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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진택 Nov 06. 2019

친일 친미만이 유일한 해법인가?
- ③

북한은 왜 미사일을 쏘는가?


북한은 왜 국제 사회가 비난하는 미사일 도발과 핵실험을 계속해왔을까? 굳이 답을 하자면, 그것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해방 후 남북에 각각 들어선 대한민국의 이승만 정권과 북한의 김일성 정권은 각자 추구하는 이데올로기는 달랐으나 독재자가 오로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사적으로 국가 권력을 휘두르며 국민을 무력으로 위협하고 압제했다는 점에서 별반 차이가 없었다.

외부의 적을 비난하는 것으로 국민의 관심을 돌리고 독재자의 동상을 만들어 우상화하며 학교에서부터 세뇌 교육을 실시하고 부정 선거, 정적 암살, 폭력 통치, 위협적인 인물은 간첩으로 조작해서 사법 살인을 저지르는 등 비슷한 방식으로 국가를 운영해 나갔으나 대한민국이 수십 년 동안 성숙한 국민들의 꾸준한 민주화 운동 노력으로 많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조금씩 민주국가로 변해나간 것과 달리 북한은 수십 년 동안 체제가 달라지지 않게 된 결정적인 차이는 이승만이 정권을 잡았을 당시 이미 너무 노령이었으며 확실한 후계자가 없었던 것에 비해 김일성은 매우 젊었고 정적을 하나씩 제거하며 일인 독재 체제를 완성해 나갈 시간적 여유가 있었던 것에 있다.



오늘날 북한 사회가 어떤 모습인지는 북한이 워낙 폐쇄적인 국가이기 때문에 정확히 알 길이 없으나, 북한의 외교 방침이나 탈북민의 증언 등을 살펴보면 북한은 여전히 전근대적인 사상 검증이 지배하는 경찰 감시 사회이며 이른바 북두 혈통이라는 김 씨 일가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은 정치 체계보다는 종교에 가까운 모습으로 아직도 군벌이 존재하는 사실상 봉건적인 형태의 왕조 국가나 다름없는 모습일 가능성이 높다.


20세기 초중반까지는 북한과 비슷한 체제를 유지하는 국가들이 세계적으로 훨씬 더 흔했으며 아직도 중동과 아프리카 등에는 독재자를 신앙처럼 신봉하는 형태의 국가가 많이 남아 있지만, 태평양과 동북아에는 다양한 형태의 민주주의 국가들이 고도로 발달한 산업사회가 되어 거미줄같이 촘촘한 경제적인 교류가 이루어지고 있고, 중국과 러시아조차 어느 정도 시장 경쟁을 도입하고 산업사회가 된 지 오래되어 북한을 제외한 전 세계는 꾸준히 고도로 발달한 산업사회에서 지식경제사회로 변모해나가는 상황에서 오로지 북한만이 세계의 변화를 모른 체하고 수령님 만세를 외치고 있다.


북한 입장에서는 뭔가 시기를 놓친 감도 있고, 너무 갈 때까지 갔기 때문에 이제 와서 갑자기 개혁 개방으로 체제 전환을 한다는 것은 상당히 부담이 될 것이다. 


전파와 인터넷을 통해 외부 정보가 유입되는 세상이 되었기 때문에 대국민 선전으로 민심을 잡는데 한계가 있고, 많은 국민들이 은밀히 거래되는 USB에 들어있는 한국 드라마와 K-POP 영상을 접하고 동요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1990년대 중반 한파와 수해로 인한 최악의 흉작과 중국의 지원 중단이 겹치며 이른바 고난의 행군이라고 불리는 북한의 대기근 때 북한 정부가 통제력을 상실하고 대규모의 탈북민이 발생하기도 했는데, 거의 자급자족 사회에 가까운 북한의 특수성은 언제 어떤 계기에 의해 다시 폭발할지 알 수 없으며, 2000년대 이후 집요하게 계속된 미국 주도의 경제 제재는 북한에게 매우 큰 압박이 되고 있다. 마침 환경오염의 영향으로 기후 대변화의 시대를 맞고 있는 요즘 북한 정권은 더욱 불안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대륙간 탄도 미사일과 수소폭탄 등 핵무력 완성을 주장하는 북한

북한이 개발을 완료했다고 주장하는 수소폭탄은 원자폭탄 이후 2세대 원자력 무기로, 원자폭탄을 기폭제로 사용하여 핵융합 물질에서 중성자가 발생하게 하여 폭탄에 들어있는 천연 우라늄이 핵분열을 일으켜 강력한 폭발을 일으키는 무기다. 이는 단순히 기존 원자폭탄을 더욱 폭발력이 강하게 만든 것에 불과하다.


