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든지 망해도 괜찮다. PD픽만 살리면 된다 라고 강변하는 제작진
국민 프로듀서의 선택이라는 캐치프레이즈가 무색하게 프로듀스 시리즈는 항상 결국은 PD 마음대로 대부분의 데뷔조가 결정된다는 전통이 있기는 하지만 어쨌든 지난 시즌들에서 항상 팬들의 움직임이 조금씩 결정적인 변수가 되어 주기는 했다.
최근에는 팬들이 뭔가 학습이 되어 있다는 사실 자체가 상당히 큰 변수가 되고 있다.
프로듀스48의 경우 시즌 1, 시즌 2를 학습한 시청자들이 견제의 중요성을 인식하며 온갖 견제픽, 트롤픽이 난무하고 상위권에서 중위권까지 멤버들 사이의 투표수 차이가 크지 않고 다닥다닥 붙어있었던 것이 가장 큰 특징이었다면, 프로듀스 X는 데뷔를 기대할 수 있는 순위와 그렇지 않은 순위 사이의 투표수 차이가 극단적으로 크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제 팬들은 어차피 각종 견제해봤자 별 소용이 없고 제작진의 농간을 극복할 수 없다는 현실을 많이 받아들였는지 이전 시즌에 비해 하위권 연습생의 홍보 자체를 많이 포기하는 모습을 보이는가 하면, 상당수의 중하위권 연습생 팬들이 처음부터 본인픽을 포지션 평가까지만 살리자, 컨셉 평가까지만 살리자 등 현실적인 목표를 잡고 활동하며 목표 달성 뒤 득표가 급격히 떨어지는 현상이 나오기도 했다.
이런 현상은 이번 시즌 인재 부족 현상이 너무 심해서 팬들이 목숨걸고 영업을 할 만한 멤버의 숫자가 많이 부족했기 때문이기도 한데, 결국 팬들의 움직임이 여론을 주도하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PD가 찍으라는 멤버들만 높은 순위를 계속 차지하고 있는 현상은 대중적인 팬들의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 자체를 꺾어버리며 기존 프로듀스 팬층에서 가장 중심 역할을 했던 학식픽, 회식픽 계층이 힘을 쓰지 못하고 시청자들의 관심이 쇼타와 중고라는 극단적인 양단으로 치우치게 되며 이번 시즌 프로그램 자체가 그 어느 때보다 그들만의 리그가 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런 이유로 프로듀스 X의 최종 데뷔조가 아이즈원 이상으로 좋아하는 사람들만 좋아하는 아이돌이 될 가능성이 많아 보이는 상황이다.
급식픽은 고등학생 이하, 학식픽은 대학생, 회식픽은 회사원이 주로 찍어주는 연습생을 뜻한다.
이날 방송에는 반가운 얼굴들이 등장했는데, 바로 지난 시즌 스톤뮤직 소속 연습생으로 등장한 배은영과 이시안이 관객으로 참가한 것이다.
하지만 의외로 인터뷰 장면도 나오지 않고 거의 통편집되었는데, 간혹 이시안의 리액션 장면만 몇 번 나왔다.
설마 진짜로 이 멤버들이 이제 Mnet 소속이 아니라서 편집해버린 것일까?
지난 시즌에 나왔던 스톤뮤직 연습생들은 프로듀스48 종료 후 소속사를 옮겼다는 루머가 돌기도 했었지만 회사 차원이나 개인적인 입장 표명이 없었기 때문에 진위는 알 수 없다.
사실 아이돌학교가 끝난 지 2년밖에 안됐기 때문에 최초에 스톤뮤직과 계약한 기간이 끝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은데, 이시안은 최근 인스타그램 라이브로 배은영과 함께 프로듀스 X 101 방청 예정이라는 사실을 예고했으나 계약이나 데뷔 계획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없었다.
스톤뮤직은 대충 Mnet 서바이벌을 통해 데뷔한 아이돌을 관리하는 CJ 자회사라고 할 수 있으며, 아이돌학교와 소년24의 데뷔조로 각각 구성된 프로미스와 IN2IT의 소속사였다.
