비교라는 이름으로 주요 참가자들의 활약상 모음을 보여주었다.
소년 소녀 매력 탐구에서 보컬, 댄스, 외모 최강자를 소개하는 내용은 나중에 나온 소년 소녀 전력 비교와 겹치는 부분도 많았고 언제나 그랬듯이 다소 불공정한 시선도 있었으나, 이런 내용을 보여준 것 자체는 늦었지만 상당히 잘 한 일이다. 김국헌과 김현진 등 참가자들이 독특한 정신 세계를 가지고 있다고 소개한 내용 등은 팬들이 무엇보다 가장 갈망하던 분량이었다.
이제와서 소년 소녀 매력 탐구를 내보내는 것은 너무 늦은 감이 있는데, 믹스나인이 프로그램 초반부터 주로 이런 내용들로 분량을 채웠으면 분명 프로듀스 101 만큼의 화제성을 얻을 수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믹스나인이 망한 이유는 주로 양현석 대표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지만 필자는 개인적으로 PD의 책임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참가자들에게 애정어린 시선을 가지고 이들의 매력을 소개하는 내용이 아니라 참가자들을 소모품 취급하며 어떻게 좀 조작을 해서 논란을 만들어 볼까 하는 의도만 가지고 접근한 편집, 오로지 긴장감만 강조하고 일부러 무겁고 부정적인 분위기를 강조하는 편집이 너무 심했기 때문에 방송 내용 자체가 재미가 없었다. 믹스나인의 분위기 자체가 너무 잔인하고 긴장감 넘쳤기 때문에 참가자들도 공연을 충분히 즐기고 관객과 교감하기가 힘들었던 것 같다. 정신적으로나 체력적으로나 힘든 상황에서 지나치게 빡빡한 스케쥴로 계속 쫓기듯이 공연을 준비했기 때문에 공연의 완성도 자체도 높지 않게 되었다.
마지막까지 긴장감과 잔인함을 강조한 방송 내용과 참가자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부분을 보면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믹스나인이 기대보다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면서 PD도 부담감이 클 텐데 일관성있게 뚝심있게 마지막까지 본인의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는 끈기에는 정말 감탄하고 있다.
마지막에 나온 소년 소녀 전력 비교에 대해서 시청자들의 불만이 많은 편이다. 모든 참가자들이 다 공평하게 소개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특정 참가자들만을 소년 팀과 소녀 팀의 대표 보컬, 대표 댄서라고 소개하는 내용은 대단히 불공정했고, 대부분의 분량이 예전에 많이 나왔던 장면을 또 재탕한 것이기 때문에 시간을 때우려고 넣었나 싶은 느낌을 줬다. 마지막까지 어설픈 편집이 눈에 띄었는데, 특히 광고가 들어가는 타이밍이 너무 생뚱맞았다.
여기에 나온 거의 모든 장면이 예전에 많이 나왔던 장면들이었는데, 이수민의 기획사별 오디션 보컬 테스트 장면은 처음으로 나왔다. 초반 기획사별 오디션에서 발라드를 부르는 참가자들에게는 거의 혹평을 하는 장면만 나왔었기 때문에 믹스나인에서는 오로지 댄스 멤버만 뽑으려고 하나 하는 느낌을 줬었는데, 김효진이나 이수민같이 보컬이 충분히 뛰어난 경우에는 별로 아이돌답지 않은 노래를 했어도 칭찬을 받았었다는 사실이 소개되었다.
공개된 소년 소녀 생존자 명단은 이변이 많아 보이지만 베네핏을 빼고 생각해 보면 기존 인터넷 투표 순위와 많이 달라진 결과는 아니다.
YG 연습생들이 인기에 비해 터무니없이 높은 순위에 올라 있고 제작진이 눈에 가시로 생각하던 멤버들이 깔끔하게 다 18위 밖으로 밀려난 모습이기 때문에 제작진 마음대로 명단을 짠 것 아닌가 하고 느껴질 수 있는데, 순위의 등락이 다 어느정도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에 조작이 아닐 가능성도 있다. PD의 전작에 비추어 생각해 봐도 조작이 아니라 공작의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
주요 내용을 보면
1. 김효진이 우진영을 밀어내고 처음으로 1위를 차지했다.
