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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31 Mnet 프로듀스 X 101 5회

다시 시작된 치열한 경쟁

by 황진택



이날 방송에서는 어떻게든 분량을 확보해보려는 연습생들의 눈물겨운 노력이 계속 이어졌다. 제작진이 밀어주는 주요 멤버들의 다소 무리수다 싶은 쓸데없는 분량을 많이 내보내 주느라고 많은 연습생들의 소감이 통편집되었다. 지난주 경연 영상은 이전 시즌처럼 오로지 어느 소속사인가에 따라 분량 배분을 하지는 않은 느낌이 있어서 많이 칭찬했던 바 있지만 이날 소감 발표들은 이전 시즌처럼 대체로 소속사의 차이에 따라 편집을 결정한 것 같아 보였다.


이날 손동표는 손가락에 깁스를 하고 있는 모습이 있었고 방송 초반에는 1차 경연 당시 한승우가 무릎이 안 좋았었다는 내용이 살짝 소개되었는데, 어쩌면 방송에 나오지 않은 멤버들의 잔부상이 상당히 많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방송에 나온 소감 발표는 거의 눈물의 감사 인사 아니면 국민 프로듀서에게 애교 두 가지 패턴밖에 없어 보였다.


이번 시즌 프로듀스 시청자들의 주 연령대가 이전 시즌보다 높다 보니 체력이 달려서 새벽까지 방송 보기가 힘들다는 원성이 많이 나오고 있다.




별다른 이변이 없었던 순위 발표식

1차 탈락이 결정되는 순위 발표식은 이번 시즌에도 역시 거의 아무런 이변이 없이 주로 방송에서 분량을 많이 받은 순서대로 순위가 결정되고, 분량을 받지 못한 많은 멤버들이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하고 탈락해 버리는 상황이 다시 한번 반복되었다.


40위에 오른 강현수가 지난주 대비 29계단 상승해서 가장 높은 순위 상승을 기록했다. 강현수가 이렇게 많이 오른 것은 확실히 아버지의 홍보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아들을 생각하는 마음에서 중년의 아버지가 피켓을 들고 여고 앞에서 홍보를 했다는 스토리는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이 정말 공감이 가고 시청자들의 감정선을 자극하는 이야기였으나 약간의 반칙성도 있기는 했다.


애당초 강현수가 A등급 연습생 치고 순위가 낮았던 이유는 순전히 초반 분량이 너무 없었기 때문인데, 1차 경연에서 그래도 분량이 나온 편이기 때문에 이 홍보가 없었어도 생존은 했을 것이다.

이날 방송에서는 개인연습생의 활약이 대단하다고 많이 강조했는데, 개인연습생이 최수환 강석화 이유진 이협 김성연 등 5명이나 살아남긴 했으나 대부분 하향세이기 때문에 이번에 개인연습생의 활약이 컸다고 하기는 애매하다.


프로듀스 X에서 개인연습생과 모델 멤버를 많이 투입한 것은 사실 단순히 나올 사람이 너무 없어서였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은데, 모델 기획사 연습생도 8명이나 출전했으나 ESteem의 유리와 에이코닉 권태은 두 명만 생존했다.



권태은이 기획사별 영상에서 선미의 사이렌으로 공연한 것은 제작진이 요구한 것이라는 루머가 있다. 이후 눈이 잘 안 보여서 팀을 잘못 뽑아 놓았다며 악의적인 편집을 받았지만, 악마의 편집이라도 일단 분량이 많이 나오면 생존에 유리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증명하며 강현수 다음으로 높은 순위 상승을 기록했다.


권태은은 항상 웃는 얼굴이기 때문에 호감픽으로 많은 표를 얻은 것 같아 보인다.


분량을 많이 받고도 탈락한 사람은 앙자르디 디모데가 거의 유일했다. 개인연습생 이하민이 상당히 아깝게 탈락했는데, 4회 방송에서 소개된 대로 단지 목 컨디션 관리가 안 된 것 때문에 공연에서 활약이 줄어든 것이라면 매우 안타까운 상황이기는 하지만, 얼반웍스의 김민서가 82위에 그친 것을 보면 이하민이 경연에서 활약하는 장면이 많이 나와줬더라도 그다지 순위에 큰 영향은 없었을 것 같다.