아직 스톤뮤직 소속 가수가 몇 명 있지만 현재 CJ에서는 이 회사를 음반 유통사로만 남기고 정리하고 있는 중인 것으로 보인다.
아이즈원 데뷔와 함께 신생 기획사 오프더레코드 엔터테인먼트가 프로미스를 같이 관리하게 되었는가 하면, 프로듀스 X에는 IN2IT의 멤버인 김성현이 출전했던 바 있다. 김성현이 X 부활전 영상에서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는 발언을 한 사실과 탈락 후 공개한 손편지에 IN2IT 관련 내용이 전혀 없는 것으로 봐서 어쩌면 IN2IT도 결국 이대로 소리 소문 없이 해체할 가능성이 꽤 있어 보였다.
알고 보니 김성현에게는 다른 사정이 있었는데, 이후 2019년 9월 5일 MMO엔터테인먼트에서 김성현이 개인 사정으로 IN2IT 활동을 종료하기로 했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김성현 본인도 인스타그램을 통해 탈퇴 심경을 전했는데, 김성현의 설명에 의하면 아버지가 택시 기사를 하고 계신데 허리가 많이 안 좋으신데도 생계를 위해 일을 나가셔야 하는 아버지를 지켜보며 경제적인 소득이 없는 일을 계속하는 게 맞는지 고민을 했다.
IN2IT이 뚜렷한 활동을 하지 않고 있어서 회사에 활동 계획에 대한 질문을 해 봐도 소년24 때 돈을 많이 써서 IN2IT에게 금전적인 투자를 하기 어렵다는 부정적 대답만 들었고, 멤버들 헤어, 염색, 커트 비용마저 개인 돈으로 지불하라고 해서 개인 돈으로 지불해 왔으며, 결국 아버지의 디스크가 많이 악화돼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게 되어 회사에 팀 탈퇴를 해야 할 사정을 이야기하자 3억 5천만 원의 위약금을 요구받았다.
IN2IT 계약 당시 계약금은 물론 정산을 받은 적이 한 번도 없으며 최근 1년간 한 달에 5만 원씩 받은 것 말고는 2년 동안 한 번도 돈을 받은 적이 없는데 이런 위약금을 요구했다고 한다. 이후 위약금은 1억 2천만 원으로 조정해줬다는데, 팀 탈퇴는 정해졌지만 아직 CJ 소속이며 앞으로 위약금을 내야만 계약 해지를 해준다고 한다.
애당초 프로듀스 X 종료 후 SNS나 개인 활동을 회사에서 막고 있었는데, 위약금을 낼 때까지는 어떤 일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 사랑을 보내준 팬들에게 보답할 수 있는 기회가 없어서 억울하다는 말을 전했다.
참고로 오프더레코드는 법인은 MMO 산하 레이블인데 소재지와 인력은 사실상 플레디스이며, 크나큰과 베스티의 소속사였던 YNB엔터테인먼트가 폐업하며 YNB의 대표이사였던 방윤태 씨가 오프더레코드의 창립 대표로 되어 있다.
프로듀스48 종료 후 잠깐 근황을 공개한 이가은과 허윤진이 오프더레코드 연습실을 쓰고 있었다는 말도 있었는데, 결국 이가은은 아무 하는 일 없이 1년여간 방치되었다가 최근 플레디스와의 계약 종료를 발표했다.
이후 2019년 7월 16일 이가은은 배우 소속사인 높은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이날 스톤뮤직에서는 새로운 아이돌 프로젝트를 공식 발표했다. 2019년 6월 6일, 미국 뉴욕에서 개최되는 KCON 2019 NY에 부스를 설치하고 멤버들을 최초 공개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 계획은 프로그램 이름은 월드 클래스로 최종 데뷔조는 TOO(Ten Oriented Orchestra)라는 이름이 이미 정해져 있다. 지난 6월 26일 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와 걸그룹 네이처의 소속사인 n.CH 엔터테인먼트, Mnet의 합작으로 당장 올해 9월부터 아시아계 남자 일반인 20명이 등장하는 서바이벌을 굳이 또 한다는 계획을 공개했었다. 20인으로 서바이벌을 해서 10명을 데뷔시킨다는 모양이다.