그동안 간간히 공개된 상위권의 투표수를 보면 믹스나인에서 프로듀스 101 시즌 2 출신 팬들과 온앤오프 팬덤 기반 투표층의 숫자가 비슷하다고 생각된다. 그런데 프로듀스 출신 팬들은 일찌감치 우진영으로 통일을 한 것에 비해서 온앤오프 팬들은 투표가 분산되어 나타났는데 온앤오프 맴버들 중 순위가 낮은 멤버 위주로 투표를 하던 투표층도 꽤 있었을 것으로 생각이 된다.
이창윤이 탈락한 것을 계기로 어차피 온앤오프 멤버 모두가 믹스나인 데뷔조가 된다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표를 몰아주자는 움직임이 있었다. 이들 팬덤이 김효진으로 결집한데다가 베네핏까지 더 높았기 때문에 역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결과적으로 박민균과 유토도 탈락하게 되었다.
2. 신류진은 1위를 지켰다.
이번에 가장 큰 변수는 이수진의 하차였는데 이수진의 표가 무시할 수 없게 크기 때문에 이 표들이 어디로 가느냐에 따라 순위가 크게 요동칠 가능성도 있었다.
믹스나인이 화제성이 높지 않은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충성도가 높지 않은 투표층과 참가자에 대한 정보를 잘 모르면서도 투표하는 투표층이 많이 존재하고 있다. 가령 인터넷에 더 유닛 투표를 하고 있는데 믹스나인에도 투표를 같이 할까 한다며 아무나 찍으려고 하니까 누구를 찍는 게 좋을지 추천해 달라는 글도 많이 올라온다.
방송에서 멤버들간의 케미를 친절하게 보여주지도 않고 있기 때문에 참가자들이 가슴에 소속사 정보를 계속 달고 다니기는 하지만 시청자 입장에서는 유심히 보지 않으면 몇몇 참가자들이 같은 회사라는 것도 모를 수 있다. 무엇보다 이수진과 이수민이 워낙 상반된 이미지이기 때문에 동시 투표 대상이 아니었던 경우가 많이 있을 수 있다.
이수진이 교통사고라는 충격적인 변수로 하차를 하게 되며 기사가 많이 나갔기 때문에 이것을 계기로 이수민 이수진 김보원이 같은 회사라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된 사람도 많다고 한다. 이수진을 투표하던 투표층 중 이수민을 찍지 않던 표들이 고스란히 이수민으로 옮겨갈 경우 역전의 가능성도 있었다고 보이는데, 이날 발표된 득표수를 보면 신류진과 이수민의 표 차이가 상당히 줄어들기는 했으나 3차 투표의 기간이 너무 짧았기 때문에 역전에는 실패했다.
3. 최현석이 5위, 이병곤이 8위를 차지했다.
사실 YG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그만큼 더 YG 연습생들이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 좋은 시선을 받기가 힘들었다.
그동안 리뷰에서 YG 연습생들에 대해서 부정적인 의견을 많이 썼지만 이들이 실력 미달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비주얼 면에서는 확실히 다른 참가자들에 비해 그다지 뛰어나지 않은 편이다.
믹스나인 프로젝트가 공개되고 YG에서 야심차게 직접 YG의 연습생을 출연시킨다고 했을 때 워낙 기대가 높아졌다. 시청자들은 아마도 대형 기획사의 연습생답게 압도적으로 뛰어난 미모를 가지고 노래와 춤 모두 대단히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는 연습생들이 등장할 것으로 기대를 했다.
그런데 공개된 3인은 모든 것을 골고루 잘 하는 것이 아니라 노래만 잘한다거나 춤만 잘춘다거나 하는 모습을 뚜렷하게 노출했고, 본인의 특기인 분야에서도 다른 연습생들에 비해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실력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하면서도 YG 특유의 허세같은 게 있어서 시청자들이 보기에 건방져 보일 수 있었다. YG 연습생이라고 특별히 천사의 편집을 해 준 것도 아니고 이들의 자신감 넘치는 언행을 많이 그대로 내보냈는데, YG가 유명하긴 해도 여러 가지 이유로 좋은 이미지가 아니었고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겸손함이 부족하다는 것은 확실히 안티를 부르는 요소이다.
