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팬들이 프로듀스48에 투표를 하기 위해 G마켓 계정을 사고 있었다?
2018년 8월 22일 디스패치 등에서 G마켓 계정 거래 의혹이 보도되었는데, 이것이 워낙 중요한 일이라서 소개를 하고 싶지만 프로듀스48 리뷰에 덧붙이기엔 이질적인 내용으로 보여 따로 서술하기로 한다.
중국 타오바오에서 G마켓 계정이 개당 10위안에 판매되고 있었다고 한다. 타오바오는 알리바바에서 운영하는 중국 최대 오픈 마켓이다.
매물로 올라온 계정은 1000만 개에 달하고 이중 약 2200여 계정이 이미 거래되어 있는 상태이다.
해당 사이트에는 계정 판매자가 중국 길림성 연변 조선족 자치주에서 판매 중이며 현재 999만 3000여 개의 계정 잔고가 남아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참고로 G마켓 전체 회원은 2000만 명 정도 된다.
G마켓 계정이 대량 거래된 것은 중국 팬들이 프로듀스48에서 투표를 하기 위해 G마켓 계정을 사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문제가 되는 것은 원래 우리나라가 보안이 취약한 편이고 예전부터 해킹 사건이 많이 있었기 때문에, 사실은 여기서 팔린 개인 정보가 무단으로 해킹되어 거래된 것일 가능성도 있다는 점이다.
G마켓 관계자는 내부 조사 결과 해킹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타오바오에서 판매 중인 계정은 진짜 계정이 아니라 여러 정보를 조합해 만들어진 가짜 계정으로 틀린 계정도 많다고 설명했으나, 해당 상품을 구매한 중국 네티즌이 G마켓 계정을 통한 프로듀스48 투표 인증을 타오바오에 많이 올려놓은 상태이다.
2008년 1월 중국인 해커가 옥션의 서버에 침입해 회원들의 이름, 주민 등록 번호, 주소, 계좌 번호 등을 유출한 사건이 있었다.
당시 20세의 해커는 옥션에게 해킹당한 사실과 회원 정보를 언론과 인터넷에 공개하겠다며 협박하고 14억 원을 요구했다고 하는데, 옥션은 범인이 접근할 때까지 피해 사실을 인지조차 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줬다.
당초 전체 회원의 60% 정도의 정보만 빠져나갔다고 밝힌 옥션은 2010년 3월 유출 피해 대상이 전체 회원인 1860만 명이라고 최종 발표했다.
결국 중국 공안과 공조 수사를 진행하여 중국인 용의자 세 명과 해킹을 공모한 한국인 용의자 두 명을 검거했으며, 한국인들은 공갈미수죄 등의 혐의로 징역 1년을 받았다.
여기서 문제는 개인 정보 유출에 대한 책임을 지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는 사실이었다.
옥션 회원 14만 6601명은 옥션 측의 부실한 사이트 관리에 대하여 1명당 20만 원씩 배상을 요구하며 역대 최대 규모의 손해 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는데, 재판부는 "인터넷의 특성상 모든 사이트는 해커의 불법적인 침입에 노출될 수밖에 없고, 완벽한 보안을 갖춘다는 것도 어렵다." 라며 옥션 쪽의 배상 책임이 전혀 없다고 판결해서 논란이 되었다.
2010년 8월에는 포털사이트 네이트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싸이월드를 운영하는 SK커뮤니케이션즈가 해킹을 받아 3500만 명의 개인 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있었다.
2012년에는 KT의 영업 전산망을 해킹해 870만 건의 개인 정보를 빼돌린 텔레마케팅 업체 대표가 구속되는 일이 있었다. 여기서 KT는 5개월간 고객 정보 유출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아니지만, 2014년 5월 21일 온라인 경매 사이트 이베이의 회원 정보 데이터베이스가 해킹되어 패스워드와 로그인 정보, 생년월일, 전화번호 등이 유출되었다며 사이트 공지 사항을 통해 이런 사실을 알리고 회원 1억 4500만 명에게 암호를 바꾸도록 요청한 적이 있다.
참고로 이베이는 국내 시장 점유율 1위인 온라인 오픈 마켓 G마켓과 시장 점유율 2위인 옥션을 모두 인수한 상태이다.
