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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하지 않는 내란 세력 - ⑨

시작된 이재명에 대한 공격과 개헌 논의

by 황진택


파면 선고 이후 전광훈 세력 등은 헌재의 선고 결정을 이해할 수 없다며 국민저항권 언급과 폭력 선동을 계속하고 4월 5일에 국민 3천만 집회를 열자고 했으나 당일 전광훈 집회에 300여 명의 인원만 나타날 정도로 내란 옹호 세력은 힘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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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언론이 이번 탄핵심판의 판결문이 명문이라며 찬양하고 국민들도 다들 기뻐하는 분위기인데, 윤석열 당선 당시부터 윤석열 당선이야말로 대한민국이 진정한 민주주의 국가가 되기 위한 마지막 시련이라고 생각하고 민주주의가 완성될 오늘을 간절히 바라며 기다려온 필자에게도 너무나 가슴 벅찬 순간이었고 대한민국의 성숙한 국민들의 위대한 승리에 찬양을 보내고 있지만, 그래도 탄핵 판결문의 문제점은 살짝 언급을 하고 가야 할 것 같다.




탄핵 판결문의 아쉬운 점

헌법재판소는 탄핵소추안이 418회 정기회 회기에 투표 불성립되었지만 419회 임시회 회기 중에 발의된 것이 일사부재의 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는데, 이에 대하여 정형식 재판관은 다른 회기에도 탄핵소추안의 발의 횟수를 제한하는 입법이 필요하다는 보충의견을 냈다.


이미선, 김형두 재판관은 탄핵심판절차에서 형사소송법상 전문법칙을 완화하여 적용할 수 있다는 보충의견을 냈고, 김복형, 조한창 재판관은 앞으로는 전문법칙을 보다 엄격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보충의견을 냈다.


뻔히 만장일치 탄핵 인용이 너무나 당연한데 무작정 시간을 오래 끌었던 상황이었다. 판결문 내용을 보면 정형식은 탄핵안이 일사부재의 원칙을 위반했다며 각하를 주장하고, 김복형 조한창은 반대심문 없는 조서의 증거 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며 각하를 주장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런 터무니없는 주장을 탄핵안에 담아야 한다고 우기는 것으로 논의를 유도해서 시간을 끌었을 것 같다.



설마 내란정당 측 재판관들이 아무리 염치가 없어도 당당하게 이재명 당선을 저지해야 하니 판결을 미루자고 발언하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보는데, 결정문에서 언급 안 하고 있지만 판결 날짜를 보면 판결이 4월 2일 보궐선거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되니 날짜를 미뤄야 한다고 우겼을 수는 있다.


헌법재판소는 내란수괴가 야당의 전횡으로 국정이 마비되었다고 주장한 판단이 정치적으로 존중되어야 한다며, 야당이 주도한 이례적으로 많은 탄핵소추와 예산안 단독 의결이 문제가 있다는 취지의 판단을 하고, 국회는 소수의견을 존중하고 정부와의 관계에서 관용과 자제를 전제로 대화와 타협을 통하여 결론을 도출하도록 노력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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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수괴는 야당의 폭주 때문에 경고성 계엄을 날린 게 아니라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자기가 왕 되는 독재국가를 만들기 위해 내란을 일으킨 것이다.

이미 계엄의 불법성과 내란수괴의 거짓말을 판결에서 언급하고도 내란수괴 측의 변명에 대하여 마치 일리 있다는 듯 들어간 양비론이 탄핵 판결문의 완벽성을 훼손한다는 점이 매우 안타깝다.

이 대목은 내란정당 측에서 임명한 재판관들이 애써 주장한 궤변이 판결에 녹아들어 간 부분으로 보인다.


이 시점에 문형배 재판관은 국회 탓하는 대목에서 국회 측을 한번 쳐다보고 내란수괴 탓하는 대목에서 내란수괴 측을 한번 쳐다보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국회를 먼저 쳐다봤기 때문에, 마치 국회가 먼저 전횡을 했는데 내란수괴가 이에 한술 더 떠서 더 잘못했으니 둘 다 잘못했다고 말하는 것처럼 보인다.