공식적으로 핵무기가 전쟁에서 사용된 예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밖에 없는데, 당시 과학자들은 방사능 낙진의 위험성을 예상하지 못했다. 

폭탄으로 도시를 날려버린 것은 좋은데 이후 도시 전체가 방사능 때문에 수십 년간 사람이 살지 못하는 곳이 되어버리니까, 전략적으로 사용하기가 애매해진 것이다. 핵을 사용할 정도면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지역에 터트려야 할 텐데, 전쟁 중에 핵을 사용하게 되면 낙진이 발생한 곳을 지나 병력을 이동시킬 수 없게 되므로 병력 운용에 지장이 생길 것이기 때문에 실전에서 사용하기가 부적절하다.


냉전 시대 미국과 소련은 경쟁적으로 대량의 핵무기를 생산하며 전쟁 준비를 했으나 핵을 사용한다는 것은 결국 다 같이 죽자는 것이고 위협의 용도 이외에는 사용할 수가 없기 때문에 매우 비효율적이었다.



미국과 소련은 3세대 핵무기인 중성자탄을 실전 배치했는데, 이는 수소폭탄을 소형화해서 베릴륨과 리튬으로 둘러싼 형태로, 헬륨 원자핵의 에너지를 고에너지 중성자선으로 변환시키는 무기이다. 


중성자는 전기적으로 중성이라 투과 능력이 대단히 뛰어나 핵폭탄을 방어할 수 있는 두꺼운 콘크리트 벙커를 뚫을 수 있다. 이론적으로는 핵무기와 비슷한 위력으로 유효 범위 안의 생물을 전부 즉사시키지만 잔류방사선을 최소화하여 폭발 반경 이외의 유효 범위에 있는 무생물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폭탄 한 발로 도시 하나를 날려버리고 곧장 그 도시의 전략적 가치가 있는 건물과 병기를 고스란히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물론 실전에서 사용된 적이 없기 때문에 검증된 것은 아니다. 일단 방사능 낙진이 적게 발생한다는 것이지 없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신뢰할 수 없고, 정말로 사용된다면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있어서 폭탄이 터진 지역에서 계속 작전을 수행하기가 어려워질 가능성도 상당히 있다.


미소 군축 협상에 의해 줄여나가기 시작해서 소련이 공식적으로 해체된 1991년에 전부 퇴역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말로 미국이 강력한 핵무기를 거의 포기했다는 사실은 믿을 수 없는데, 사실 김정은이 핵 포기 협상에 나서는 이유는 유사시 중성자탄 공격을 두려워하기 때문일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북한은 미국의 핵폭격에 대비해 두꺼운 콘크리트 벙커를 많이 지어놓고 있으나 중성자탄이 터진다면 콘크리트 벙커 안에 있어도 다 죽기 때문이다. 


미국은 방사능 낙진이 발생하지 않는 4세대 핵무기를 개발 중이라고 한다.


한국에서는 북한이 수소폭탄을 개발했다고 하자 수소폭탄을 EMP 무기로 사용할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었는데, 이것은 상당히 의미 없는 가정이다. 



일단 북한이 한국을 미사일로 공격한다면 당연히 단거리 미사일을 사용하지 굳이 가까운 거리를 장거리 미사일로 공격할 이유가 없다. 북한의 대륙간 탄도 미사일 도발이 직접적으로 한국에 위협이 된다고 주장하려다 보니 이런 아이디어를 낸 것 같은데, 수소폭탄을 고각으로 발사해서 한국 땅에 떨어지기 직전에 지표면 가까운 곳에서 폭파시키면 강력한 전자기파 펄스가 발생해서 넓은 범위에 모든 전자 기기 회로를 고장낼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이게 위협인 이유는 정말 적절하게 EMP를 터트리면 원전의 설비 및 안전장치가 마비되어 노심용융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이런 발상은 상당히 창의적이긴 한데, 북한은 애당초 한국을 공격하는 수단으로 도발을 하는 것 자체가 아니고, 미국의 위협에 대한 발악적인 대응으로 전쟁억제를 할 만한 유일한 수단이 핵이라고 생각해서 핵개발을 한 것이며 적화통일이라던가 한국에 대한 공격 자체를 생각하고 있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북한이 미사일을 계속 고각으로 발사한 이유는 미사일이 동해에 떨어져야지, 폭발하는 미사일이 아니라 시험용 미사일이라고 해도 정말 멀리 날아가서 미국이나 캐나다 땅에 떨어져 버리면 상당히 곤란하니까 가깝게 떨어지도록 발사한 것뿐이다.




