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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203 더 유닛과 믹스나인

시청율과 화제성의 추락을 극복하는 방안 위주 최대한 포지티브한 리뷰

by 황진택



필자는 솔직히 말해서 라이벌인 더 유닛과 믹스나인 중 믹스나인을 더 응원하고 있다. 아무래도 믹스나인 쪽에 데뷔 경험이 있는 멤버보다 연습생들이 더 많기 때문이다. 오디션 참가자들 중에 절실하지 않은 사람이 없지만 워낙 우리나라 아이돌 연습생들이 경쟁이 심하다는 사실이 잘 알려져 있다. 이들이 우리의 상상 이상으로 치열하게 살고 있다는 사실에 측은함을 보내고 절망적인 상황에서 꿈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 응원을 보내고 싶은 마음이다.


본격적인 경연이 시작되는 11월말에서 12월초 사이가 두 프로그램의 성패를 좌우할 중요한 시기였는데 현재까지는 더 유닛과 믹스나인 모두 기대보다 시청율과 화제성이 올라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프로그램 초반을 지나며 특별히 두 프로그램 중 하나에 집중하지 않던 시청자층이 두 프로그램에 모두 신경쓰는데 피로감을 느끼고 한쪽만 보게 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초반의 임팩트가 중요하다. 현재까지는 더 유닛이 그나마 믹스나인보다는 조금 나은 상황이라서 앞으로의 전망이 믹스나인에 상당히 불리하다고 볼 수 있다. 더 유닛도 화제성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희망이 보이는 데 반해서 믹스나인은 그야말로 절망적이다. 첫 탈락자가 발생하는 경연에서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어야 했는데 아무래도 LED 전광판 때문에 생긴 화질 문제가 컸다.





12월 첫주차 방송 내용에서 가장 특징적인 부분은 더 유닛에서 비의 컴백과 함께한 참가자들의 공연이 나온 것이다. 이것은 양날의 검인데 더 유닛이 가지고 있는 최대의 장점을 활용해서 관심을 끌어올 수도 있지만 자칫 상황에 따라서는 위험할 수도 있다. 비 본인이 인기도 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안티도 많기 때문이다.


비의 컴백 무대는 intro & Gang이라는 무대로 시작했다. Gang이라는 곡 자체는 비가 할 수 있는 것을 최대한 했다는 느낌이지만 랩과 노래가 느낌이 너무 달라서 서로 다른 노래 두개를 번갈아 부르는 듯 매끄럽지 않은 점이 있었다. 힙합 스타일의 무대의상을 입고 나왔지만 예전에 JYP 컴백할 때 양복 입고 춤추던 모습을 연상시켰다. 비는 30대 중반의 나이에도 녹슬지 않은 춤 실력을 멋지게 보여줬으나 예전에 비해 좀 올드해 보이는 느낌이었다. 이어진 Sunshine에서 역시 비는 비구나 하고 느껴진 것은 오랫만의 컴백에도 여유 넘치는 무대 매너였다. 더 유닛에는 비와 별 차이 안나는 연륜의 참가자도 많이 있지만 패션도 그렇고 이번 컴백 무대는 뭔가 아저씨가 어린애들을 데리고 공연을 펼치는 듯한 느낌이 있었다.