내란수괴의 내란 목적은 본인이 감옥 갈 상황을 피하고 자기 죄를 덮으려는 의도였던 것이 매우 명백하지만 아직 형사 재판이 완료되지 않아 그렇게 서술할 수 없었다면 단지 내란수괴의 행위가 헌법 위반이라는 점만 담백하게 서술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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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다른 이유를 찾겠다고 내란수괴 측의 너저분한 변명을 인용해 가며 헌법 위반이 벌어진 이유에 대해 주절주절 늘어놓은 것은 매우 부적절했고, 마치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갓 나온 수용자들에게 나치도 잘못했지만 유대인들도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게다가 양비론을 펼치면서 줄탄핵을 언급하는 시점에 내란수괴가 부적절한 거부권을 자주 남용한 것은 전혀 언급하지 않은 것도 매우 부적절했다.


내란정당 측 재판관들이 판결문에 이런 주장을 녹여낸 것은 당연히 차후 재판에 영향을 미치겠다는 수작이고, 검찰 수사 단계에서 내란죄를 판단하며 내란 목적이 내란수괴의 범죄를 덮기 위함이 아니고 야당의 폭주에 경고와 계몽을 하기 위해서였다고 서술하라는 지침을 내린 것이다.




개헌수괴 우원식

2025년 4월 6일, 우원식 국회의장은 특별담화를 열고 12·3 비상계엄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하기 위해 개헌이 필요하다고 했다. 우 의장은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핵심이라며 승자 독식의 위험을 제거하고 국민주권을 위해 권력을 분산해야 한다. 제21대 대통령 선거와 동시에 1차 개헌 국민투표를 시행하자. 우선 이번 대선에서부터 개헌이 시작될 수 있도록, 국민투표법 개정부터 서두르자고 촉구했다.



이는 현재 국민투표법은 개헌 국민투표에서 부재자 투표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인데, 이대로 대선과 함께 개헌 투표를 붙이면 부재자 투표가 많아서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투표 자체가 불성립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우원식 국회의장은 3월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접견실에서 의장직속 '국민 미래 개헌 자문 위원회' 추천 위원들에게 위촉장을 수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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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장 지명 공동 위원장에 비서관 월급 상납 의혹으로 유명한 이목희 전 의원, 노무현에게 쌍욕을 날리고 박근혜를 찬양한 연극 '환생경제'에서 박근애 역을 맡았던 이혜훈 전 의원, 정재황 성균관대 법전원 명예교수 등이 임명되었다.


민주당이 내란정당과 손잡고 개헌을 추진하는 것은 당장 이재명을 견제하자는 것이다. 대통령 단임제가 문제가 많으니 연임이 가능하게 하자는 것이나, 임기 단축으로 총선과 대선을 같이 치르게 해서 낭비를 줄이자는 주장은 예전부터 있었으나 지금 시점에서 주장하는 것은 결국 이재명의 임기를 줄이자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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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 언론에서 일제히 개헌을 찬성하는 것으로 보아 이미 이것을 대선 담론으로 만들어보자는 계획이 작동하고 있고, 모든 후보들이 나는 당선될 일 없으니 3년으로 임기 단축을 말함으로써 이재명 혼자 개헌 반대하는 것은 잘못된 욕심이라고 주장하겠다는 것이다.


이재명이 포퓰리즘적 복지를 주장하다가 내란 정국에서 내란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너무 크니 경제 정책을 기업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고 바뀐 것처럼, 이재명이 원래 개헌 논의에 찬성 입장이었어도 지금 상황에서는 내란수괴가 저질러놓은 일을 정리하기 위해 3년은 너무 짧다며 당장 임기단축 개헌은 어렵다고 주장할 가능성이 높다.


이재명은 개헌은 필요하나 내란 종식이 우선이라며 대선-개헌 동시투표 주장에 반대했고, 헌법에 5·18 정신 수록, 계엄 요건 강화 등 일부 쟁점만 바꾸는 개헌은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 국회의 문제점 중 하나는 국회의원들이 국민감정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월급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국회의원의 세비 규모를 국회 스스로 결정하게 하는 제도와 관련이 있는데, 모든 국회의원들이 다 뻔뻔하고 이기적인 것은 아니겠지만 인간은 단체가 되면 원래 이기적이 되고, 국회의원이 되기 위해서는 돈을 많이 써야 하기 때문에 일단 당선이 되면 그만큼 많이 돌려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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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보다 더 큰 것이 권력이다.

국회는 국가의 주인이 국민이며 국회의원들은 국민의 권력을 편의상 나눠준 대리인일 뿐이라는 사실을 무시하고, 꾸준히 법적 제도적으로 국민의 권력을 국회로 빼앗아오고 싶어 한다.