북한 핵 도발의 역사

북한이 미사일 발사 시험과 핵실험을 시도하자 UN 안전보장이사회는 UN 회원국에게 북한 미사일 개발과 관련될 가능성이 있는 물자, 상품, 기술, 재원의 북한 이전 금지를 요구하는 결의를 채택했다. 북한의 도발이 계속될수록 안보리의 제재도 점점 강력해져서, 현재는 식량과 생필품을 포함해서 회원국의 북한과의 모든 거래를 금지하고 있다.


사실 북한처럼 공공연하게 미국에 대항한 나라가 얼마 없고 그런 나라들은 하나같이 곧장 다 비참한 최후를 맞았는데, 미국이 안보리 제재 이상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미국은 전통적으로 북한의 도발을 그냥 귀찮은 일 정도로 취급했다. 이는 직접적으로 북한을 타격하는 것은 중국과 러시아를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는 요소도 있었지만, 미국이 북한을 너무 과소평가하여 그냥 내버려둬도 북한이 미국을 위협할 만한 무기 개발에 성공하는 것은 단시일 내에는 불가능할 것으로 생각해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


군사 작전은 취하지 않고 경제 봉쇄만 계속한다는 오바마의 전략적 인내 전술은 북한 입장에서는 매우 괴로운 일이었겠지만 미국 입장에서는 뭔가 귀찮으니까 그냥 현상 유지만 한다는 식의 작전이었다. 북한의 핵보유를 용인하는 순간 미국과 대립하는 다른 국가들도 다 핵보유를 추진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북한의 도발이 상당히 골치 아프기는 했을 것이다.  


확실히 1980년대부터 북한이 핵 포기를 전제로 한 협상에 임한 이유는 자체 개발한 핵무기의 위력이 너무 약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았다.


북한 핵개발을 뒤에서 도와준 나라가 있는 것인지, 수십 년간 진행한 자체 개발이 결실을 맺은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북한의 핵 능력은 갑자기 극적으로 도약했는데, 2016년 풍계리 핵실험에서 리히터 규모 5.8의 인공지진이 발생했고 2017년부터 대륙간 탄도 미사일 발사 시험을 하더니 정말로 발사체를 인공위성 궤도에 올려놓았고 2018년에는 이제 목표로 하던 핵전력을 완성해 더 이상 실험에 나설 필요가 없다고 선언했다.



북한 핵개발의 역사는 상당히 오래됐다. 김일성은 1955년 휴전 협정 직후부터 소련에 핵물리학도를 유학시켰으며, 1960년대부터 영변에 핵 연구 단지를 조성했다. 1970년대에 이집트에 군대를 파병해준 대가로 받은 소련제 스커드 미사일을 분해하여 역설계 방식으로 미사일을 자체 개발하기 시작했으며, 북한 전역에서 우라늄 탐사가 실시되었고 80년대에는 영변에 원자로를 건설했다.


중국과 소련이 사회주의를 수정하고 자본주의 진영과 화해를 도모하던 상황에서 북한은 더욱 폐쇄적인 정책을 고집하며 핵과 미사일 개발에 매달렸는데, 1974년 국제 원자력기구(IAEA, International Atomic Energy Agency)에 가입, 1985년 핵확산 금지조약(NPT, Nuclear nonproliferation treaty)에 가입하는 등 연막전술을 펼치며 은밀히 핵을 개발했으나 미국의 정찰 위성에 의해 핵개발 움직임이 관측되자 미국은 북한 핵 시설에 대한 타격을 검토하는 한편 외교적인 비핵화 합의도 함께 추진했다.


1차 북핵 위기 당시 북한은 클린턴 정부와 협상하며 핵 프로그램을 동결하는 대가로 핵폭탄 제조용 플루토늄을 생산하지 않는 새로운 원자로 건설과 중유 공급을 약속받았으나 협상이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김일성이 사망하고 미국 정권이 교체되어 부시 정부가 출범하며 상황이 달라진다. 