연예 기획사에서 새로운 아이돌을 론칭하는 거야 좋은 일이지만 그래서 기존에 데리고 있던 팀은 어떻게 되느냐 하는 점이 문제다.
애당초 배은영 등이 어디 소속인지도 불분명하고, Mnet이 딱히 이들을 데뷔시켜 줄 의지나 기획이 원래 없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도 있어서, 이번에 배은영과 이시안이 나타난 것은 상당히 놀랄 만한 등장이었다.
이미 Mnet에서는 아이돌학교 1반이라는 이름으로 멤버들을 깜짝 공개를 했다가 이후 별다른 활동이나 설명 없이 그냥 넘어갔던 전례가 있기 때문에 다소 의구심이 생긴다.
문제의 아이돌학교 출신 연습생들이 근황 공개를 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뭔가 컨셉이고 사실은 2년째 꾸준히 데뷔 준비를 하고 있다는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기에는 스톤뮤직의 활동 내역도 신뢰가 안 가고 너무 홍보가 없다.
어쩌면 이해인 등의 멤버들은 그냥 마음의 상처가 깊어서 SNS를 안 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회사에 의지가 있었다면 일찌감치 MXM 같은 활동을 했을 텐데, 아무래도 Mnet이 이들과 그냥 연습생 계약만 해 놓고 별다른 계획 없이 방치하고 있는 상황이 아닌가 우려된다.
어쨌든 Mnet에서는 프로듀스 X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바닥에 떨어진 상황에서 배은영과 이시안의 깜짝 공개를 통해 화제성을 잡아보자 했을 가능성이 높다. 팬들에게 Mnet이 앞으로 스톤뮤직 연습생들을 활용할 계획이 있는 것인가 기대를 하게 하려는 의도가 있었을 수도 있는데, 이것이 잔인한 희망고문이 되지 않고 이 멤버들이 더 이상 마음에 상처를 받지 않고 언젠가는 정식 데뷔를 하게 되었으면 좋겠다.
프로듀스의 세계는 마치 불공정한 한국 사회의 축소판 같아 보인다.
최근 상당수의 국정 농단, 사법 농단의 주역들, 각종 갑질과 가사 도우미 불법 고용, 밀수 등 다채로운 범죄를 저지른 재벌가 사람들, 마약과 성접대 등 충격적인 민낯을 드러낸 K-POP 마피아 등 우리 사회의 각종 적폐들이 사실상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고 유유히 빠져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어쩌면 프로듀스 제작진도 뭔가 시청자와 대중들을 좀 더 개돼지 취급을 해도 괜찮겠다는 자신감을 얻은 모양이다.
제작진은 김우석이나 최병찬 같은 멤버가 최종 1위를 차지하는 것은 싫지만 데뷔조 포함까지는 인정한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만약 처음부터 이들을 최종 데뷔조에서 배제하겠다는 생각이 있었으면 1회에서 관심을 끌 용도로만 사용하고 2회부터 꾸준히 리액션 장면도 하나도 안 주고 계속 통편집했을 것이다.
이제 와서 중고 신인이 1위 하는 그림은 안 좋다며 쓸데없는 악마의 편집을 계속하는 것은 상당히 멍청한 행위가 아닐 수 없는데, 이런 상황이 처음이 아니라 실력파 멤버가 욕심을 부린다는 스토리를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행위는 이전 시즌 유연정, 하성운, 권은비 등 여러 멤버들에게 꾸준히 많이 시도했던 부분이다.
애당초 실력픽에게 한 표를 행사하는 계층은 인성을 보고 투표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 효과도 없는데도 제작진은 이번 시즌까지 꾸준히 이런 쓸데없는 짓을 계속하고 있다.
최종 데뷔조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멤버에게 너무 심한 악마의 편집은 결국 제작진이 스스로 프로그램의 최종 데뷔조 자체에 비호감 이미지를 만드는 것밖에 안된다.