11월 말부터 더 유닛 예고에서 비가 참가자들이 연습이 잘 안되어 있다고 심하게 질타하는 장면을 여러번 내보냈었다. 예고편을 봤을 때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항상 나오는 공연 전에 실력이 형편없다고 긴장감을 조성했다가 본 공연에서는 멀쩡하게 공연하는 레퍼토리일 것으로 예상되었는데, 막상 알고보니 그런 내용이긴 했으나 더 유닛 본 경연이 아니라 본인 컴백 무대에 대한 연습 얘기였다. 지금 비의 안티팬들은 비가 본인의 컴백에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있다고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는데 이런 장면은 그다지 프로그램에 도움이 되지 못할 수도 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비 입장에서는 참가자들 잘되라고 질타한 거라고 할 수 있지만, 현재까지의 편집을 보면 비가 더 유닛 참가자들의 경연 연습을 보면서 계속 좋은 얘기만 하다가 본인 공연에서는 다른 태도를 보인 것으로 비춰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앞뒤 상황이 자세하게 설명되지 않았는데 포지션 배틀 후 다른 미션을 추가로 진행하면서 포지션 배틀 우승자들이 비 컴백 무대를 같이 준비했다면 준비가 미흡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비의 인기가 예전같지는 않은데, 제이튠 주식 매도 논란과 연예 병사 특혜 논란을 거치면서 안티가 늘어났고 아이돌 활동에는 치명적인 결혼을 거치면서 팬덤이 많이 줄어든 상태이다. 그래서인지 아직까지는 비의 컴백이 생각보다 높은 화제성을 끌어오지는 못하고 있다. 오랫만에 보는 비의 무대는 올드한 느낌만큼 원숙한 모습이었고 이번 컴백을 위해 정말 많이 노력했구나 하는 것이 보였다. 비의 노력이 긍정적으로 평가되면 비의 개인기로 더 유닛의 인기를 끌어올리고 긍정적인 면에서 화제가 될 수 있는데, 비의 컴백 자체가 높은 인기를 담보하지 못하면 이 노력이 평가 절하되면서 오히려 본인의 컴백을 위해 더 유닛의 아이들을 이용해먹었다고 부정적인 시선을 받을 수도 있다. 어쨌든 더 유닛이 믹스나인과 라이벌 관계가 되면서 이번에 메인 진행자인 비가 전면에 나선 것은 양현석이 할 수 없는 것을 보여줬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포지션 배틀 후 더 유닛은 과감하게 아예 남자 출연자 공연과 여자 출연자 공연을 나누어 방영하는 강수를 두었다. 현재까지는 기존의 프로듀스 식 진행만 반복하고 있는 믹스나인에 비해서 더 나은 한 수가 되고 있다. 한 회차에 여자만 나오고 다음 회차에 남자만 나오는 구성은 남자만 보거나 여자만 보는 시청자가 한 회를 아예 안보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시청률 견인에는 부정적이지만 프로듀스101 때 봤던 것과 비슷한 내용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 때문에 시청자의 외면을 받는 상황에서 어떻게든 변화를 줬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또한 더 유닛은 최대한 경연 영상을 풀영상에 가깝게 편집하며 경연 이외의 요소를 줄이려 노력한 흔적이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청자 입장에서는 경연 이외의 요소가 지루하게 이어진다는 느낌이 없지는 않았다. 아무래도 경연 준비 중 여러 가지 문제로 어려움을 겪다가 마음을 다잡고 열심히 해서 본공연에서는 잘한다는 단순한 스토리가 너무 반복되기 때문에 식상하다는 느낌을 준다. 더 유닛의 편집은 프로그램의 포맷 자체가 반복적이고 식상하다는 한계를 그다지 벗어나지 못했지만 시청자들이 지루함을 느낄 만한 부분을 최대한 짧게 처리하면서 공연 위주로 편집한 것은 아주 잘했다고 생각한다.


믹스나인도 피드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편집과 관련해서는 아직 정신을 못차렸다고 본다.


분량 배분 논란, 한동철 PD의 고집, 시청자와 제작자의 입장차가 크다는 점 등 많은 문제가 산적해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프로그램 내용이 도무지 프로듀스 101 아류작이라는 편견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믹스나인은 프로듀스 101보다 훨씬 많은 인력과 제작비가 투입된 것으로 보이는데 어째서 굳이 프로듀스 101에 나왔던 장면을 계속 반복하기만 하고 있는지 정말 의아하지 않을 수 없다. 프로듀스 101을 사랑했던 시청자들에게 추억팔이를 하려는 것일까? 혹시 그렇다면 프로듀스 101이 종영한지 얼마 안 된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번지수를 한참 잘못 찾았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오디션 경연 예능의 주 시청자층은 4, 50대 주부가 아니라 그보다 젊은 연령층이다. 4, 50대 주부들은 바쁘게 집안일을 하면서 잠깐씩 TV를 보다 보니 계속해서 어디선가 본 듯한 장면이 반복되는 막장 드라마에 편안함을 느끼지만, 여러가지 컨텐츠를 동시에 소비하는 젊은 시청자층은 새로움이 없는 프로그램에 대한 인내심이 많지 않다. 어디서 본 듯한 식상함을 견디고 뭔가 재미를 느낄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보기보다는 맘에 안든다 싶으면 재빨리 다른 프로그램으로 관심을 옮겨 버린다. 여성 댄스팀 생일 축하 몰래카메라는 그야말로 식상함의 끝을 보여줬다. 이 장면을 굳이 내보낼 필요가 있었을까 하고 방송을 보면서 정말 안타까웠다.