김정일 정권에서도 핵 협상은 꾸준히 진행되어 경수로 건설 등 경제 지원을 대가로 핵을 포기하는 협상이 거의 이루어졌으나, 경수로 건설이 지연되고 미국이 북한이 핵을 포기한다고 해 놓고 비밀리에 계속 핵을 개발하고 있다고 주장하여 협상은 결렬된다.


2000년대 초반 부시 행정부에서부터 미국 정부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기 시작한 강경 극우파 미국 제일주의 유대인 집단인 네오콘(Neocon)은 잠재적 적이나 경쟁국에 대한 선제공격을 주장했다.


네오콘은 네오 콘서버티브(neo-conservatives, 신보수주의)의 줄임말로, 이들은 대부분 1960년대 민주당 좌파였다가 베트남 전쟁 패전 후 당 내에 반전 평화주의가 득세하자 이에 반발해 공화당의 반공 노선으로 돌아선 인물들로 대체로 힘이 곧 정의이며 군사력을 바탕으로 미국이 세계의 패권을 장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북한 핵 문제 등에도 강경 정책을 쏟아냈으나 주로 이스라엘의 이익을 가장 추구하며 중동 지역에 대한 적극적 개입을 최대 목표로 삼아 활동했고, 결국 아프간과 이라크 전쟁의 명분을 만들었다. 


네오콘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등 미국적 가치와 도덕관이 인류 문명의 이상향이며, 미국에 반대하는 불량국가들은 미국이 군사력을 사용해서 강제 개조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공교롭게도 석유가 많이 나오는 나라들만 우선적으로 공격했다.


사실 이들이 추구하는 가치는 민주주의보다는 코크 가문 스타일의 무정부주의에 더 가깝다. 다소 도덕관념을 무시하며 정부는 개인과 재산권을 보호하는 기능만 남기고 축소되어야 하며, 각종 세금과 규제를 철폐하여 개인이 아무런 제한 없이 마음대로 막대한 부를 쌓을 수 있는 나라가 최종적인 목표라고 할 수 있다.


네오콘은 북한이 이라크에 무기를 공급했고 시리아에 핵 물질을 공급했다는 등 근거 없는 주장을 많이 했는데, 이런 주장들이 국내에서도 계속해서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애당초 북한이 핵개발을 한 이유는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미국의 침공을 두려워해서이다. 


북한제 무기가 동남아 등에 밀수되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지만, 북한이 핵전력을 해외에 판매하는 행위는 직접적으로 미군의 타격을 불러올 일이기 때문에 사실이라고 믿기 힘들다.


네오콘은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했다고 꾸준히 주장했는데, 그 근거는 후세인 제거를 원하는 이라크 망명자들의 거짓 정보였다. 


전쟁 발발 이전에 UN과 IAEA 사찰단이 이라크에는 대량살상무기가 없으며 대량살상무기 개발 흔적도 없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는데도, 부시는 네오콘의 말을 믿고 저항 의사가 없던 이라크를 공격했다. 


2003년 3월 18일 부시는 사담 후세인이 48시간 내 이라크를 떠나지 않을 시 군사작전에 돌입하겠다는 최후통첩을 전달한 후 실제로 48시간 후에 이라크를 침공했는데, 침공 직전에는 사담 후세인의 자진 퇴진 여부와 상관없이 군사 작전에 돌입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전쟁 직전인 2003년 1월 28일 국정연설에서 전쟁의 명분으로 이라크가 아프리카에서 대량의 우라늄을 구매했다고 언급했는데, 이라크 전쟁 후 미군은 이라크 전역을 샅샅이 뒤졌으나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는 결국 찾아내지 못했고 이라크에서 단 1g의 우라늄도 발견하지 못했다.



어쨌든 9.11 테러 이후 미국은 돈이 궁한 북한이 아랍권 테러리스트에게 핵폭탄을 판매할 가능성을 두려워하여 북한 핵 시설 폭격을 매우 구체적으로 계획하게 되며, 동시에 6자 회담 등 외교적 노력도 기울였다.  