2차 투표까지 꾸준히 공개된 투표수는 계속해서 홈페이지 투표와 G마켓 앱 투표 모두 12로 나누어 떨어지지 않는 숫자가 나와서 의아함을 준 적도 있는데, 과연 투표 프로그램 자체의 보안은 얼마나 잘 되고 있는 것인지도 불신이 생길 수 있는 상황이다.
철저히 관리되고 보호되어야 할 회원 정보가 중국으로 유출된 것이 사실이라면 상당히 중대한 문제인데, G마켓뿐 아니라 국내 많은 쇼핑몰 아이디들이 중국에서 많이 거래되고 있다고 하며, 각종 한국 게임 서비스 접속 등을 위한 다음카카오 계정, 성인 인증이 필요한 아프리카TV 계정 등이 오픈 마켓을 통해 버젓이 유통되고 있다고 한다.
G마켓 관계자는 이미 7월 중순부터 중국 IP를 차단한 상태이며, 이때부터 타오바오 측에 계정 삭제 요청 공문을 보냈지만 답변이 없는 답답한 상태라고 밝혔다. 중국 협력 센터를 통해 중국 내에서 거래가 이뤄지는 한국인 계정 정보, 개인 정보 등을 삭제하도록 협조 요청하고 있지만, 삭제율도 낮은 편이고 오래 걸리는 실정이라고 한다.
제작진이 이런 중대한 문제를 기사가 나가기 전까지 전혀 모르는 척하고 있었다는 것이 더욱 충격적인데, 여기서 7월 중순 중국 IP를 차단했다는 언급은 최근 프로듀스48에서 위에화, HOW 소속 멤버들의 순위가 갑자기 폭락한 것이 이것과 관련이 있을 수 있겠다는 의심이 강하게 들게 한다.
계정 거래 의혹이 보도된 이후 프로듀스 제작진 측에서 낸 입장은 앞으로 해외 IP 투표를 차단하겠다고 밝힌 것밖에 없는데, 현재 순위에 이미 팔려나간 계정에 의한 부정 투표의 영향이 많이 있었을 가능성에 대해 전혀 대책이 없다.
공식 외교 채널을 통해 중국 정부 당국에 판매자에 대한 제재 및 거래 중단을 요구할 생각도 안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후 외교부는 방송통신위원회의 협조 요청이 오는 대로 관련 문제를 중국 측에 공식 전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9월에 예정된 한중 경제 협력 회의에서 해당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다고 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어째서인지 "현재 상황에서 부처 간 협력이 이뤄지려면 공문 작성 등에 오히려 더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면서 "우선적으로 한중 인터넷 협력 센터를 통해 즉각적인 삭제 요청이 이뤄지도록 시스템화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 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이후 2018년 9월 5일 한중 외교 당국은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제22차 한중 경제 협력 종합 점검 회의를 개최했다. 사드 문제로 한중 관계가 냉각되어 경제 협력 회의가 중단된 지 3년 만에 다시 회의가 열렸다는 것 자체가 매우 의미 있는 일이었으며, 여러 가지 양측 기업 애로사항 해소 방안과 문화 교류 활성화, 인적 교류 확대 방안 등에 관해 논의했다고 하는데 자세한 사항은 알 수 없지만 외교부의 보도자료를 보면 중국에서 한국의 쇼핑몰 아이디나 각종 계정이 거래되는 문제나 해킹 의혹에 대한 문제는 전혀 거론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하여튼 G마켓에서 7월 중순 해외 IP를 차단한 이후에도 프로듀스48에 부정 투표가 개입되었을 가능성이 적지 않은데, 적극적으로 계정을 구입해서 투표에 참여하려는 중국인이라면 한국에 있는 중국인이나 조선족에게 부탁해서 구입한 계정으로 투표를 해주도록 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애당초 한국에서 타오바오를 통해 계정 대량 구입을 한 사람이 있었을 수도 있다.