최현석과 이병곤은 아마도 우리나라 3대 기획사 중 하나인 YG의 연습생다운 능력을 분명히 가지고 있는데, YG 출신으로 YG에서 기획하는 프로젝트에 출연하고 있다는 부담감 때문에 자기들의 실력을 다 보여주지 못한 것일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들이 방송 초반 어색한 랩 가사라던지 건방진 언행 등이 부각되면서 안타깝게도 믹스나인에 출연하며 데뷔도 하기 전에 팬보다 안티가 더 많아진 상황이다.
최근에 믹스나인 갤러리에 가장 많이 올라오는 글이 주로 최현석을 비난하거나 조롱하는 내용인데, 방송의 화제성도 높지 않고 팬이 늘어나고 있지도 않고 베네핏도 못 얻었고 미션에서도 낮은 순위를 기록했는데 최현석의 순위가 급상승한 것은 의아하게 보일 수 밖에 없다.
이것은 별다른 근거는 없고 그냥 개인적인 추측인데, YG 연습생들의 표의 실체는 흔히 말하는 '머글픽'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투표를 하는 시청자층 중에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사실은 프로그램을 꼬박꼬박 챙겨 보고 출연자들의 매력을 꾸준히 비교해볼 정도로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은데 그냥 믹스나인 참가자 중에 마음에 드는 멤버가 있어서 그 한명만 보고 투표하는 성향이 있으며 본인의 고정픽이 아닌 투표는 거의 그냥 아무나 찍는다는 것이다. 이 경우 이름이 많이 나오는 유명한 참가자를 찍게 되기 마련인데, 믹스나인에서는 어쨌든 YG 연습생들에게 가장 많은 분량과 편집을 베풀고 기사도 제일 많이 내보내고 있으며 심지어 욕하는 글도 제일 많이 올라오기 때문에 일단 이름이 많이 노출이 되니 자연스럽게 많은 투표를 받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1픽으로 바뀐 이후에는 YG 연습생들의 순위가 급락할 가능성이 있으며, 파이널 생방송에서 안티를 되돌려 세울 만한 훌륭한 무대를 보여주지 못하면 상당히 어려워질 수 있다. 그런데 믹스나인 제작진과 양현석 대표는 확실히 이들이 데뷔조로 뽑히기를 기대하는 듯한 모습이기 때문에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YG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YG 연습생들을 꼭 함께 데뷔시키고 싶다면 어떻게든 룰을 적당히 정해서 데뷔조로 올릴 수도 있다.
애당초 YG에서 가장 실력이 뛰어난 연습생들을 투입한 것이라기보다 프로그램을 통해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성장 가능성이 보이는 연습 기간이 짧은 멤버들을 투입한 것이었을 수도 있다. 굳이 이들을 끌고 가는 것은 어느 정도 안티를 안고 시작하는 것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최종적으로는 어떻게 되든 양현석의 마음대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4. 요명명과 장효경이 데뷔조에 진입했다.
1월 첫주차 믹스나인 리뷰에서 이 둘이 갑자기 데뷔조에 나타난 것은 별로 의미 없는 변수로 보인다고 언급했는데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
이들이 데뷔조에 들 만한 참가자가 아닌데 올라왔다는 것이 아니라, 방송에서 분량이 많이 나오지도 않았고 딱히 인터넷에서 이슈가 되지도 않았는데 별다른 이유없이 갑자기 순위가 급상승했다는 것이다. 두사람 다 개성과 실력이 있는 참가자이기 때문에 데뷔조에 있는 것이 부당하지는 않다.
믹스나인 방송이 나가고 나면 가장 많이 노출되는 정보가 상위 9인의 명단이다. 데뷔조 순위에 등장했다는 사실 자체가 크게 홍보가 되서 이들에게 투표가 몰리며 데뷔조에 들어갈 수 있게 된 것으로 생각한다. 상술한대로 그냥 유명한 참가자나 이름이 많이 보이는 참가자를 선택하는 투표가 많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5. 김소리가 10등까지 떨어졌다.