부시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고 북한에 핵 선제 사용을 할 수 있다고 협박하는 상황에서 놀랍게도 북한이 먼저 북미 대화를 제안했다. 6자 회담에서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의 예상과 달리 북한을 비호하며 좀처럼 외교적 노력은 결실을 맺지 못했는데, 합의가 결렬되고 북한이 미사일 대량 발사 등 벼랑 끝 전술을 펼친 후 오히려 회담이 진전되어 2007년 10월 3일 북한의 영변 핵시설 봉인과 IAEA 실사 수용의 대가로 중유 등 에너지 지원을 받고 북미관계 정상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합의가 이루어졌다. 

 

북한이 IAEA 사찰을 받고 뉴욕 필하모닉의 평양 공연, 영변 원자력 연구소 냉각탑 폭파,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 지정에서 해제하는 절차에 착수하는 등 한참 분위기 좋을 때 한국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되며, 이명박은 북한과의 핫라인을 단절하고 모든 외교적 협상권을 미국에 넘기는 한편, 북한에 고압적인 자세를 유지하고 한미 FTA 이후 발발한 촛불집회가 북한의 사주를 받은 계층이 선동한 것이라며 북한을 비방하기 시작했다. 이명박 정부가 비핵화 합의에 따른 북한 핵연료봉 구입을 거부하며 북한은 영변 핵 시설 사찰 작업을 거부하고 서해교전이 일어나는 등 남북관계는 더욱 경색되었다.




천안함과 연평도  

2010년 3월 26일 백령도 근해에서 초계함 PCC-722 천안함이 훈련 도중 선체가 반파되며 침몰한 사건이 발생한다. 국방부는 이를 북한 잠수함의 어뢰 공격에 의해 발생한 사건으로 규정하며 북한을 규탄했다.


천안함이 북한의 공격에 의해 침몰한 것은 사실일 수도 있는데, 이후 쏟아진 음모론과 이에 대한 국방부의 부적절한 대응을 보면 국방부가 충분한 과학적 근거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정치적인 이유로 북한 규탄을 무작정 빨리 발표했을 가능성이 있다.



사고 직후 침몰 원인을 밝히기 위해 정부는 열심히 해역을 뒤지며 아무 성과가 없다가 2010년 5월 15일 갑자기 어뢰 모터와 추진체를 그물로 수거했는데, 여기서 북한 공격의 증거물로 공개된 어뢰 파편에 파란색 매직으로 1번이라고 적힌 모습이 등장했다.


원래 북한에서는 발사체에 이런 식으로 1번, 2번이라고 적기도 한다는데, 마침 공교롭게도 지방자치단체 선거를 앞두고 있었고 한나라당이 1번이며 파란색이기 때문에 수상하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각종 음모론을 제기하게 된다. 



당시 해상 조건상 어뢰 공격 성공률이 현실적이지 않다. 선체 절단면에 알루미늄이나 산화알루미늄의 흔적이 없다. 어뢰 폭발 후 남은 부분이 너무 멀쩡하다는 것이 이상하다. 버블젯 폭발이라기에 의아한 점이 많다 등 많은 의혹이 제기되었다.


애당초 사건 직후 폭음을 들은 사람도 없고 반토막난 선체에서 폭발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데 가장 흔한 선박사고인 충돌이나 좌초 가능성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곧장 비접촉 폭발을 일으킨 어뢰를 찾기 위해 쌍끌이 어선으로 어뢰 찾기에 돌입한 사실이 의아하다.


해저에 가라앉아있던 어뢰를 건져 올렸는데 뻘이나 모래 알갱이가 전혀 묻어 있지 않은 깨끗한 상태로 갑판 위에 놓였다.


백색 물질은 알루미늄 녹이 확실한데, 어뢰 부품은 마치 몇 년간 부식된 것처럼 심하게 녹이 슬어있다.


최초에 갑판에서 사진을 찍을 당시 모터와 추진체에 어뢰의 부품이라기엔 의아한 철사뭉치와 스테인리스 클립 밴드, 나일론 줄 등이 감겨있었고, 어뢰 구멍 속의 참가리비, 어뢰 날개 끝에 무수히 많은 붉은멍게 유생, 모터 곳곳에서 발견된 거머리형 해양생물체, 백색 물질 곳곳에 박혀 있는 해양식물체 등 3000℃의 고열을 발생시킨 폭발 후 바닷속에 단지 한 달 반 정도 있었던 어뢰 부품이라기에 의아한 점이 많이 보였다.