한국에서 국민프로듀서에 의해 뽑힌 소녀들이라는 컨셉의 프로듀스가 사실은 해외 IP에 의한 투표가 들어갔다는 사실도 충격적이지만, 더욱 문제인 것은 소수의 사람들이 대량의 계정을 구입하여 대량 투표를 시행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투표의 공정성에 금이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누군가 부정 투표를 대량으로 실시하는 사람이 있었다면, 아마도 그 투표의 대상이 되는 참가자는 원래 프로그램에서 매우 인기가 높은 참가자는 아니었을 가능성이 높으며, 팬덤의 숫자 자체는 많지 않아도 적극적으로 투자를 잘 해주고 돈을 아끼지 않는 소수의 열성팬을 보유한 경우였을 가능성이 높다.
기존 많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투표 인증을 하면 추첨을 통해 치킨 기프티콘을 준다는 등의 영업은 항상 있었다. 이런 영업도 따지고 보면 부정행위라고 할 만하지만 시각에 따라서는 팬들이 어차피 투표할 멤버에게 투표를 하고 행운권 추첨처럼 하나의 이벤트로 생각할 여지도 있어서 애교로 봐주는 경향이 있었으나, 이번에 타케우치 미유의 팬덤은 투표 인증 이벤트에 아이패드, 플레이스테이션과 맥북, 문화상품권을 상품으로 거는 등 정도가 지나친 부분이 있었다.
애당초 제작진은 경품 이벤트가 과열되는 현상을 막으려는 의지가 전혀 없었던 것으로 보이며, 방송에서 팬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멤버들의 멘트를 꾸준히 내보내는 등 은근히 조장하는 태도까지 보였는데, 10대 청소년이 많이 보는 프로그램에서 금권 선거를 연상시키는 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어떻게 해도 좋게 생각해주기가 힘들다.
이런 부정행위에 가까운 이벤트는 어떻게든 금지시켰어야 한다고 보는데, 아무런 제재가 없다 보니 그동안 지나친 경품 이벤트를 하지 않고 있던 팬덤에서도 문자 투표에 TV, 노트북 등의 경품을 걸기 시작하고 있다. 현재는 거의 대부분의 참가자 팬덤이 다 이런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부정 투표 가능성은 프로그램의 이미지에 매우 치명적일 수밖에 없는데, 과연 프로듀스48 제작진이 계정 거래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진지하게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 것인지 상당히 의구심이 들고 있다.
제작진은 이번에 기사가 나온 후 파이널 투표에서는 G마켓 투표에 휴대폰 번호 인증을 도입하기로 했다.
누군가 CJ ONE 아이디를 대량 구입해서 대량 투표하는 사람이 있을 가능성은 생각하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이번에 기사가 나온 타오바오의 2200 계정이 부정 투표의 전부라면 순위에 큰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라서 다행이겠지만, 최근 프로듀스48에서 여론과 많이 다른 급격한 순위 변동이 나오는가 하면, 프로그램의 인기에 비해 의아할 정도로 높은 숫자의 투표수가 공개된 사실은 어쩌면 밝혀지지 않은 대량의 계정 거래가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줄 수 있다.
상당수의 열성팬들이 가족 친척 친구들의 명의를 도용해서 대량 투표를 시행하고 있었는데, 아까워 보이는 멤버들이 많이 탈락하며 투표에 의욕이 줄어드는 현상도 있었을 것이다. 전화번호 인증 도입 후 파이널에서는 G마켓 앱을 통한 투표수 자체가 상대적으로 많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은데, 이런 현상이 기존에 G마켓 앱 투표에 부정 투표가 많았던 것으로 오해를 살 여지도 있다.
파이널에서 터무니없는 투표 결과가 나와도 문제겠지만, G마켓 투표 휴대폰 번호 인증 도입 후 3차 때와 전혀 다른 투표 결과가 나온다면 이전의 투표에 부정 투표가 많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로 인식이 되어서 더욱 논란이 될 것으로 보였다.
논란을 의식했는지 최종 투표에서 전체 득표 중 G마켓 앱을 통한 투표수가 얼마였는지는 결국 발표하지 않았다. 파이널 생방송에서는 3차 순위에 비해 꽤 이변이 많기는 했으나, 최종 멤버 구성을 보면 방송 시간이 당겨지며 10대 청소년들의 문자 투표가 늘어난 것이 가장 결정적으로 작용한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