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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uart Dec 03. 2024

작가의 첫 걸음_자화상 시리즈①

무언가를 탐구하기 전에 '나'를 먼저 알아보았습니다.

비전공자로 비교적 늦은 나이에
그림을 배우기 시작했다.


어떤 일을 좋아하는지,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건지 모르던 방황의 시기에 취미 삼을 겸 입시미술학원에 등록했다.

그림을 그리다 보니 잔잔한 행복이 밀려왔다.


내가 상상했던 모습을 내 손으로 그릴 수 있다니.


술을 마시거나 운동을 할 때와는

사뭇 다른 즐거움과 조용한 희열을 느꼈다.


단순한 쾌감을 넘어 밀물처럼 밀려오는
조용하지만 무거운 기쁨을 느끼고 난 후

작가의 꿈을 꾸게 된 건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캔버스에 담아낼 작품을 생각하던 중
문득 '나는 나를 잘 아나?'라는 의문이 들었다.

나는 어떤 사람일까.

어떤 생각을 하며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나의 존재에 대한 탐구가 선행되어야

앞으로 어떤 작품을 할지 방향을 잡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권태>_46cm*53cm_oil on canvas

당시 나는 극심한 삶의 권태에 빠져 있었다.

대학교 수업에는 흥미를 느끼지 못했고
수시로 오는 공황으로 죽음에 대한 공포에 잠식당했다.

삶의 의미가 필요한 순간이었다.

또 한편으로는 꿈꾸며 자유롭게 살기 원했다.
구름처럼 떠다니며 순수한 눈으로 인생을 즐기고 싶었다.

그런 솔직한 내면을 화폭에 옮겼다.

<권태>를 완성해 나갈수록 내 모습을 온전히 바라보기
힘든 순간이 많아졌지만,

나를 있는 그대로 보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느꼈기에 무작정 그렸다.


따뜻한 색감과 대비되는 차가운 색을 사용하여
따분하고 어두운 모습을 극대화했다.


<몽상가>_46cm*53cm_oil on canvas

한편 꿈꾸는 <몽상가>를 그릴 때는
맞아, 나한테는 이런 모습도 있었지 하며 신나게 나이프를 휘둘렀다.


다양하고 튀는 색을 사용하여

마치 꿈속에서 유영하는 듯한 모습을 표현하고자 했다.

정밀묘사 대신 날리는 붓터치로 느낌을 살렸다.


여기까지가 첫 번 째 자화상 시리즈이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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