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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210 JTBC 믹스나인 7회

이제는 프로그램이 망했다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시점에서의 리뷰

by 황진택



12월 2주차 믹스나인에서는 방송시간 내내 탈락자 발표와 순위발표식만이 이어졌다. 7회가 방송되기 전 가장 걱정되었던 부분은 그동안의 패턴을 봤을 때 혹시 인터넷 투표를 무시하고 양현석의 의견을 더 많이 반영해서 순위를 정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점이었는데, 경연점수와 베네핏보다 인터넷 투표를 많이 반영한 듯 1차 탈락과 함께 발표된 순위는 기존의 인터넷 투표 순위와 거의 비슷했다. 결국 초반부터 하위권에 있던 참가자들 대부분이 탈락했다. 문제는 탈락자들 거의 전부가 애당초 분량을 전혀 못받았다는 점이다. 시청자 입장에서 거의 본적도 없는 멤버가 탈락하는 모습을 계속 지켜봐야 했다. 그동안 미션을 진행하며 최선을 다하지 않은 참가자는 없을 것이다. 결국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하고 탈락한 참가자들은 매우 억울할 상황이다.


애당초 분량 논란이 생길 수 밖에 없었던 게 무려 400여명의 오디션을 봐서 1차 합격자 170명으로 시작했다. 모든 참가자들에게 조금씩이라도 분량을 나눠준다는 것이 애당초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참가자들의 절실함과 눈물이 계속 이어졌으나 시청자 입장에서는 처음 보는 참가자가 대부분이니 감정 이입이 어려웠다. 결과적으로 4회에서 지루한 순위발표식이 이어졌다는 논란이 있었는데 7회 탈락자 발표도 크게 다르지 않게 되었다.


요란한 세트와 승강기를 동원해서 순위발표식을 진행했으나 믹스나인의 화제성이 그다지 높지 않은 상황에서 인터넷 투표의 등락도 별다른 이변이 없이 진행되어 지루함을 주었다. 특히 우진영과 신류진이 1위를 할 것이 너무 확실해보여서 가장 중요한 1위 발표에 긴장감이 전혀 없었다.


상식적으로 수십억의 제작비를 투자해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 시청률이 1%밖에 안 나오고 기사라고는 독설 논란 얘기만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이면 제작진이 뭔가 돌파구를 찾기 위해 뼈를 깎는 마음으로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이번 회차를 봐도 별다른 큰 변화가 없어서 아쉬움이 많다.




최초에 뮤직비디오가 공개되었을 때 JUST DANCE가 My turn보다 더 화제가 되었던 것은 믹스나인 쪽이 더 새로운 얼굴이 많이 보이고 눈에 띄는 미모의 참가자가 많았기 때문이다. 믹스나인이 믿는 구석은 문자 그대로 빛나는 참가자들 뿐인데, 제작진은 이 참가자들의 모습을 그대로 나열하는 것 만으로 프로그램이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까? 이렇게 빛나는 소년 소녀가 있으니 봐주세요 라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믹스나인의 주요 시청자층은 기본적으로 여러가지 컨텐츠를 동시에 소비하는 세대이다. 아이돌의 예쁜 얼굴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으면 어디서든 검색만 하면 사진이고 영상이고 다 볼 수가 있다. 공연으로 승부한다? 브이앱이나 네이버TV를 통해 보고 싶은 부분만 보면 된다. 믹스나인이 시청자를 사로잡기 위해서는 참가자들의 캐릭터와 스토리가 있어야 하는데 누군가 중심을 잡고 큰 그림을 그려서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지난 두달간 믹스나인에서는 오로지 미리 계획해 둔 오디션과 경연만 진행하며, 망했다 싶은 상황에서 어떻게 변화를 줘야 할지 갈피를 못잡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노이즈 마케팅이 역풍을 불러온 후로는 PD가 항상 보여주던 악마의 편집을 이용한 예고편조차 실종된 채 힘이 빠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믹스나인의 가장 큰 실패 원인으로, 프로그램의 시선이 참가자 위주가 아니라 양현석 대표 위주였던 것을 지적하고 있다. 아마도 PD는 양현석이라는 대단한 사람을 프로그램의 전면에 내세울 수 있다는 것을 아주 큰 행운으로 생각하고 이것을 이용하면 화제성을 크게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양현석 대표는 분명 대한민국 3대 기획사 중 하나를 이끌고 있는 매우 대단한 사람이다. 문제는 이 분이 원래 대중의 호의를 많이 받고 있던 좋은 이미지의 인물은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양현석이 아이돌 지망생들을 다그치고 괴롭히는 모습은 어쩌면 아이돌을 성공시키기 위해서 정말 필요한 진실이었을지도 모르지만, 지금의 믹스나인의 위상을 보면 이것이 시청자들이 보고 싶어하던 모습은 아니었던 것 같다.