제작진이 무슨 생각으로 어떠한 최종 데뷔조를 편성하고 싶은지는 알겠으나 투표를 독려하는 국민 참여형 오디션 프로그램을 표방하고 있는데 연습생들 간의 분량 배분의 차이가 너무 심하게 불공정하며, 악마의 편집, 천사의 편집이 지난 시즌 이상으로 너무 노골적이다. 무엇보다 밀어주는 연습생들이 다들 실력 면에서 의문 부호를 지속적으로 너무나 많이 노출하고 있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거부감이 꾸준히 많이 쌓이고 있다.
제작진이 어떤 연습생을 최종 1위로 만들 것인지 생각할 때가 되었는데, 이날 방송은 의외로 김요한에게 방송의 역량을 최대한 집중하는 모습이 아니었고, 상당히 여러 명의 연습생들에게 분량을 골고루 뿌려줬으며, 전반적으로 칭찬하는 내용만 많이 나온 것이 긍정적이었다.
다만 지난주부터 불거지기 시작한 유독 김우석에게만 부정적인 내용의 서사가 많이 나오는 기조는 이날도 뚜렷하게 유지했다.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3차 탈락을 앞두고 변수와 반전을 만들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요소인 직캠 공개가 결국 3차 투표가 끝나버리는 이날까지 열리지 않았다. 이것은 직캠 공개가 대체로 실력자 멤버들에게 유리하고, PD픽 연습생들에게 불리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도 표면적으로는 오디션 프로그램이고 아이돌 연습생들의 노래와 댄스를 보고 투표하라는 프로그램인데, 아예 공연을 안 보여주고 심지어 연습 영상조차 거의 안 보여준 상황에서 3차 투표를 마무리하는 것은 확실히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다.
이번 시즌 직캠 공개를 안 하고 3차 투표를 마감한 것은 거의 김민규 때문일 것이다.
개인적으로 김민규에 대해서는 프로그램 초반부터 상당히 호감을 느끼고 있었고 지금도 이 연습생이 매우 뛰어난 자질을 가지고 있으며 다만 본인의 포텐셜을 다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뿐이라고 보고 있다.
보컬 문제는 노력해도 잘 안 되는 경우가 많지만 댄스는 대개 끊임없는 반복 학습으로 어떻게든 극복할 수 있다.
김민규의 비주얼은 뭔가 바르고 성실해 보이는 인상이며 많은 사랑을 받고 곱게 자란 학생 같은 느낌을 준다. 신뢰가 가는 인상이라 누구보다 열심히 착실하게 연습할 것 같아 보였다.
목소리도 좋은 편이고 가능성이 있어 보여서 필자의 리뷰에서도 긍정적인 서술을 많이 했고 개인적으로 꾸준히 투표도 하고 있었으며, 심지어 필자는 1차 경연 후 앞으로 김민규가 실력이 많이 늘었다는 서사가 나와주기만 한다면 최종 우승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언급까지 했던 바가 있다.
하지만 애써 섬세하게 포장해준 이날 방송 영상에서도 아직은 김민규의 실력이 다소 부족하다는 사실이 상당히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런 상황은 지난주부터 충분히 예상이 되고 있었는데, 제작진도 결국 이렇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예측하고 9회에서 김민규가 원래 이뻐이뻐 팀에서 상당히 가능성을 보여줬는데 팀이 바뀌어서 어렵게 된 것이라는 서사를 열심히 풀어냈지만 당시 가능성을 보여준 장면이라고 보여준 영상에서도 잘한다는 느낌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 연습생들의 실력이 전반적으로 하향 평준화되었기는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중도 포기 연습생 숫자도 적고 프로듀스 X 101에 참가한 모든 연습생들은 다들 언제나처럼 절실함을 가지고 정말 열심히 프로그램에 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9회에 자막으로 나왔던 말처럼, 다들 잘하고 싶고 열심히 하고 있지 못하고 싶어서 못하는 연습생이 어디 있겠는가.