또 하나의 큰 문제는 특정 참가자들의 분량이 불공평하다는 것이 너무 뚜렷하게 느껴진다는 점이다.

가령 리액션 장면에서 참가자의 소속과 이름을 노출하며 반복적으로 내보내고 있는데 계속 나오는 사람만 나오는 경향이 있다.

화제성과 인기가 높은 참가자가 자주 나온다고 하면 그런가보다 할텐데 사전 투표 순위는 바닥이지만 프로그램에서 처음부터 열심히 밀어주던 참가자가 많이 나오는 경향이 있다.


제작진도 사람이기 때문에 모든 참가자에게 골고루 분량을 나눠준다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에서 처음부터 눈여겨보았던 참가자에게 분량을 더 할애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믹스나인의 시청률과 화제성이 바닥을 기고 있는 상황에서 그나마 화제성을 살리려면 당연히 지금 화제가 되고 인기 있는 참가자들이 많이 노출되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


프로듀스 101 시즌2 출신 참가자들에게 투표가 집중되는 것은 프로듀스 아류작이라는 이미지를 벗어날 필요가 있는 프로그램 입장에서는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지만, 프로듀스 출신 참가자를 덜 노출시키는 경향이 계속되면 그나마 존재하는 프로듀스 보다가 믹스나인 투표하고 있는 시청자층조차 떨어져나갈 우려가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융통성이 필요하다. 상식적으로 참가자들이 어느 기획사 출신이고 어느 프로그램 출신인지와 상관없이 참가자 본인이 보여주는 실력과 매력을 기준으로 잡아줄 만한 연습 장면과 경연 화면을 잡아주기만 하면 될 일이다. 경연 외적인 이유로 특정 참가자가 분량이 배제되는 것은 프로그램의 성공에 상당히 불리하게 작용할 부분인데 이런 문제가 너무 뚜렷하다.


믹스나인 출연자 중에서도 데뷔 경험이 있는 참가자가 많기 때문에 기존 팬덤이 존재하는 경우가 꽤 있는데, 기획사 오디션에서 뮤비 미션까지는 확실히 데뷔 경험이 없는 연습생들을 더 밀어준 경향이 있기 때문에 분량 실종에 대한 원성이 있었다. 하지만 데뷔 경험이 있는 참가자를 모두 배제한 것은 아니고 김병관이나 최문희 등 데뷔 경험이 있으나 밀어준 참가자도 존재한다. 프로그램 외적인 이유로 특정 참가자를 밀어주는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다만 PD와 악연이 있는 프로듀스101 시즌1 출신 참가자에 대한 분량 실종이 너무 노골적이다.


그래도 프로듀스 101 때 플레디스와 젤리피쉬같은 특정 기획사 소속 멤버를 노골적으로 밀어주고 영세 소속사 출신은 아예 배제했던 것에 비해서 소속사 차별 부분은 믹스나인에서는 그나마 덜 한 편이다. 기획사오디션에서 영세 기획사 출신이 통편집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나 포지션 배틀 평가 인터뷰에서 초반에 분량을 못받았다는 안타까움을 호소하는 참가자의 사연을 그대로 내보내는 등 프로듀스 때처럼 영세 기획사는 아예 배제한다는 느낌은 아니다. 특히 비트인터렉티브의 3인은 순수하게 본인들의 실력으로 눈에 띄는 활약을 많이 해서 분량을 많이 받고 있는데 그야말로 흙수저 기획사의 반란이라 할 만하다.