이번에 YG 간판을 달고 나온 2인은 모두 살아남았다. 최근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에서 지난 2014년 YG의 양현석 대표와 가수 싸이가 외국인 투자자와 함께 한 술자리에서 유흥업소 여성들을 불러 접대를 했다는 의혹이 보도되며 대중의 여론은 이하이와 악동뮤지션이라는 평소 이미지가 매우 좋았던 가수들마저도 YG라는 이유로 보이콧한다는 분위기인데, 방송에서 좋은 분량을 받은 적도 없는 두 사람이 여유 있게 생존한 것은 다소 의외였다.



방송이 나가기 전 생존 연습생들의 순위가 자세히 소개된 스포일러가 인터넷에 떠돌았다.

스포일러의 존재는 방송에 대한 기대감을 줄여버릴 수 있기 때문에 프로그램에 상당히 부정적이다.

이후 제작진이 유출자를 색출해 냈는지 스포일러를 유출한 스텝의 사과문이 올라왔고, Mnet 관계자는 차후 시청권 보호를 위해 스포일러 발생 시 법적인 조치를 할 것이라며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이날 방송 내내 영상이 어색하게 끊기는 장면이 너무 많았다.

지난 시즌들도 항상 프로그램 후반으로 갈수록 편집이 엉성한 장면이 많이 나왔지만 1차 순위발표식까지는 그래도 깔끔하게 나왔던 편인데, 뭔가 제작진의 집중력이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인 것 같다.


멤버를 호명하기 전 MC의 멘트는 원래 반전을 노리고 애매하게 서술하는 경우가 많지만, 20대 멤버에게 10대의 외모를 가지고 있다고 하거나 귀여운 이미지의 멤버에게 카리스마를 보여줬다고 하는 등 의아한 대본으로 연습생들을 어리둥절하게 한 장면도 많이 있었다.




연습생들의 실력 문제와 앞으로의 전망

이번 시즌 연습생들의 전반적인 실력이 하향 평준화되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사실 공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연습생들도 많지만 실력이 좋은 연습생들은 대부분 데뷔 경험이 있는 중고 신인들이며, 현재로서는 대중적인 팬들의 관심을 끌 만한 화제성 있는 멤버가 너무 부족하고 단순히 외모로만 관심을 많이 받는 멤버들이 더 많은 상황이다.


현재 1위 김요한과 2위 김민규가 모두 연습 기간이 매우 짧은 연습생이라는 사실은 상당히 큰 불안 요소이다.

지난주 리뷰에서 김요한을 많이 칭찬했지만 어디까지나 연습 기간이 짧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잘했다는 것이지, 사실 일반적인 K-POP 팬들의 눈높이를 충족시키기에는 많이 부족한 실력이었다.


전반적으로 이번 시즌 높은 순위의 멤버들이 비주얼은 괜찮을지 몰라도 실력적인 면에서는 상당히 부족해 보인다.

신규 유입될 만한 대중적인 성향의 팬들이 주로 높은 순위 멤버들의 직캠을 보는 것으로 관심을 보이기 시작할 수 있는데, 공연 영상으로 신규 팬들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며 현재로서는 프로듀스 X가 갈수록 보는 사람들만 보는 프로그램이 되어 버리는 상황이 더욱 고착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현재 프로듀스 X 101의 시청률은 2% 초반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으나 화제성 지수는 매우 높다. 화제성 지수란 인터넷에서 이 방송에 대하여 얼마나 많이 언급되느냐를 수치로 표현한 것으로, 관련 단어가 나온 게시글 수, 댓글 수, 동영상 조회수의 합산이다. 지난주에는 예능 부문 점유율 27.87%를 찍었는데, 이 정도면 프로듀스48보다 약간 더 높은 편이다.


이번 시즌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은 지난 시즌보다 확실히 더 줄어들었으나 화제성 지수는 높은 이유는 트위터 등에서 자발적인 홍보를 열심히 하는 팬들의 적극적인 활동 덕분인 것 같다.


