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이 다 지나가고 있습니다. 아침저녁으론 쌀쌀한 기운이 지만 2월과는 사뭇 다릅니다.
먼저 옷의 두께가 달라졌습니다. 겨우내 입었던 무거운 패딩을 아마도 다음 겨울까지는 입지 않아도 될 거 같습니다.
그리고 근육이 좀 부드러워진 듯합니다. 지난겨울 동안 계절 탓인지 걷는 게 이전만 못하고 오래 걷지도 멀리 가지도 못했습니다. 더욱이 보폭은 많이 줄었었고요. 최근 들어서는 컨디션 좋은 날이면 걷는 게 좀 나이 지고 있나 라는 생각이 잠깐씩 들기도 합니다. 날이 따듯해지면서 몸도 부드러워지고 근육도 좀 힘이 붙는 거 같고 발을 내디딜 때 가볍단 느낌이 잠깐씩 들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겨울보다는 따뜻한 봄이 좋습니다. 웅크리고 외출을 꺼리며 움직이지 않는 겨울보다는 햇살 따사로워 옷도 가벼워지고 그래서 몸도 가볍고 마음도 상쾌해지는 봄이 좋습니다. 지난겨울 여러 이유로 빛이 들지 않는 작은 공간에서 낮동안 홀로 일하였습니다. 스탠드 등 하나와 모니터 불빛만이 어스름하게 감싼 작은 공간에 홀로 일과를 보내며 자꾸만 안으로 안으로 들어가기만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꾸만 내가 사라지는 느낌이 들더군요. 그럴 수로 자꾸 우울감이 쌓이고 일은 실수를 하고 그 실수 때문에 더 기분이 내려앉고 다시 또 반복...
이제 봄이 되었습니다. 햇살은 여지없이 싹을 틔우고 꽃망울을 맺게 합니다. 무겁고 내려앉은 지난겨울보다 햇살이 따사로워 부드러워진 몸을 이끌고 나갑니다. 움직이며 내려앉았던 기분과 우울감으로 마음도 몸처럼 부드럽게 해 보렵니다. 그래서 오늘도 걷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