어뢰에 1번을 쓴 후 발사되고 바닷속에 있었다면 녹이 매직을 뚫고 올라와야 정상인데, 사진을 보면 마치 세척제로 녹을 깨끗이 닦은 후 매직 글씨를 쓴 것처럼 보인다. 어뢰 반대쪽 면 구석에 매직을 사전 테스트한 듯한 흔적이 있다.


국방부는 2010년 5월 20일 천안함 최종조사결과를 발표하며 유리 케이스에 진열 전시한 1번 어뢰를 공개했다. 그리고 2010년 5월 25일 국방부 장관 명의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1번 어뢰에 대한 감정을 의뢰했는데(?), 국방부에서는 프로펠러에 보이는 백색 물질은 어뢰가 폭발할 때 발생한 알루미늄 산화물이라고 주장했으나 국과수 감정서에 따르면 백색 물질은 금속으로부터 자라난 부식이라고 한다.


국방부는 전쟁기념관에 상기 어뢰 부품을 전시했는데, 프로펠러 날 모서리에 있는 빨간 점들을 마이크로 카메라로 찍어 분석한 결과 동해안에만 자라는 붉은멍게 유생이라는 주장이 제기되자 국방부는 붉은멍게 유생을 모두 없애버린 후, 붉은 물질을 수거해 DNA 분석을 했으나 생명체가 아니었다고 발표했다.



언론검증위에서 어뢰 추진체 프로펠러 부분에 서해가 아닌 동해안에서만 사는 참가리비로 추정되는 조개가 보인다며, 정부는 백색 물질이 어뢰 폭발시 발생한 산화물이라고 주장했는데 온전한 형태로 붙어있는 조개 위에 꽃이 핀 듯한 형태로 백색 물질이 붙어 있는 것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국방부는 증거보전 요구를 무시한 채 조개를 떼어내고 백색 침전물을 부숴버린 후, 서해안에서도 자라는 비단가리비 껍데기를 구해 와 보여주며 어뢰 스크루 구멍에 끼워져 있던 이물질은 생물 조가비가 아니라 부서진 조개껍데기로 어뢰 폭발 후 해저면에서 조개껍데기 조각이 조류 등의 영향으로 구멍에 들어간 것이며 조개껍데기가 구멍에 끼워진 후 스크루 주변에 묻어 있던 다량의 흡착물이 조류 등의 영향으로 옮겨 붙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한심한 것은 참가리비가 발견된 구멍의 지름이 2㎝밖에 안 되는데 국방부가 가져온 조개껍데기는 2.5㎝ 크기였다는 점이다. 이에 대한 지적이 나오자 국방부는 열흘간 침묵을 지키다가 전쟁기념관 현장에 있던 1번 어뢰를 치우고 유사 모조품으로 대체해 놓았다.


북한은 꾸준히 천안함이 북한 어뢰 공격에 의해 침몰된 것이 아니라고 부인했는데, 한국이 계속해서 천안함 규탄을 반복하자 북한식의 도발은 몰래 공격하는 게 아니라 이런 것이다 라고 보여주기로 했는지 2010년 11월 23일 연평도 포격 사건을 일으켰다. 


당일 대한민국은 예정된 호국훈련의 일환으로 남쪽 바다를 향해 사격훈련을 했으나 북한은 이를 북한에 대한 도발로 규정하고 14시 34분 대연평도에 기습적으로 포탄을 발사했으며, 이에 국군도 14시 47분부터 대응사격을 실시했다.


이는 휴전 이래 최초로 발생한 민간 거주구역에 대한 공격으로, 이 사건으로 우리 측 민간인 2명이 사망, 3명이 부상을 당했으며, 해병대원도 2명이 사망하고 10여 명의 군인들이 부상을 입었다.


북한 측은 한국보다 훨씬 피해가 컸을 것으로 보이나 북한에서는 남한의 포탄이 대부분 엉뚱한 곳에 떨어져 피해가 없었다고 우겼는데, 2010년 12월 27일 김정은은 이 사건에서 사망한 북한군 5명에 대해서 영웅 칭호를 내렸다고 한다. 