다른 참가자들과는 달리 동정표가 많았을 가능성이 있어서 상대적으로 투표층의 충성도가 높지 않았을 수 있다. 긍정적인 이슈는 아니었지만 일단 초반에 가장 화제가 된 참가자이기 때문에 초반에는 분량을 많이 줬었는데, 투표하는 시청자들이 주로 믹스나인이 방영되기 시작한 초반에 유입된 시청자들이고 프로듀스나 K팝스타같은 기반이 없었기 때문에 믹스나인의 화제성이 내려가고 투표하는 시청자들이 줄어드는 시점에서 타격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
믹스나인에서는 확실히 나이가 많은 참가자나 어려도 나이 많아 보이는 참가자를 배재하려고 하는 경향이 심하지만 어쨌든 초반에는 김소리의 분량을 많이 줬었는데, 미션이 진행될 수록 의외로 실력파라는 사실이 드러나고 데뷔조 가능성이 보이자 노골적으로 분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충성도가 높지 않은 투표층이 떨어져나간 것으로 보인다.
6. 이건민 우태운 김시현 허찬미가 탈락했다.
데뷔권은 어려워도 18인 안에는 분명히 들 것으로 보였던 유명 참가자들이 한꺼번에 다 떨어졌는데, 공교롭게도 모두 방송에서 노골적으로 적대적인 편집이나 통편집을 많이 받던 참가자들이다. 특히 김시현은 베네핏을 받았는데도 탈락해서 의아함을 줬다.
김시현의 투표층은 주로 프로듀스 101의 시청자였던 팬들이라고 생각되는데, 김시현은 프로듀스 101 당시도 통편집이 많았던 참가자이지만 믹스나인에 나오면서 어느 정도 꾸준한 양의 표를 받고 있었다. 믹스나인이 심각한 시청률 굴욕에 빠지고 망한 프로그램 취급을 받는 상황에서 꾸준히 끝까지 투표를 계속한 시청자들은 그만큼 충성도가 높은 지지층이기 때문에 여기서 갑자기 김시현의 투표층이 줄어들었다는 것은 믿기 어렵다.
김시현이 특별히 믹스나인에서 분량이 줄어들어서 투표가 줄어든 것도 아니고 원래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거의 통편집이었는데, 계속 통편집을 받던 참가자에게 꾸준히 한표를 주던 팬들이 3차 투표에서 갑자기 투표를 안하게 되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믹스나인의 화제성은 계속 떨어지기만 했고 신규 투표 유입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투표 순위의 변화는 크지 않고 베네핏의 영향만 크게 나오게 된 상황에서 베네핏을 받은 김시현의 순위가 갑자기 떨어진 것은 확실히 의아한 상황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김시현 등의 표가 내려간 것이 아니라 경쟁자들의 표가 올라간 거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는데, 2차 탈락자들의 투표 유입이 김현종 김국헌 김민경 최윤아 등에게 쏠렸을 가능성이 있다. 당시 소년 25명, 소녀 19명이 탈락했는데, 뻔히 탈락이 예상되는 참가자들에게 투표를 하던 계층의 성향상 상위권 참가자나 유명한 참가자들보다 아마도 '3차 탈락에서 아깝게 떨어질 것 같은 참가자'들에게 투표를 하는 경향이 있어서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할 수 있다.