제작진은 김민규에게 큰 기대를 걸고 그동안 꾸준히 밀어줘 왔는데, 아마도 김민규의 비주얼이 파이널 생방송에서 발라드 한 곡 할 때 센터에 서면 잘 어울릴 것 같은 모습이라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 다른 많은 PD픽 연습생들과 마찬가지로 연습 기간이 너무 짧아서 검증되지 않았다는 사실 자체가 큰 불안 요소였다. 짧은 기간 극적인 실력 향상을 보여주기에는 김민규의 타고난 재능이 확실히 부족했던 것 같다.
이미 김민규가 역대급으로 처참한 실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대중의 뇌리에 깊이 각인되어 버린 상황이며, 앞으로 김민규가 최종 데뷔 이후 지속적인 트레이닝을 받으며 실력이 향상된 모습이 나오더라도 데뷔조 활동에 꾸준히 악플이 따라다닐 가능성이 있다.
그동안 김민규를 밀어줘 온 제작진의 기세를 보면 투표 조작을 해서라도 데뷔조에서 떨어뜨리지는 않을 것 같지만, 앞으로 김민규가 제작진의 예상 이상으로 하락세를 보일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열심히 투표를 하고 있는 상당수의 팬들은 프로듀스 101 시즌 2를 열심히 시청했던 팬들이며, 자연히 워너원의 팬들이다. 프로듀스 시즌 2에서는 데뷔에 성공한 멤버들이 다들 원래 실력자였거나 정말로 프로그램을 통해 실력이 늘었거나 해서 최종 11인 중 10인은 최소한 안무 면에서는 한 사람 몫을 하는 멤버들이었다. 하지만 유독 실력 면에서 논란이 있었던 단 한 명의 PD픽 연습생을 끝내 데뷔조에서 밀어내지 못했다는 사실이 이후 워너원의 퍼포먼스 전체에 얼마나 안 좋은 영향을 끼쳤었는지 팬들은 잘 기억하고 있다.
남자 아이돌에게서 퍼포먼스는 너무나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상당수의 팬들 사이에서는 아무리 뛰어난 비주얼 멤버라도 3차 경연까지 수납이 안 되는 멤버는 버려야 한다는 인식이 공유되고 있다. 게다가 김민규는 못해도 예쁘기만 하면 괜찮다는 성향의 팬들이 지지하는 쇼타픽보다는 오히려 대중픽, 호감픽의 이미지가 더 강하기 때문에 더욱 타격이 클 수 있다.
이번 시즌 제작진은 과연 무슨 생각으로 향후 5년간의 활동 계획을 발표했을까?
자세한 배경을 알 수는 없지만, 애당초 이번 시즌 첫 단추부터 잘못된 것은 대한민국 대기업에서 흔히 발견되는 일종의 오너 리스크 문제였을 수도 있다.
프로듀스 시리즈의 제작진이 어차피 항상 비슷비슷한 방송 내용만 계속 만들고 있는데,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똑같은 작업을 계속 반복하면 점점 숙련도가 향상되어 갈수록 더 잘해야 정상일 것 같지만 이번 시즌은 그 어느 때보다 방송 초반부터 최근까지 꾸준하게 일일히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수없이 많은 자막 오류, 묵음 편집, 앞뒤가 안 맞는 편집이 너무 많이 나왔다.
매 시즌마다 항상 나왔던 다른 연습생 칭찬하는 장면을 오려내서 PD픽 연습생한테 갖다 붙이는 편집도 예전에 비해 너무 엉성하게 만들어져서 티가 많이 난다는 문제가 있다.
비하인드 영상이나 각종 이벤트도 뭔가 성의가 없는 듯 열심히 만들지 않은 듯 엉성한 편집이 계속되고 있는데, 갈수록 언론플레이조차 포기한 듯한 이번 시즌 제작진의 모습을 보면 아무래도 안준영 PD를 비롯한 프로듀스 제작진 스스로 이제 질려서 이 프로그램 그만 만들고 싶은데 위에서 시키니까 어쩔 수 없이 프로젝트를 한번 더 하게 된 것 아닌가 하는 느낌까지 준다.