물론 양현석의 안목에는 확실히 특별한 것이 있다. 처음에 데뷔조 버스에 탑승했던 참가자들이 이후 각종 미션에서도 눈에 띄는 활약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데뷔조 버스에 탔었다는 사실 자체가 공연 준비 과정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줘서 이들 위주로 진행된 점도 있겠지만 양현석의 안목을 부정할 수는 없다.


이번 방송에서 양현석 대표가 대중의 선택을 무시하는 듯 몇몇 참가자들에게 인터넷 투표 수가 높은 것이 기가 차다는 듯이 말하는 부분이나 이용채 관련 논란에 대한 언급 등을 보면 본인의 독설 논란에 대해서 뭔가 잘못했다고 인정할 생각은 전혀 없어 보인다. 어쩌면 그는 이렇게 아이돌이 되고자 하는 젊은이들에게 압박과 독설로 자극하는 것이 지극히 옳은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이제까지 그런 방식으로 충분히 성공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현석이 참가자들에게 일깨워주는 잔인한 진실이 시청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지지를 얻을 수 있는가와는 별개의 문제이다.


시대는 빨리빨리 변하고 있고, 청년 실업과 양극화 현상의 고통은 여전하다. 많은 투자와 지원이 있었던 만큼 제작진은 좀 더 깊이 생각하고 준비했어야 했다. 프로듀스 101 때 나왔던 내용만 계속 반복하는 것은 너무나 성의가 없어 보인다. 시청자들은 이미 이런 종류의 프로그램에 식상함과 피로를 느끼고 있지만 그나마 더 유닛이 믹스나인보다는 나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오디션을 진행하더라도 잔인하고 자극적인 부분을 강조하기보다 힐링에 초점을 맞춘 모습이 있었기 때문이다.


대체로 시청자들이 오디션 리얼리티에서 보고 싶어하는 것은 패션쇼나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감정 이입을 할 수 있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아직까지 믹스나인은 빛나는 소년 소녀들의 모습을 피상적으로 보여주고만 있을 뿐 어떠한 스토리나 캐릭터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프로그램을 통해 뭔가 제대로 된 서사와 캐릭터를 만들어낸 것은 양현석 본인이 유일한데 그마저도 긍정적인 의미에서 화제가 된 것이 아니다. 사실 믹스나인에서 집중적으로 편집하고 밀어주고 있는 참가자는 많지만 그것이 대중의 지지를 별로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안타깝게도 한동철PD는 프로듀스 101과 쇼 머니 등의 프로그램이 너무 기대 이상으로 성공했기 때문에 이런 프로그램을 만들어본 뒤 전혀 돌아보고 베운 것이 없이 단지 대충 이렇게 만들면 성공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져있었던 것 같다.

이런 종류의 프로그램에서는 항상 뭔가 논란이 있었는데, 논란에도 불구하고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참가자들의 절실함과 스토리, 감정 이입이 될 만한 상황)는 양현석 위주의 이야기를 진행하느라 다 빠져버린 상황에서 기존에 있었던 논란(분량 배분 갑질과 악마의 편집, 변태적인 시선과 사이코패스적인 잔인함)만 고스란히 남아있는 상황이다. 7회에 달라진 점이라면 전혀 분량이 없던 이수민과 허찬미에게 분량을 다소 준 것과 새롭게 박수민이라는 참가자에게 많은 분량을 할애한 점이 눈에 띈다. 분량 논란에 대해서 인식은 하고 있다는 의미일 수도 있겠다. 탈락자 및 합격자 발표 중간중간 예전에 나왔던 화면이나 공개되지 않았던 오디션 영상을 넣는 등 뭔가 열심히 편집을 하긴 했는데 전반적으로 힘이 빠져 있는 듯한 느낌으로 여전히 식상하고 지루했다.