허찬미는 믹스나인에 왜 출연했는지 의아함을 많이 준 참가자였다. ELRIS가 참가할 때 소희를 빼고 참가한 것처럼 배려할 수도 있었는데, 굳이 악연이 있는 한동철PD의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은 뭔가 다른 사정이나 절실함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하는 의혹도 있었다. 이날 탈락이 결정되고 양현석이 너 또 떨어져서 이제 어떡하냐 라는 느낌으로 질문을 했는데 원론적인 대답을 담담하게 진행하며 탈락에 개의치 않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허찬미는 생존에 성공한 김민경이 포함된 하이컬러라는 이름의 걸그룹으로 활동을 하게 될 것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이 때만해도 허찬미의 태도로 봐서 크게 미래에 대한 걱정은 없는 듯 보였으나 믹스나인 출연 후 SNS에서 하이컬러 허찬미라는 상태말이 지워지고, 최근 하이컬러 데뷔조였던 멤버들이 밀리언 마켓 소속으로 버스킹을 다니는 것이 목격되며 하이컬러로의 데뷔는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허찬미가 무슨 생각으로 믹스나인에 나왔는지 생각해봤다. 방송에서 워낙 분량이 적었기 때문에 확실하지 않지만 간혹 드러나는 언행이나 태도를 보면, 일단 이 프로그램에서 PD에게 좋지 못한 취급을 당할 것이라는 사실은 각오하고 들어온 듯 하다. 프로듀스 101에서 실력이 부족한 허세꾼으로 편집된 사실에 자존심이 상했기 때문에, 전부 통편집되어도 상관없다! 공연 영상에서 내가 이렇게 실력이 있는 참가자라는 것을 보여주겠다! 라는 마음이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점에서는 충분히 목적을 달성하고 나가게 되는 모습이다.
이날 방송에서 가장 특징적인 부분은 파이널 생방송 미션곡 선택이었다. 기존 미션곡 선택에서는 각 곡의 정원 이상이 될 때까지 곡을 원하는 참가자들을 다 받은 뒤 멤버들의 투표로 방출자를 정했었는데, 이번에는 미션곡이 9인이 채워질 때까지 참가자들을 받은 뒤 상위권 참가자들이 들어갈 때마다 참가자 본인이 직접 한명씩 방출할 멤버를 결정하도록 했다.
당연히 두 곡 중에 귀여운 느낌을 강조하는 노래는 기피하게 되기 마련인데, 제작진 성향상 방출당한 참가자의 절망에 집중하고 잔인한 선택을 강조하려고 했을 것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본인과 비슷한 포지션이며 높은 순위에 있는 위협적인 참가자를 방출하는 그림이 나올 거라고 생각되었다. 아마 제작진이 원한 그림은 온앤오프와 에이스가 번갈아가면서 상대팀 참가자를 방출시키는 장면, 다른 참가자를 밀어내며 들어왔는데 본인도 방출되어 본인이 밀어낸 참가자와 다시 만나게 되는 그림, 신류진이 이수민을 밀어내는 장면 등을 기대했을 것 같다.
하지만 소년 팀의 경우 제작진의 의도대로 상위권 참가자들 대부분이 YG식 힙합 스타일인 뭐!?라는 곡에 몰리기는 했는데, 상위권 참가자들이 주로 하위권 참가자들을 방출시키며 들어오는가 하면 김민석이 심재영을 방출시키고 김현진이 전희진을 방출시키는 등 의외의 모습이 나왔다. 김민석과 김현진은 같은 팀 멤버가 반대쪽 미션곡에 어울릴 것 같아서 보냈다고 변명을 한 듯 한데 사실은 참가자를 방출시킨다는 것이 너무 잔인하고 힘든 일이라서 차마 하지 못하다가 오히려 가장 친한 멤버를 내보낸 것일 수 있다.
김현진의 선택은 결과적으로 제작진이 풀어 놓은 미끼를 확실히 물어버린 모습이었다. 김현진의 선택을 보고 제작진도 힘을 내서 늦었지만 뭔가 그림을 그려보려고 한 것 같다. 여기서 김현진은 같은 팀 멤버를 방출시키는 잔인하고 냉정한 사람이라는 것을 강조했을 뿐 아니라 간식을 먹고 살이 쪘다는 내용을 지속적으로 내보내고, 소녀 팀의 외모짱 3인방을 소개한다면서 김현진을 제외하고, 양현석이 살 빼야겠다는 말을 했다는 장면에 칭찬을 기대하고 있다는 자막을 넣는 등 마지막으로 김현진을 가지고 뭔가 만들어보려는 모습이었는데, PD가 평소 보여주던 악마의 편집에 비하면 뭔가 이빨이 빠진 듯 힘이 없어진 느낌이었다.