연평도 포격 사건에서 국방부는 북한군의 전사가 10여 명, 부상 20여 명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근의 상황

북한은 지속적인 경제 제재 속에서도 고립주의를 표방하고 핵개발에 더욱 열중했다. 2011년 12월 17일 김정일이 심근경색으로 사망하고 28세의 김정은이 집권한 이후에도 별다른 상황 변화는 없었는데, 아마도 김정일은 핵무력을 완성하라는 유언을 남겼을 것 같다. 박근혜 정부도 갑작스런 개성공단 철수와 확성기 방송 재개, 사드 배치 등 꾸준한 대북 강경책 일변도를 고집했다. 원래 안전불감증이 있는 한국인들은 다들 별 신경을 안 쓰고 살았지만 언제 전쟁이 나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에서 미국의 전략적 인내 정책에 의해 관계 개선의 여지가 없이 현상 유지만 지속하는 시간이 몇 년간 계속되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햇볕정책을 어느 정도 계승하며 북한에 대한 화해와 평화를 추구할 것이라는 공약을 밝혔고, 2018년 김정은이 평창올림픽의 성공을 돕겠다는 깜짝 제의를 한 것을 시작으로 갑자기 평화 협상이 급물살을 탔다.


북한이 핵무력의 완성을 선언하고 김정은이 2018년 신년사에서 책상 위에 항상 핵 단추가 놓여 있다는 발언을 하자 트럼프는 고갈되고 기아에 허덕이는 그 정권 내부 누군가가 그에게 트럼프 역시 핵 단추가 있고 그의 단추보다 더 크고 강력하다고 말해줘라. 내 단추는 작동도 한다! 라며 설전을 벌이기도 했지만 기존 미국 정치인들과의 차별성을 강조하고 싶어 하는 트럼프는 북한과의 대화에 적극적으로 임한 편이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개발이 완성되면 북한이 요구하는 것은 핵보유국 지위일 것으로 주장해왔으나 의외로 김정은은 처음부터 핵 포기를 협상 카드로 사용해 핵을 포기하는 대가로 경제 지원을 받으며 정상국가로 변화를 시도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2019년 2월 28일 하노이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며 미국과 북한 간 다시 한 번 비핵화 회담 합의가 이루어지는 듯했다. 


김정은은 23일 평양을 떠나며 김일성이 베트남을 방문했던 모습을 재현하려는 듯 기차를 타고 50시간 4500㎞ 거리의 대장정을 떠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는데, 트럼프와 김정은은 정상회담에서 합의문에 서명하지 않았고 결국 하노이 회담은 합의 없이 결렬되었다.


정상이 만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정상회담은 실무 협의가 끝난 상태에서 합의문 서명만 하러 가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에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회담을 앞두고 양 측은 영변 핵 시설에 대한 비핵화 조치와 일정 수준의 대북 제재 완화를 교환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미국 측은 대북 제재 완화를 위해서는 영변 핵 시설 폐기에 더해 다른 지역의 핵 시설은 물론 대륙간 탄도 미사일 등 모든 핵 프로그램에 대한 포기를 강력히 요구했으며, 북한은 미국 측 요구를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전면적 제재 해제를 원하여 비핵화 의지를 거듭 강조하며 대폭적인 제재 완화를 요구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는 26일 미국 하원에서 트럼프가 자신의 핵심 공약인 국경 장벽을 만들기 위해 선포한 '국가 비상사태 선포'를 무효화하는 결의안을 채택하고, 트럼프의 핵심 측근이자 전직 변호사인 마이클 코언이 청문회에 나서 트럼프는 인종차별주의자이자 사기꾼이라며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한 진실을 폭로하겠다는 예고를 한 것의 영향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트럼프를 탄핵 국면으로 몰고 간다는 전략이었고 이 과정에서 트럼프가 김정은과 회담에 나서는 것을 독재자와 부적절한 협상을 하고 있으며 미국의 이익을 침해한다고 비난하고 있었다.


트럼프가 서명을 회피하고 돌아온 후 전통적으로 북한을 믿을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이는 미국 정계에서는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도 하노이 회담이 노딜로 끝난 것은 대통령이 잘한 일이라고 칭찬했으며, 러시아 스캔들 특검도 흐지부지 끝나며 위기를 넘겼으나 미국 하원은 몇 달 지난 뒤 사안만 보면 러시아 스캔들보다 덜 심각한 사건인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다시 탄핵을 추진 중인데, 각종 언론에서 사기꾼 트럼프는 반드시 탄핵으로 내쫓아야 한다고 꾸준히 주장해온 것이 결실을 맺어 여론조사에서 탄핵 찬성이 더 높아진 상황이다.