경연 점수보다 인터넷 투표 위주로 순위를 정한 것도 시청자의 의견을 더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겠다는 표현일 수도 있다. 하지만 달라지려는 노력이라기보다는 마지못해서 고집을 조금 꺾은 정도로 보인다. 가장 큰 문제는 프로듀스 101 아류작이라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인데 7회에서도 그다지 변화가 없었다. 진행자와 참가자만 바뀌었을 뿐 프로듀스 101과 다른 점을 전혀 찾아볼 수가 없었다. 프로듀스 101의 순위발표식과 다른 점이라고는 참가자가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이 아니라 힘들게 서 있었다는 점 한가지밖에 없었다. 마지막의 8회 예고에서도 프로듀스 101 때 많이 봤던 포지션별 경연을 다시 한다는 내용만 나열되며 피로감을 줬다.





믹스나인 1차 합격자는 원래 남자 72명, 여자 98명으로 여자가 더 많았다. 여기서 최후로 남자 9인, 여자 9인을 남긴다는 것은 당연히 여자 참가자가 더 많이 떨어진다는 뜻이다. 더구나 인터넷 투표를 하는 시청자가 여자가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에 여자 참가자가 많이 떨어진다는 것은 어느 정도 예상되었던 일이기는 하다. 하지만 포지션 배틀에서 남 녀 대결 구도로 진행을 했는데 여자팀이 남자팀을 이긴 경우에도 남자팀보다 여자팀에서 더 많이 탈락한 것은 논란이 될 만한 상황이다.

이날 1차 탈락 이후 남자 53명 여자 46명 생존으로 남자가 더 많아졌다. 논란을 의식했는지 다음 탈락부터는 전체 등수로 탈락을 결정하지 않고 남녀 따로 순위를 매겨서 탈락시킨다고 한다.


이날 방송에서 양현석은 많은 수의 여자 참가자를 떨어뜨리면서 여러 차례 인터넷 투표를 탓하는 발언을 반복했는데 이것은 그다지 적절하지 못했다. 믹스나인의 장르 자체가 시청자 참여형 오디션이다. 인터넷 투표를 통해 시청자들이 본인들이 직접 우승자를 결정한다는 느낌을 주고 이를 통해서 관심과 애정을 갖게 해서, 최종적으로 이 시청자들을 프로그램을 통해 탄생하는 아이돌의 팬덤으로 끌어오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런데 어쩌면 양현석은 이 프로그램 참여를 받아들이긴 했지만 본인 마음대로 멤버 선발을 못한다는 것에 대해서 불만이 있는 듯한 느낌이다. 어차피 프로그램 제작사가 YG인데 최종적으로 YG에서 데뷔 프로모션을 런칭한다면 어떤 식으로 멤버를 뽑아서 어떻게 진행하든 YG 맘이지만, 만약 그런 식으로 진행하면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지는 못할 것이다.


참가자들의 매력을 보는데 음반 제작자와 일반 대중의 눈이 다르다는 것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또한 기존 그룹 출신이나 다른 오디션 출신의 경우 기존의 팬덤이 상당히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이것도 당연한 일이다. 믹스나인이 참가자 위주가 아니라 양현석 위주로 편집되었다 라는 점은 시청자들이 상당히 불만을 가지고 있는 부분인데, 시청자 의견을 무시하고 양현석이 점찍은 참가자 위주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면 시청자들은 계속해서 떨어져나갈 것이다.


또한 우진영을 비롯해서 이수민 허찬미 김소리 이향숙 등의 순위발표에서 마치 이들이 인터넷 투표를 많이 받은 것이 의아하다는 듯한 느낌을 강조하는 편집이 이어졌는데, 이런 부분을 보면 제작진이 아직도 상당히 정신을 못차렸다고 생각된다.

지금은 믹스나인의 실패를 인정하고 시청자들의 의견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태도가 필요한 시점이다. 프로그램에서 밀어주지 않았지만 시청자들이 지지를 보내고 있는 참가자들에 대해서 이제부터라도 다른 시선으로 편집이 들어가야 한다.