근본적으로 프로듀스를 통해 탄생한 아이돌이 왜 사랑받았는가에 대한 연구가 전혀 없이 당장 더 돈 벌고 싶은데 2년 만에 원 소속사에 돌려보내야 하는 것이 너무 배 아프다는 근시안적인 멍청한 생각으로 충동적인 결정을 내린 것은 어쩌면 직접적인 제작진보다는 꾸준히 문화 산업이라는 이름으로 사업을 하면서도 공익적인 의미가 있는 활동보다는 뻔뻔한 표절과 골목 상권 빼앗기 작업만 항상 반복하고 있는 CJ 수뇌부의 결정일 가능성이 있다.
다른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흔히 나오는 문제지만, 대규모의 프로젝트에서 모든 것이 너무 짧은 시간에 결정되고 진행된다는 점도 항상 프로그램의 성공을 어렵게 하는 요소가 된다.
이렇게 많은 시간과 자본이 투입되는 사업을 충분한 계획과 연구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결정하는 데다가, 사실 항상 사기에 가까운 불공정한 오디션을 꾸준히 진행해왔는데도 불구하고 그동안 계속해서 기대보다 좋은 성적을 거뒀던 이유는 제작진과 관련된 요소는 전혀 없고, 전적으로 프로그램에 출연한 연습생들의 순수한 열정과 꿈을 위해 어려운 길을 가는 모습이 멋있다는 점이 시청자들에게 어필되었기 때문이다.
프로듀스 시리즈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얼핏 보기에는 흙수저가 열심히 노력해서 성공한다는 내용인 것처럼 보이는 서사에 있었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원래 이 땅의 젊은이들이 하나같이 다 암울한 상황에서 아무리 열심히 살아봐야 타고난 신분 차이를 극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어쨌든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스펙에 매달려야만 하고 앞이 보이지 않는 미래를 향해 죽어라 노력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연습생들의 사정과 비슷한 점이 있어서 뭔가 감정 이입을 할 여지가 있었을 텐데, 특히 K-POP 시장이 워낙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정말 놀랄 만큼 뛰어난 실력을 가진 연습생들도 성공하지 못하고 좌절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던 것도 있다.
여기서 실력적인 어필이라는 요소가 많이 줄어들었다는 사실도 큰 악재이지만, 이번 시즌 연습생들도 나름 절실함을 가지고 다들 열심히 하고는 있기는 한데, 프로듀스 X 101에서는 어째서인지 과거에 비해 시청자들에게 어필되는 연습생들의 절박함이라는 요소가 상당히 줄어들었다는 느낌이 보인다는 것이 더 문제다.
방송 화면을 통해서 보는 것만으로는 확신할 수 없지만 갈수록 PD픽 멤버들에게 지난 시즌 이상으로 거부감이 생기는 이유가, 꾸준히 분량을 많이 받아온 몇몇 비주얼 멤버들의 태도를 보면 이들이 과연 어렸을 때부터 아이돌을 꿈꾸고 준비해왔던 애들이 맞는가 싶을 정도로 지난 시즌 연습생들과 비교했을 때 절박함의 크기가 달라 보인다는 점에 있다고 본다.
물론 제작진의 압박과 탈락의 두려움이나 무대에 대한 걱정으로 정말 괴로워하는 모습이 많이 보이기는 하는데, 아무래도 평생을 바쳐서 이것만 해 왔기 때문에 여기서 떨어지면 물러날 곳이 없다 라는 절박함과, 아이돌에 대해서는 막연한 동경 정도만 가진 채 평범한 학교 생활만 열심히 하고 있다가 불과 몇 달 전 나도 프로듀스 나가서 인생 역전 한번 해볼까 하고 나온 참가자들과는 부담감의 깊이가 다를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에 아이돌 연습생이 워낙 많아서, 지금도 프로듀스 X에 나온 멤버들보다 비주얼 실력 인성 등 모든 면에서 훨씬 더 뛰어난데도 아무 빛을 보지 못하고 묵묵히 연습하고 있는 숨겨진 연습생들이 정말 셀 수 없이 많을 것이라는 사실을 대부분의 시청자들이 다 알고 있다.