양현석 대표의 심사평이 독설 논란을 의식해서인지 K팝스타 때의 모습으로 돌아가버렸다. 끝까지 고집을 버리지 않고 논란을 더 만드는 것보다는 낫지만 다소 지나친 감이 있다. 애당초 말을 착하게 하지 않았다고 해서 욕을 먹은 것이 아니다. 가령 김소리에게 너는 라이브를 왜 이렇게 못하냐 춤을 왜 이렇게 못추냐 하는 식으로 독설을 했다면 아무리 심한 말이 나와도 그냥 그런가보다 했을 것이다. 오디션 내용과는 상관이 없는 나이가 많고 경력이 부족하다는 문제를 가지고 인신공격을 했기 때문에 문제가 된 것이다. 이 프로그램의 취지를 생각했을 때 경연 이후 YG가 문제점을 지적하고 고쳐주는 장면은 꼭 필요한 부분이다. 독설 논란이 신경쓰인다면 실수를 지적하는 것보다 실수를 극복할 방안이나 요령을 알려주는데 집중하면 된다. 중요한 경연에서 뚜렷한 실수가 나왔는데도 지적하는 장면도 안나오고 지나간 것은 제작진이 욕먹을까봐 지나치게 몸을 사리느라고 화제성을 놓치게 되는 부분이다.


더 유닛은 현재까지는 철저하게 모든 공연을 9인 체제로 하고 있는데 반해 믹스나인은 10명 이상이 팀을 이뤄서 하는 경우가 많다. 많은 인원이 참여하는 만큼 더 꽉 채워진 공연이 될 수도 있지만 지나치게 많은 멤버가 독이 될 수도 있다. 특히 정적인 공연인 보컬 평가에서 10여명이 참여한 공연은 오히려 참가자 개개인도 덜 돋보이게 되고 전체적인 느낌이 산만하게 표현되어 문제가 있었다. 두 프로그램 모두 남녀의 대결 양상이 앞으로 중요한 스토리가 될 것 같은데, 특히 믹스나인은 남 녀 팀간의 신경전이나 대결 구도를 집중적으로 편집한 편이다. 아무래도 믹스나인은 남 녀 둘 중 하나만 데뷔한다고 확정을 지었기 때문에 그야말로 자극적인 대결이 되지 않을 수 없다. 더 유닛은 대결은 하되 대결에 매몰되지 않고 아직까지는 균형을 잘 맞추고 있다. 가령 포지션 평가 후 남 녀 각 우승팀을 데리고 공연하지 않고 더 득표가 높은 한쪽만 데리고 갔으면 더 자극적이지만 덜 훈훈한 상황이 연출되었을 것이다.


남 녀 대결이 무조건 남자가 유리하다고 할 수는 없다. 프로그램 초반부터 우려가 되었던 부분은 투표를 하는 시청자층이 여자가 많으니까 대결이 한 쪽으로 기울지 않을까 하는 부분이었다. 오히려 경연 자체는 여자들이 경쟁보다 친목에 치우치고 사이좋은 모습을 잘 연출하며 더 독하게 연습해서 더 잘 할 줄 알았다. 남 녀 대결이 어느쪽이 더 잘 했는지 평가하기는 조심스러운데, 남자가 더 잘 할 것이다 라는 생각은 성차별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냉정하게 얘기해서 사실 짧은 시간에 안무습득력 같은 것은 체력과 집중력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바둑이나 체스에서 그런 것처럼 남자가 유리한 점이 있을 수도 있다. 한 사람의 시청자 입장에서 개인적인 느낌을 얘기하자면 더 유닛과 믹스나인 모두 전반적으로 여자팀들보다 남자팀들이 잘 하는 편이긴 한데 남 녀 각 상위권만 놓고 보면 거의 비슷하다. 남 녀 간의 차이보다는 개인 차이가 큰 것 같다. 더 유닛의 포지션 배틀은 뚜렷하게 남자 주황팀에 편집의 역량을 집중해서 내보냈으나 딱히 여자팀보다 잘 했다고 보이지는 않았다. 실제로 최종 득표 순위를 보면 남자 1위인 몬스터가 1438표를 받은데 반해 여자 1위인 넌 is 뭔들 1947표, 여자 2위인 미쳐 팀이 1635표를 받으며 여자 파랑팀은 남자 주황팀보다 더 높은 득표를 받았으나 여자라는 이유로 비의 컴백 무대에 함께 하지 못하게 되어 억울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불타오르네 팀은 다소 부족해보이는 무대의 완성도에 비해 현장 반응도 좋고 득표 수가 높았는데 프로듀스 류의 예능에서 항상 그랬듯이 무대의 완성도보다는 인기 멤버가 얼마나 많이 포함되었는가 하는 점이 승패에 영향이 크다고 보인다.