소녀 팀 미션곡은 두 곡이 그렇게 많이 다른 느낌이 아니었기 때문에 어머나가 더 경연에 적합한 곡이지만 놀러와도 괜찮다고 생각할 만했고, 소년 팀처럼 극단적으로 한 곡에 몰리지는 않는 모습이었다. 신류진 입장에서 당연히 두 곡 중에 뭘 선택할까 고민할 만했고 인터뷰에서 밝힌대로 다른 참가자를 밀어내기 싫다는 것도 영향을 미쳐서 놀러와를 고르는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방송이 나가기 한참 전부터 소녀 팀 18인의 생존자와 소년 팀 17인의 생존자 명단은 물론 이루빈이 부상을 당해서 중도 하차를 했다는 스포일러가 돌고 있었다. 그런데 이루빈이 어쩌다가 부상을 당한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아서 별의별 추측이 다 나오는 상황이었는데, 방송에서 이루빈이 빠진 이유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고 미션곡 선택에서 이루빈이 빠지고 9:8로 두 팀을 나누는 것만 나왔다. 이미 드림캐쳐, 24K, 심지어 교통사고를 당한 이수진 등의 중도 하차 때마다 전혀 아무런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원래 없는 사람이었던 것처럼 방송에서도 아무 언급없이 넘어가는 선택을 했던 제작진이기 때문에 이루빈은 하차를 당했나 보다 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1월 21일 저녁 8시경 이루빈의 소속사 라이브웍스 컴퍼니에서 간단한 입장 표명이 있었는데, 이루빈이 발 부상을 당했지만 회복 중이고 파이널 무대에 서겠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한다.
라이브웍스 컴퍼니의 공식 입장에 의하면 이루빈은 지난 1월 16일 녹화 중 무대에서 넘어지면서 부상을 입어, 바로 병원으로 이동해 파이널 선곡 녹화에 참여하지 못했는데 현재 몸 상태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여 파이널 무대에 서기로 결정했다.
이루빈 본인도 인스타그램에 파이널 무대에 합류하기로 했다고 언급했다.
정황상 제작진은 이루빈을 하차시키고 소년 팀은 17명으로 파이널 무대에 세우겠다는 계획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아마도 이루빈의 소속사는 파이널 무대 참가를 강행하겠다고 하고, 믹스나인 측은 무시하고 있던 상황에서 이렇게 입장 표명이 나간 것 같다. 파이널 투표에 이루빈의 이름이 있는 것으로 봐서 회복 여하에 따라 나도 좋아로 공연을 하게 될 것 같다.
만약 PD가 상식적인 인간이었다면 촬영 중에 참가자가 병원에 실려갈 만한 부상을 당한 상황에서 당연히 방송을 중단했을 것이다. 병원에서 부상 정도를 확인하고 하루 정도 기다려 봤다가 이루빈이 촬영이 가능하면 18인으로 미션곡 선택을 진행하고, 이루빈이 하차해야 할 상황이면 19위 이건민을 투입해서 방송을 진행했어야 옳다. 제작진 입장에서는 그동안 고생고생해서 겨우 이건민과 우태운을 밀어냈는데, 다시 이건민이 투입되는 상황은 상상도 하기 싫었을 것이다.
제작진의 성향으로 봐서 이루빈이 부상을 당한 후 이루빈을 걱정하기 보다는 얘 때문에 또 골치 아프게 됐네 하고 이루빈을 원망했을지도 모르겠다. 상식적으로 이루빈 소속사 입장에서는 방송에 보내놨더니 촬영 중 부상을 입혀 보낸 것에 화를 내야 할 상황인데 공식 입장에서 오히려 부상을 미연에 방지하지 못해서 죄송하다고 하고 있다.
애당초 쓸데없이 요란한 세트를 만들어놓고 피곤하고 긴장 속에 있는 소년 소녀들을 오랫동안 높은 곳에 놔두는 시스템이었기 때문에 언제든지 낙상 사고가 발생할 우려는 있었다.