이날 방송에서 허찬미는 처음으로 목소리가 나왔는데 목소리가 예전보다 훨씬 허스키해져 있었다. 원래 보컬로 유명한 참가자인데 댄스 경연을 선택한 것도 의아했었는데, 어쩌면 프로듀스 때부터 있었다던 성대 문제가 더 심해진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우태운의 순위를 발표하는 장면에서 "데뷔하자!"하고 외치는 장면이 있었다. 우태운과 허찬미는 같은 그룹 출신으로 친분이 있기 때문에 우태운을 응원한다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프로그램이 남녀 대결이기 때문에 우태운이 데뷔한다는 것은 같이 앉아있는 여성 참가자들은 다 탈락한다는 얘기라서 우태운 데뷔하자를 외치는 것은 적절하지 못했다. 물론 허찬미 본인이 프로그램에서 차별과 분량 실종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어차피 9인 안에 들기는 무리라고 판단하고 우태운이라도 데뷔하기를 바라는 것이거나 순간적으로 남녀 대결이라는 것을 잊어버리고 그냥 응원한 것일 수도 있다. PD의 전적이나 믹스나인에서 프로듀스 101 출신 참가자들에게 적대적인 편집을 하고 있는 것을 봤을 때 어쩌면 악마의 편집이었을 수도 있다는 의심이 있다.


7회 방송을 앞두고 드림캐쳐의 브라질 공연으로 김민지, 김유현, 이시연, 이유빈의 1차 순위 발표식 및 2차 경연 불참이 공지되었다. 순위 발표식에서 이들의 순위가 아예 언급이 안 되고 방송 종료 후 열린 투표창에 투표 금지로 되어있기 때문에 사실상 하차한 상황이었다. 결국 12월 11일 해피페이스에서 자진 하차를 발표했다.


드림캐쳐의 지유(김민지)는 인터넷 투표에서 꾸준히 데뷔권에 있던 상황인데, 여기서 하차를 결정한 것은 프로듀스 101 당시 권은빈의 상황과 비슷하다. 드림캐쳐를 옹호하는 측에서는 해외 스케쥴과의 병행은 방송 이전에 결정된 사안이며 믹스나인 측에서 2차 경연 날짜를 앞당겨서 일어난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2차 경연 날짜와 상관없이 어차피 프로그램 진행은 계속 빡빡하게 돌아갔을 것인데 해외 스케쥴과 함께 곧바로 하차를 결정한 것은 믹스나인의 화제성이 생각보다 높지 않아서 발을 뺀 것으로 보일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럴 거면 왜 나왔느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는데, 어쨌든 이 시점에서 드림캐쳐의 하차는 믹스나인에 확실히 마이너스다. 프로그램이 망했다는 이미지를 더 선명하게 하기 때문이다.


잘잘못을 따지는 것은 의미없지만 굳이 생각해보자면, 해피페이스에서 드림캐쳐를 홍보하기 위해 믹스나인 참가를 결정했는데 생각보다 홍보가 안되니까 발을 뺀 것이라면 해피페이스의 잘못이고, 애당초 해피페이스에서 드림캐쳐를 꾸준히 활동시킬 계획이 있는데 믹스나인측에서 무리하게 이들의 참가를 강요해서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된 것이라면 믹스나인의 잘못이다. 드림캐쳐는 한번의 해체와 재데뷔를 겪었다는 점에서 어차피 나올거면 믹스나인보다 더 유닛이 더 어울리는 그룹이었는데 믹스나인에 나오게 된 것은 다른 사정이 있었을 것이므로 해피페이스에서 굳이 무리해서 참가를 결정했다는 경우보다는 믹스나인 측이 참가를 강요했을 확률이 더 높기는 하다.




통편집되었던 참가자들의 기획사 오디션 내용이 꽤 나왔다. 개중에는 상당한 칭찬을 들은 경우도 많아서 왜 통편집이었는지 의아함을 주는 중이다. 포지션 평가 댄스 4조 여자팀인 큐시팀의 Greedy 무대는 6회까지 연습과정이 통편집되고 개인별 득표수도 안나오는 등 분량이 없었는데, 7회에서는 상당한 분량을 할애해서 큐시팀에서 첫번째 합격자로 호명된 박수민에 대해 집중적으로 편집해줬다. 기획사 오디션 영상을 다 보여줬는데 양현석과 승리가 상당히 극찬을 했다. 이렇게 칭찬을 많이 하고 훈훈하게 진행된 장면을 왜 통편집했을까? 아무래도 초반에 관심을 끌어보겠다고 일부러 독설 장면 위주로만 편집을 한게 아닌가 싶다.