더 유닛과 믹스나인 모두 첫번째 경연의 중요성을 감안해서 준비 기간을 충분히 길게 가져가서 전반적인 무대의 완성도는 기대 이상으로 훌륭한 편이었다. 그냥 보기에 음악 프로그램에 나온 준비된 팀의 공연과 그다지 차이가 나지 않았다. 워낙 우리나라 아이돌들이 말도 안되는 라이브 실력과 퍼포먼스를 보여주기에 이런 경연을 봐도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보게 되지만 2주 정도 준비해서 이정도 라이브를 보여주는 것은 그야말로 서커스에 가까운 일이다. 비교적 낮은 순위를 받은 팀들의 공연도 괜찮은 편이었다. 더 유닛의 심쿵해 팀이 비교적 상당히 낮은 득표를 했는데 이 노래가 가성이 많아서 라이브로 잘 소화하기가 너무 어려운 곡이었다.


실력적인 면에서 더 유닛 무대와 믹스나인 무대가 크게 차이나지는 않았지만 더 유닛 쪽이 편집이 더 깔끔했다. 믹스나인 출연자들이 역량이 더 떨어지지는 않는 모습이지만 다소 어수선해보이는 부분이 있었고 특히 믹스나인의 랩 경연이 전반적으로 산만한 모습이었다. 더 유닛 경연에서는 애당초 랩 위주의 공연도 적은 편이었고 랩이 나오는 부분은 잘게 쪼개서퍼들이 파트를 아주 조금씩 가져가는 경향이라퍼들이 자기를 어필하는데는 부족했으나 공연 자체는 균형있게 나왔다. 즉 래퍼들이 좀 희생해서 무대의 완성도를 높였다. 반면 믹스나인의 랩 무대는 맘먹고 랩 위주로 편성했는데 무대를 씹어 먹은 멤버가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에서 비슷한 실력의 래퍼들이 각자의 벌스를 너무 길게 가져가서 지루한 감이 있었다.


믹스나인의 댄스 무대에는 참가자들이 녹음한 AR을 틀고 공연을 하며 AR이 참가자들이 직접 녹음한 음원이라는 점을 반복해서 자막으로 내보냈는데 제작진 입장에서는 그것을 강조하고 싶었던 모양이지만 굳이 여러번 반복해서 자막을 내보낼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아이돌 공연을 보는 시청자 입장에서는 눈이 너무 높아져 있어서 코러스 들어간 MR을 틀어도 아쉽다고 할 판인데 AR을 틀었다는 점은 그다지 강조할 만한 내용이 아니었다. 믹스나인의 가장 큰 문제가 비슷비슷한 내용이 계속 반복되어서 피로감을 준다는 점인데 같은 자막을 자꾸 반복하는 것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 심지어 더 유닛은 댄스 공연을 다 라이브로 소화했다.


믹스나인은 심사위원석에 잔뜩 쌓여있는 음료수들, 심사위원이 바디프렌드 의자에 앉아 있는가 하면 연습하다 중간에 에너지 드링크를 나눠주는 장면을 클로즈업하는 등 눈쌀을 치푸리게 하는 PPL이 계속되고 있다. 제작비 등 현실적인 문제로 PPL이 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지나치게 노골적인 PPL이 프로그램의 진행을 방해한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12월 첫 주차에 최초 탈락자 발생 여부가 관심을 끌었는데 두 프로그램 모두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이미 첫번째 미션이 종료된 만큼 다음주에는 탈락자 발표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12월 첫 주차 이후 예고편을 내보내지 않고 별다른 새로운 소식도 없는 것을 보면 두 프로그램 제작진이 뭔가를 고민하고 준비중인 것 같기도 하다. 평소 같으면 SNS나 목격담으로 누가 탈락자인지 스포일러가 돌 때가 됬는데 아직은 별다른 소식이 없다.






더 유닛과 믹스나인이 슈퍼스타K와 K팝스타처럼 시즌을 이어가는 시작이 될지 한번의 실패작으로 남게 될지 아직은 알 수 없다. 반복해서 언급하고 있지만 가장 시급한 부분은 어디서 본 듯한 내용이 계속 반복되지 않게 하는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뭔가 아이디어를 짜내서 새로운 내용이 나와야만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더 유닛과 믹스나인 모두 이제부터 반등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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