프로듀스는 어쨌든 대단히 주목도가 높은 프로그램이고 얼마든지 숨겨진 실력자들의 훌륭한 등용문이 되어줄 수 있을 텐데, 제작진이 고르고 골라서 내놓은 PD픽 연습생들이 너의 목소리가 보여 나오는 일반인들만도 못한 실력을 가지고 있는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정말로 프로듀스가 공정한 오디션이라서 여러 기획사의 다양한 연습생들에게 기회를 주고 정당한 사전 오디션을 통해서 멤버를 선발하는 프로그램이라면 이렇게까지 극단적으로 나오지는 않았을 텐데, 이번 시즌 욕심껏 계약 기간을 늘리겠다는 것과 같은 이유로 애당초 제작진이 그저 돈벌이에만 관심이 쏠려있어서 갈수록 오로지 CJ의 직접적인 영향력 하에 있는 기획사에서만 멤버 선발을 하려고 하니 인재 풀이 너무 적었던 것이 문제였을 것이다.
하여튼 프로듀스48의 경우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내내 더 괜찮은 연습생이 있는데 특정 연습생들만 밀어주는 제작진의 태도에 원성이 많았는데, 이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하는 팬들이 가장 많이 언급하는 것이 비주얼이었으니까 프로듀스 X를 준비하면서 제작진은 앞으로 비주얼 되는 멤버들만 밀어주면 아무 문제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3번의 시즌 모두 제작진이 많이 밀어준 멤버들은 뭔가 문제점이 있어도 대부분 그래도 각자 어떤 점에서는 나름 수많은 연습생들 중 최종 데뷔조로 뽑힐 만한 장점이 있는 멤버들이라고 납득할 만한 점이 있었는데, 이번 시즌은 처음부터 이전 3차례의 시즌과 달리 확연한 2진 연습생들로 보이는 멤버들로 프로그램을 시작했기 때문에 최종 데뷔조의 역량에도 의문 부호가 붙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
프로듀스48 때는 일본 멤버들과 너무 비교가 된다는 문제 때문이었는지 실력픽 참가자들을 초반부터 많이 통편집해서 떨어뜨려버린 경향이 있었다.
방송만 본 대중들은 대체로 프로듀스48 때도 연습생들의 전반적인 실력이 많이 부족했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사실 지난 시즌은 방송에서 잘 부각이 안 된 실력파 멤버들이 상당히 많았던 것에 비해, 이번 시즌은 이미 떨어진 멤버들을 포함해도 확실한 실력파라고 할 만한 멤버가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다.
이 문제가 너무 심각해서 정말로 데뷔조의 데뷔 활동에서 무난한 퍼포먼스가 가능하긴 할 것인가 우려가 되는 상황인 데다가, 데뷔 후 정식 활동을 통해 실력이 많이 개선된다 하더라도 이미 프로듀스 X 101 방송을 통해 실력이 부족한 아이돌이라는 이미지가 굳어진 상태에서 과연 향후 5년간 꾸준히 사랑받을 아이돌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인지가 의구심이 생기는 상황이다.
최근 프로그램에서 주로 밀어주는 멤버들이 시청자들에게 동질감이나 감정 이입의 여지를 주기보다는 오히려 불공정한 배경의 금수저 계급을 연상시켜서, 갈수록 이 멤버들이 높은 순위에 있다는 사실 자체에 논란이 생기고 있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제작진은 꾸준히 프로그램이 성공하는 것보다는 특정 연습생을 띄워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입장을 뚜렷이 하며 갈수록 더욱 무리수를 남발하고 있다.
똑같은 논란이 너무 많이 반복되다 보니 이제 팬들도 그다지 지속적인 비판을 보내는 것도 귀찮아진 듯 그냥 이 프로그램이 오디션이 아니라 어차피 정해진 데뷔조의 데뷔 과정을 지켜보는 다큐멘터리인 것으로 생각하고 묵묵히 제작진이 찍으라는 멤버들에게만 투표하는 게 대세가 되었는데, 인터넷 여론을 주도하는 계층이 주로 실력은 아무 상관없고 어리고 얼굴만 예쁘면 괜찮다는 투표층이다 보니 팬들이 "그래! 내 새끼에게 위협이 되는 직캠 공개는 늦으면 늦을수록 더 좋다!" 라고 제작진과 암묵적으로 합의가 된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완전히 망했다는 여론과 달리 투표수는 여전히 꽤 높은 편이고 비록 적극적인 여론전은 펼치지 않아도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방송을 지켜보고 있는 대중픽 시청자들이 상당히 많다.