초반 등급 평가에서 높은 등급을 받고도 기획사 오디션이 통편집된 참가자는 주로 여자 그룹이 많았는데, 어느 정도 일관성이 있는 것이 드림캐쳐 베리굿 아이시어 짜리몽땅 페이버릿 포텐 A.De ELRIS의 무대가 전부 통편집되었다. 브이앱에 공개한 오디션 풀영상을 보면 대부분 통편집될 만한 무대는 아니라서 의아함을 줬었다. 당시는 남자팀 위주로 보여주느라 빠졌나보다 했었는데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오히려 평가가 좋은 소리 위주로 나왔기 때문에 PD가 재미없다고 뺀 것 같다. 당장 독설과 논란이 나와야 기사가 나가기는 하지만 시청자의 관심을 끌어오려면 당연히 좋은 무대 위주로 보여주고 양현석이 칭찬하는 장면도 많이 넣어줬어야 했는데 아쉬운 부분이다. 초반부터 타 오디션 출연자들은 배재하겠다고 해놓고 오디션 3번째 출연인 이수민을 합격시키며 개인 오디션 장면은 통편집해서 논란을 자초했었는데, 이날 방송에서 이수민의 개인 오디션 장면도 나왔다. K팝스타 당시 이수민은 표정관리가 안된다고 양현석의 지적을 많이 받은 바 있는데 이번 오디션에서는 밝게 웃으며 표정관리를 잘 해서 양현석의 칭찬을 받았고 이제 오디션프로는 그만나오고 데뷔를 해야 할 것 같다고 극찬을 받았다. 역시 좋은 얘기만 했기 때문에 통편집을 당했었던 모양이다.


우진영, 이수민은 초반에 별로 안 좋은 장면만 나왔었는데, 우진영은 아예 실력이 없는데 불쌍해서 붙여준다는 느낌으로 편집되었고 이수민은 초반 거의 통편집이었으나 이 두사람이 인터넷 투표에서는 매우 높은 득표를 하고 있다. 이들이 높은 득표를 하는 것은 아무래도 최근에 다른 오디션 프로에서 쌓아 놓은 팬덤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온앤오프가 가장 많은 참가자를 높은 순위에 올려놓고 있는 모습은 프로듀스 101 시즌2에서 뉴이스트의 활약을 연상시킨다. 믹스나인이 현재의 기조가 유지된다면 우진영의 득표가 너무 압도적이라 무난히 센터가 될 상황이다. 안그래도 프로듀스 아류작이라는 이미지를 못 벗어나고 있는데 이대로 프로듀스 101 시즌2의 탈락자 출신인 우진영이 1위가 된다는 것은 우승팀의 데뷔 이후를 생각했을 때 그다지 바람직한 상황은 아니다. 우진영은 독특한 목소리를 바탕으로 괜찮은 랩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기는 하지만 문제는 이것은 프로듀스 101 시즌2에서 이미 많이 보여준 모습이라는 점이다. 프로듀스 이상의 성공을 위해서는 믹스나인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매력이 발견되어야 할텐데 그렇지 못한 것이 문제이다. 현재 상위권에 랭크된 참가자들 중에 믹스나인을 통해서 팬덤을 새롭게 만들어 나가고 있는 참가자는 신류진이 유일하고 그나마 신류진도 믹스나인이 방송 첫 출연은 아니다.