분권형 권력이니 민주주의니 이야기하면 그럴듯해 보이지만 결국은 의원내각제하고 싶다는 것이고, 국민이 임명하지 않은 권력을 대대손손 누리며 그들만의 권력 카르텔을 공고히 하고 싶다는 것이다.


필자는 굳이 정치적인 스탠스를 따지자면 이재명보다 훨씬 더 진보 개혁적인 성향이기 때문에 사실 이재명을 그다지 지지하지 않고, 이재명이 정말로 당선 이후에 정치 보복 안 하겠다고 하고 협치 한다고 할까 봐 걱정하고 있다.



이재명에 대한 지지는 주로 이재명이 다른 후보자들보다 적극적으로 개혁을 할 수 있을 것 같고, 변화를 이끌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대한민국이 세계 최악의 자살률과 그보다 더 최악인 출생률을 기록하며 모두가 미래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고, 트럼프 시대의 불확실성과 경제적으로 암울한 미래, 중국의 전쟁 준비 등 절망적인 상황에서 무난하고 보수적인 후보에게 나라를 맡겨서는 변화가 없을 것이 더 불안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탄핵 정국에서 내란 세력의 결집과 민주당의 무능에 대한 비판, 내란이 빨리 종식되지 않는 상황에 대한 답답함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여 이재명의 지지율은 압도적이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이재명을 절대 지지하지 않지만 대선 후보로 나와서 김문수 같은 사람이랑 둘 중에 선택해야 하면 별수 없이 이재명을 뽑겠다는 투표가 어마어마하게 많기 때문에 이재명에 대한 지지율은 실제 여론조사로 나오는 것보다 훨씬 높다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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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언론이 다시 힘을 내서 일제히 이재명을 공격하는 것은 매우 당연한 일이고 내란 보도 때문에 잠시 멈췄던 것뿐이지 이제까지 계속해 왔던 일이다.


내란정당 관계자들이나 언론 등이 이재명을 비난하는 것은 이들이 노무현 문재인 조국 등을 비난했던 이유와 완전히 같은 이유다. 혹시라도 이재명이 정말 적극적인 개혁적인 정책을 펼쳐, 한국 사회에서 친일파 후손 부자들만 모든 기회를 독점하는 현재의 신분 제도를 더욱 공고히 하지 못하고, 계층의 사다리가 다시 생기는 사태가 발생할까봐 우려하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의 패배는 여러 원인이 있지만 이낙연의 이재명 사법 리스크 공격이 가장 결정적이었다. 내란 세력의 작전은 무조건 이재명이 범죄자라고 우기는 것이었는데, 상대 세력이 아닌 같은 민주당 대선 후보 경쟁자가 사법 리스크를 주장하니 훨씬 설득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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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이 멀쩡한 사람이었다가 대통령 선거 나가며 이상해진 게 아니라 원래 동아일보 도쿄 특파원 출신으로 일본이 매우 친숙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친일 정당과 잘 통하는 것이 당연했고, 공교롭게도 이낙연의 부인 김숙희 씨가 김건희의 고등학교 시절 미술 선생님이었으며 이낙연의 동생 이계연 씨가 삼부토건 대표이사로 선임된 후 공공사업을 줄줄이 따내는 등 내란수괴 측과 다소 접점이 있다.


정치적인 이유로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면 50억 클럽이라는 사람들이 다 내란정당 쪽이고 300번씩 압수수색을 해도 별다른 범죄가 안 나오는 것을 보면 자신이 잘못했다고 인정해야 맞는데, 이낙연은 황교안 민경욱이 부정선거 얘기 계속하는 것처럼 꾸준히 이재명 사법리스크만 계속 이야기하고 있으며, 본인이 대장동 의혹을 최초로 제보했다고 스스로 밝힌 이낙연 측근 남평오는 새미래민주당 사무총장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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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언론은 과거 대선에서 항상 그랬던 것처럼 일제히 이재명만 물어뜯을 것이고 때를 같이 해서 민주당의 대선 후보라고 나온 사람들이 모두 함께 우르르 이재명 공격에 가세할 것인데, 이번 개헌 논란에서 내란 정당과 함께 같은 입장을 가지고 일제히 개헌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지난 대선에서의 이낙연과 같은 역할을 맡은 것으로 판단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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