말하자면 샤이 중고픽 계층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들이 최종적으로는 제작진의 예상과 많이 다른 반전을 보여줄 가능성도 높다고 본다.
모든 연습생들이 처음 프로그램 시작할 때에 비해서는 확실히 성장했고, 다들 조금씩 AR을 깔은 것 같기는 하지만 확실히 다섯 팀 모두 무난한 경연을 보여줬다.
컨셉 평가의 룰은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한 팀을 고른 뒤 그 팀에서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한 명을 고르라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는 관객으로 참가한 팬들이 다들 본인의 원픽이 정해져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가장 잘한 팀을 고르게 되지 않고 무조건 관객 각자의 입장에서 본인의 픽이 속한 팀이 가장 잘한 팀이 된다.
이런 이유로 이날 방송에 나온 컨셉 평가 득표 순위는 사실 연습생들의 코어팬 순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순위는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으나 조승연과 이진혁이 최상위권에 있는 것은 다소 놀랄 만했다.
실제로 경연 현장에서 조승연과 이진혁을 응원하는 팬들이 상당히 많았다고 한다. 조승연은 순위발표식에서 계속 10위권 밖에 있었고, 이진혁도 베네핏을 제외하면 10위가 최고 순위였으나 최근 이 두 사람이 코어팬을 상당히 많이 확보해서, 픽이 줄어든 후 순위가 상승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유독 Super Special Girl 팀이 대단히 낮은 득표를 기록했다.
방송에서는 이 팀 멤버들이 아무 이유 없이 갑자기 다들 울고 있는 모습이 연출되었는데, 원래 이 팀이 유독 관객의 환호가 적었다는 후기가 많았다. 이것은 Super Special Girl 팀이 유독 코어팬이 많지 않은 멤버 위주로 구성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베네핏이 있어서 의미 있는 각 팀 1위는 공연 내용과는 전혀 상관없이 그냥 각 팀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멤버가 차지했으며, 코어팬이 많은 참가자가 많이 속한 팀이 높은 팀 순위를 차지하게 되는 모습이었다.
이날 팀별 순위는
1위 U GOT IT
2위 움직여
3위 이뻐이뻐
4위 Monday to Sunday
5위 Super Special Girl
이었는데, 이 순위는 사전 공개된 컨셉 평가 무대 공개 영상 좋아요 순위와 정확히 일치한다.
이후 공개된 2배속 댄스 영상도 5팀이 똑같은 순서대로 좋아요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이날 방송에서 다음주에 발표될 3차 순위발표식의 최종 생존자 숫자 자체를 공개하지 않았는데, 이것은 최종 21, 22위가 누군가에 따라서 생존자 숫자를 다르게 결정하겠다는 수작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
만약 중고 연습생이 19위에 걸쳐 있다면 18위까지만 생존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특정 연습생의 생존과 탈락을 위해 룰을 조작하는 뻔뻔한 행위를 마치 전통인 듯이 계속하겠다는 제작진의 배포에 조금 놀랐다.
마지막에 현재 1위의 성씨가 김 씨라는 사실만 살짝 공개하는 장면은 상당히 헛웃음이 나올만한 장면이었다. 이때만 해도 현재 1위는 김요한일 가능성이 가장 높고 2차 순위 발표식에서 폭락했던 김민규가 반등했을 가능성도 전혀 없지는 않다고 보여서 제작진이 현재 1위가 김우석을 눌렀다는 사실이 너무 기뻐서 이런 식으로 표현하고 싶었던 것일 가능성이 높아 보였으나, 11회 3차 순위 발표식에서는 알고 보니 제작진이 끊임없이 시도한 악마의 편집에도 불구하고 김우석이 베네핏을 제외하면 여전히 1위를 유지하고 있었던 상황이었다는 반전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