최근 화유기 방송 사고가 터지며 우리나라의 고질적인 방송 제작 환경 문제과 제작진의 비도덕성, 안전 불감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인데, 제작비 문제 때문에 방송을 중단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 거라면 출연자의 안전보다 돈을 중시하는 모습에 경악을 금치 못할 상황이다.
소년 팀의 참가자들이 미션 곡 선택에서 의상 등의 변화가 전혀 없는 것으로 봐서 아마도 이루빈이 병원에 간 후 곧장 촬영을 재개한 것 같다. 멤버들이 선곡의 방에 모여 앉아서 이루빈 얘기도 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방송에서 순위 발표식 이후로 이루빈과 관련한 이야기는 전혀 나오지 않았다.
믹스나인에서 이수진과 이루빈이 방송에서 중간에 안 보이게 된 이유에 대해 전혀 설명을 안 하고 넘어간 것은 상당히 문제가 있다. 아마도 중도 하차 참가자가 있다는 것 자체가 프로그램에 좋은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해서 그런 것으로 보인다.
드림캐쳐의 하차 당시 중도 하차의 책임이 어느 쪽에 있느냐 하는 문제로 팬들 사이에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었는데, 별다른 입장 표명이 없는 것 자체가 기획사와 제작사 간에 불협화음이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게 한다.
제작진의 성향을 생각하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이야기지만, 드림캐쳐와 24K가 해외 활동을 이유로 하차를 할 때 믹스나인에서 이들이 이러이러한 이유로 하차를 하게 되었다고 소개하면서 믹스나인은 이들의 해외 활동을 응원합니다 라고 자막 한 줄만 내보내줬으면 프로그램의 이미지 전환에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중도 하차가 자꾸 발생하는데 중도 하차가 있다는 사실 자체를 쉬쉬하고 숨기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그다지 바람직하지 못하다. 이수진과 이루빈의 경우, 이 참가자들이 스스로 빠지고 싶어서 빠진 것도 아니고 사고가 난 것뿐인데 이제까지 프로그램에 열심히 참가하고 있던 멤버들을 제작진의 편의를 위해 없는 사람인 것처럼 취급하는 것은 인간에 대한 예의가 너무 없는 모습이다.
이루빈이 넘어지는 장면은 십중팔구 영상이 있을텐데 아예 사고가 난 것을 전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아무 언급도 하지 않고 넘어갔다. 만약 이루빈의 소속사에서 적극적으로 어필하지 않았다면 더 이상의 아무런 언급 없이 그냥 하차시켰을 가능성도 높다고 본다.
더 유닛과 믹스나인의 리뷰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개인적으로는 믹스나인을 더 응원하고 있다고 언급했는데 여전히 같은 마음이다. 다만 믹스나인에서 갖은 마음고생을 하며 고군분투하고있는 소년 소녀들을 응원하는 것이지, 소년 소녀들을 빛나게 해주는 게 아니라 괴롭히는데 골몰하고 있는 듯한 제작진을 응원하지는 않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믹스나인 데뷔조를 응원하기보다 이들이 믹스나인 프로젝트를 잘 마무리하고 각자 자기 소속사에 돌아가서 다들 충분히 성공하고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 인터넷 여론을 보면 대부분의 믹스나인 시청자들이 필자와 비슷한 마음인 것 같다.
믹스나인이 파이널 생방송 무대 현장 투표와 문자 투표, 사전 인터넷 투표를 공정하게 적용하여 최종 9인을 선발할지, 많은 사람들의 우려대로 YG에서 원하는 멤버들에게 심사위원 베네핏을 잔뜩 줘서 데뷔조를 결정할지, 어떻게 될지는 생방송에 가 봐야 알겠으나 이제는 어떻게 되던지 별 상관없는 상황이다. 어쨌든 파이널에 진출한 참가자들은 모두 데뷔를 할 만한 자격은 있다. YG는 믹스나인을 통해서 아직 방송 컨텐츠 제작사로서의 역량은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보여줬으나 연예기획사로서의 능력은 분명 의심의 여지가 없기 때문에 데뷔조가 어떻게 나오던지 YG에서 책임감있게 관리해준다면 최종 데뷔조는 충분히 이슈가 될 만한 활약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