믹스나인이 더 화제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현재 투표순위 1위를 하는 참가자와 라이벌이 될만한 캐릭터를 찾아내는 게 가장 필요할 것 같다. 프로듀스 101 시즌1의 경우 전소미가 1위를 할 것이 너무 확실해 보였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 제작진이 고민한 흔적이 보였다. 그래서 프로그램 초반부터 김세정을 집중적으로 편집해주고 온갖 악마의 편집을 동원해서 김세정을 띄워주려고 노력했었다. 믹스나인도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는데, 초반 프로듀스 101 출신 참가자들을 거의 통편집한 것을 보면 프로듀스 출신 참가자가 지지를 받을 것이라는 점을 예상을 못했거나, 편집을 통해서 참가자의 인기를 제작진 맘대로 만들어낼 수 있다고 착각했던 것 같다. 믹스나인에서 노골적으로 밀어주는 참가자 중에는 그다지 최종 우승을 할 만한 사람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이대로 우진영이 우승하고 온앤오프 멤버 위주로 최종 우승팀이 나온다면 어떨까? 이대로는 아마도 기존의 우진영과 온앤오프의 팬덤이 그대로 우승팀의 팬덤이 될 것이다. 믹스나인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새롭게 알려지고 이슈가 된 참가자가 참여해야 굳이 야심차게 오디션 프로그램을 진행한 의미가 있다. 대형 기획사와 JTBC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수십억의 제작비를 투자하고 오디션을 진행하여 데뷔조를 편성했는데 이런 프로그램없이 그냥 따로 데뷔했을 경우와 별로 차이가 없는 상황이 된다면 엄청난 낭비가 아닐 수 없다.


대체로 방송에서 분량을 많이 받은 참가자는 높은 순위를 받고 그렇지 못한 경우는 낮은 순위를 받는 것이 당연한데 오히려 프로그램에서 노골적인 푸쉬를 받는 참가자들이 기대보다 낮은 순위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전반적으로 편집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양현석이 칭찬하는 장면이 많이 나왔으나 기대만큼 팬덤을 모으지 못하고 있는 참가자로는 남자로는 송한겸, 이동훈 등이 있고 여자 중에는 유진경, 정사라, 정하윤, 최하영 등이 있다. 이들이 매력이 없어서 그렇다기보다 접근 방식에 문제가 있다. 대체로 실력이 좋다고 지나치게 띄워서 반발을 사거나 연습생 기간이 짧다는 것을 강조해서 오히려 거품이라는 선입관이 생기게 만들고 있는 경우가 많다. 정하윤은 첫 등장 때 섹시함을 강조했다는 점을 지나치게 부각해서 양현석이 정하윤이 제일 잘했어요 라고 했을 때 뭔가 부당하다는 느낌을 줬는데 브이앱을 보면 양현석의 언급은 단체 무대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을 말했을 가능성이 높다. 정사라는 최문희가 착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편집의 희생자가 되기도 했고 7회 방송분에서도 외모가 부족하다고 지적하는 듯한 편집이 나왔다.


물론 예외도 있는데 김병관 김효진 이승준 신류진 최문희 등은 방송에서 많이 밀어주고 있고 순위도 높은 순위를 받고 있다. 아마도 지금 높은 순위를 받고 있는 참가자 대부분이 14회까지 갈 확률이 높기는 하다. 어차피 수백명의 연습생을 모아 놓아도 그중에 9명을 뽑는다고 하면 최종 9인에 뽑힐 만한 사람은 상당수가 거의 처음부터 정해져 있다. 그만큼 실력이나 매력이 압도적으로 뛰어난 사람은 그 숫자가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부터 반전 매력을 보여줄 참가자가 있어야 어떻게든 프로그램의 화제성이 반등을 할 텐데, 제작진도 그런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다. 현재로서는 제작진이 이하영 박수민 등을 새롭게 밀어줄 하다고 생각한 것 같다. 박수민이 어떤 점에서 선택되었는지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양현석의 안목에 뭔가 특별함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탈락한 참가자들은 안타깝지만 이제부터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상황이다.





탈락하고 나면 참가자들이 받았던 교복같이 생긴 유니폼을 반납해야 한다고 한다. 프로듀스 101 시즌1의 경우 의상을 참가자들에게 기념으로 줬는지 프로그램이 끝난 후 프로듀스 출신 멤버들이 여기저기 방송에서 프로듀스 101 의상을 입고 나오는 모습이 많이 나왔었다. 무슨 생각으로 옷을 반납하라고 하는지는 모르겠는데 너무 야박하기는 했다. 사소한 부분이지만 제작진이 참가자들에게 배려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제는 정말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더 유닛 리뷰에서도 강조한 부분이지만 시청자의 의견을 겸허하게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만 앞으로 남은 기간 반등의 가능성이 생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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