지난 시즌 우익 의혹이 있는 일본 회사와의 합작을 이유로 여초 카페 등에서 이 프로그램에 대한 언급 금지 운동이 있었는데, 회사도 경영진도 제작진도 방송 제작 철학도 거의 그대로이지만 남자가 나온다는 이유로 이번에는 언급 금지를 하고 있지 않은 것이 일단은 크게 도움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인터넷에서 프로듀스 X에 대하여 많이 언급하는 것 자체도 그들만의 리그가 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도 있다.


필자가 프로듀스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만큼 관련 홍보글을 많이 찾아보고 있는데, 아무래도 필자가 남자라서 여초 카페 용어를 잘 모르기 때문에 사실 상당수의 홍보글을 읽고 도무지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는 경우가 많다. 좀 더 대중성을 노린 홍보가 되어주면 더 좋을 텐데, 인터넷에 남자는 물론 여초 카페를 이용하지 않는 여자가 봐도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는 글을 올리는 것은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프로듀스48을 홍보하는 사람들이 어째서인지 마치 글을 쓰는 본인이 남자인 것처럼 위장해서 글을 쓰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는데, 간혹 지난 시즌에 이어서 이번 시즌에도 활발히 활동하는 사람들이 이번에는 자연스럽게 여초 카페 스타일의 약어와 비속어를 많이 사용한 홍보글을 올리고 있다.


한편, 커뮤니티 등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사람들의 문체를 보면 이번 시즌 프로그램의 팬들은 지난 시즌보다는 어느 정도 나이가 있는 여성이 더 많은 것으로 보인다. 프로듀스48 때는 확실히 프로그램에 관심을 가진 어린 팬들이 꽤 있었는데, 이번 시즌은 안타깝게도 다양한 계층의 팬들을 확보하는 것은 아직까지는 상당히 실패한 것 같다.


네이버 TV 댓글 란을 보면 댓글 쓴 사람의 연령과 성별이 퍼센트로 표시된다. 일단 남자 아이돌을 뽑는 것이기 때문에 성별 90% 이상이 여성인 것은 어쩔 수 없고, 불과 2년 전인데 프로듀스 101 시즌2의 경우는 주로 20대 여성이 가장 많은 댓글을 썼는데, 프로듀스 X는 30대 여성이 가장 많은 댓글을 쓰고 있다. 이것이 30대 팬이 늘어난 것이 아니라 10대, 20대 팬들이 줄어들은 것이라는 게 문제다.


프로듀스48은 논란도 많았지만 어쨌든 남녀노소 골고루 응원을 보낸 편이었다. 아직은 프로그램의 성패를 판단할 시기가 아니지만, 주된 팬층이 너무 30대 여성층만으로 고정되어 있는 것은 그다지 바람직하지는 않아 보인다.


현재의 상황은 제작진이 자초한 것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젊은 시청자층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뭐든 변화된 모습이 나와줘야 했지만 변화는 완전히 포기한다는 컨셉을 너무 고집했고, 기존 시리즈에서도 항상 대중적인 호감을 많이 깎아먹었던 변태적인 컨셉만 더욱 열심히 시도한 결과 자연스럽게 젊은 시청자들은 멀어지고 아줌마 팬들만 남게 된 것이다.



프로듀스 101 시즌2의 경우 상당히 다양한 매력의 참가자들이 골고루 등장한 편인데, 미소년 캐릭터도 있기는 했지만 대부분 멤버들이 다 그냥 평범한 어린 남자애들 느낌이었다면 이번 시즌은 전체적으로 뭔가 남자인데 청순한 느낌을 주는 멤버가 대폭 늘어났다. 이것이 어쩌면 제작진 입장에서 나름 고객의 니즈를 파악해서 멤버 선발에 반영한 것일 수 있다.