트럼프 입장에서는 카드가 많지 않기 때문에 어떤 선택을 하던 북한 문제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않고 해를 넘기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이며, 결국 북미 간 극적인 타협이 이루어지고 평화 회담이 재개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사실 트럼프가 갑자기 대북 강경책으로 돌아설 가능성도 없지는 않은데, 일단 한국에서는 12월에 다시 한 번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라는 기사가 나오고 있다.




어쨌든 전쟁만은 안 된다.

한국에서 보수 우파라고 주장하는 친일 매국 세력은 북한의 전술이 일관된 기만행위였으며, 북한은 절대로 핵을 포기하지 않을 거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심지어 북한이 핵 보유를 통해 미국에 남북 문제에 관여하지 않을 것을 요구하고 남침으로 적화통일을 시도할 것이라는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고 있는데, 한국의 오랜 경제 발전과 이에 상응하는 국방 전력 증가로 인해 남북의 재래식 군사 전력 차이는 너무나 비교가 불가능한 수준으로 벌어졌기 때문에 외국의 개입 없이 남북이 군사적으로 충돌한다면 북한이 승리할 가능성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북한이 원한 것은 처음부터 핵을 포기하는 대가로 미국과 평화협정을 맺는 것이었다. 살려달라는 것에 불과하다.


초강대국 미국을 상대로 북한 정도 국력의 나라가 재래식 무기로 대항하는 것은 아무 의미도 없다.

 

북한이 미국을 타격해서 피해를 줄 수단을 보유했다고 해도 그 수단을 사용해서 뭔가 미국과 대결한다는 것은 아예 불가능한 일이다. 


북한이 현재도 과연 제대로 된 미사일을 잘 쏴 맞춰서 미국에 확실한 타격을 줄 수 있을지도 의문이지만 설령 그런 타격에 성공한다고 해도 아무 의미도 없는 게, 미국과의 군사력 차이는 너무나 크기 때문에 미국과의 전쟁은 국가의 파멸 이외에 다른 결말이 있을 수가 없다. 



처음에 김일성이 한국, 미국과 대립한 이유는 당연히 전쟁이 휴전으로 끝난 상태니까 다시 전쟁이 일어날 것을 대비해서 시작한 일이다. 휴전할 때만 해도 공산주의 진영과 자본주의 진영의 힘이 비슷했기 때문에 서로가 소모적인 대결을 그만두고 적당히 중간에서 멈춘 것이지만, 시간이 지나며 공산주의 실험이 실패하고 80년대부터 중국과 동구권은 일찌감치 노선을 대거 갈아타며 어쩌다 보니 북한만 극단적으로 고립된 상태가 되었는데, 주체사상이라는 명분은 딱히 다른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고, 단지 소련과 중국에게 버려졌기 때문에 달리 방법이 없으니 택한 전략에 불과하다.


핵을 포기한 이라크와 리비아가 핵만 포기하면 살려주겠다던 미국에 의해 곧장 초토화되고, 마찬가지로 우크라이나가 핵개발을 포기한 후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 병합이 이루어지는 모습을 보며 북한 입장에서는 핵을 포기할 수 없었고 계속해서 미국이 공격하면 결사 항전하겠다고 외쳐 왔으나 이는 겁이 많은 개가 크게 짖는다는 비유가 적절하며, 어찌 보면 그냥 호랑이 등에 타고 있는 상태라서 내리지 못하고 계속 달려왔을 뿐이다.


친일 세력은 정말로 남북 간 군사적 충돌을 원하는 것 같다. 전쟁이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이유는 굳이 구구절절이 설명할 필요도 없는 일이지만 무엇보다 국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말로 남북 간 전쟁이 다시 일어난다면 어떻게든 한국이 이기기는 하겠지만 아무리 현대 전술 무기 체계가 많이 발달했다고 해도 1, 2년 안에 끝날 성질의 것이 아니고,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에 의해 대한민국의 경제 기반은 초토화될 것이다. 중국이나 러시아가 개입해서 우리 땅을 일부 빼앗길 가능성도 있고, 기술이 발달한 후 일어난 모든 전쟁이 다 그렇지만 결국 승자도 패자도 없는 다 같이 망하는 전쟁이 될 것이며 오로지 미군의 중간 기지와 물자 보급의 요충지가 될 일본에게만 좋은 일이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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