어쩌면 누가 봐도 성공 가능성이 희박해 보이는 상황에서 어떻게든 시즌을 이어가야만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현재 상황에서 최선의 방법을 찾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현재 상황은 당연히 확실한 팬층이 없는 상황인 것보다는 훨씬 나은 현상이고, 앞으로 프로그램이 아무리 망하더라도 구매 능력이 있는 아줌마 팬들에게 집중해서 공연형 아이돌로 팀을 유지하는 것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대로는 프로듀스 X 데뷔조의 비주얼은 전체적으로 괜찮게 나올 것 같은데 실력이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방탄소년단이 성공한 것은 여러 복합적인 원인이 있지만 가장 직접적인 것은 칼군무로 대표되는 K-POP 특유의 고난도 퍼포먼스가 어필이 된 것인데, 이대로 간다면 최종 데뷔조가 제작진이 공언한 대로 빌보드를 정복한다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아 보인다.



결과적으로 CJ가 꾸준히 만들고 싶어 했던 극장 공연형 아이돌이 탄생하기 적절한 상황이 만들어지기는 했지만, 프로듀스 X 101의 현재 인기는 제작진의 목표에 많이 미달할 것 같다.

이제는 포지션 평가 이후 새로운 반전이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이 되었다.

현재 분위기는 그다지 긍정적이라고 할 수 없지만 포텐셜이 다 터지지 않은 연습생들이 많이 살아남아 있기 때문에 아직 가능성은 많이 남아있다.


자기가 응원하는 멤버를 데뷔시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그 멤버를 응원하는 활동을 하는 게 아니라 다른 멤버를 비난하고 악성 루머를 유포하는 악성 팬들이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너무 많이 활동하고 있다는 것도 상당히 불안 요소이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데뷔 가능성이 보이는 멤버들에 대한 온갖 음해와 모략이 판을 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데뷔를 꿈꾸는 멤버들은 앞으로 악플의 충격에 꿈이 꺾여버리지 않게 더욱 마음을 단단히 먹고 준비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전 시즌에 비해 확실히 인재 부족 현상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 상위권에 들어온 연습생들은 웬만하면 다 데뷔에는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누적 투표는 픽이 줄어들면서 늘어나는 정도가 줄어들기 때문에 이번 시즌 11번째 멤버로 선발될 가능성이 높은 연습생은 초반 순위에서 높은 순위에 있는 연습생들이다.



김요한이 연습 기간이 짧은 연습생 치고는 미션을 잘 수행했고, 웃을 때 못생겨진다는 말이 있지만 이 정도면 외모가 괜찮은 편이라 제작진이 밀어줄 만한 연습생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 지난 시즌 사쿠라처럼 극단적으로 많은 분량을 몰아 받은 것은 아니지만 확실히 모든 연습생들 중 가장 많은 분량을 받았다.

실력이 부족한데 분량이 많아서 높은 순위에 있다는 사실은 반감을 사기 쉽고, 이미 김요한만 밀어주는 제작진에 대한 불만이 많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전 시즌 리뷰에서도 몇 번 언급했지만 무조건 분량만 많이 준다고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다. 특히 똑같은 영상을 자꾸 반복해서 보여주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


김민규는 실력적인 면으로는 어필하지 못했지만 방송에서 꾸준히 인성이 좋다는 사실이 언급되고 있기 때문에, 사실 모든 연습생들 중 가장 유리한 상황이라고 본다.

제작진이 편집으로 최대한 도와주겠지만, 앞으로 경연에서 뭔가 실력이 확 늘었다는 서사가 나와주기만 한다면 결국 김민규가 최종 우승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송형준은 최근 짧은 시간 동안 상당히 많은 팬층을 확보했는데, 원래 호불호가 갈리는 연습생이며 우는 장면이 많이 나왔다는 점이 양날의 검이라서 팬들이 늘어난 만큼 안티도 같이 늘었다는 단점이 있다.


김우석도 많은 불안 요소가 있는 멤버지만 웬만하면 데뷔조에는 포함될 것 같다. 만약 김우석을 비롯한 중고 신인 중에 우승자가 나온다면 프로그램의 이미지에 그렇게 좋지는 않기 때문에, 결정적인 상황에서는 제작진이 배척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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