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도 봄 운동신경세포가 죽어가는 병에 걸렸다는 확진을 받았습니다.
운동신경세포가 죽게 되면 전신의 근육이 점점 줄어들며 일상에서 걷기가 어려워지고 남들은 쉽게 드는 물건을 들지 못하며, 발음도 점점 나빠져 대화에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전신의 근육이 없어진다는 것은 단순히 걷기와 물건을 드는 행위 등에서만 어려움을 겪는 것은 아닙니다. 일상에서 대부분에서 어려움을 겪게 되고 음식을 먹는 것 숨 쉬는 것도 어려워지게 됩니다. 저는 아직 아주 심한 정도는 아니라 힘들지만 아직은 일상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일반인들과 같은 수준의 생활은 아닙니다.
확진 후 돌이켜 보니 20대 후반 또는 30대 초반에 증상이 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당시 일상에서 무심히 넘긴 일들, 운동 부족이라 생각한 것들, 왜 이러지 했던 것들이 돌이켜보니 초기 증상이었던 것들이었습니다.
어느 날 이를 닦고 입을 헹구는 동안 입에 머금은 물이 의지와 상관없이 흐르고, 목소리에 힘이 없어지고, 직장 동료와 노래방에 가서 노래를 부를 때 노래가 안 불러지고, 휘파람이 안 불어지고, 물병을 따는데 어려움을 느끼고...
운동 부족이라 여겨 운동을 하면 더욱 피곤하고 근육이 생기는 것 같지 않았고 어느 날 길을 가다 넘어지게 되기까지 점점 내 몸속의 근육은 하나둘씩 사라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회사 근처 대학병원에 가서 근전도와 신경전도 검사 후 의사는 많이 심각하다고 하면서 운동신경세포병이 라고 하였습니다. 병원에 가기 전 병이 있을 거라 생각은 하였지만 그간 겪은 증상들을 인터넷으로 찾아 중증 근무력증일 거라 생각을 했고 약만 먹으면 될 줄 알았습니다.
진료를 마치고 주차장 차에 앉아 운동신경원 병을 검색을 해보니 제일 처음에 루게릭이란 단어가 보이는 순간 한참을 울었던 것 같습니다. 참으로 여러 생각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네요. 다행히 유전자 검사 후 루게릭은 아니고 진행은 느린 루게릭과 같은 종류의 운동신경세포 병의 하나라고 하였습니다. 느리게 진행되어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언젠가는 휠체어에서 생활하게 된다고 합니다. 그래도 근육병은 근육병인지라 일상생활에 일반인들과 비교하여 어려움이 많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걷는 거리가 짧아져 함께 걷는 것이 불편해집니다. 발음이 나빠지고 목소리에 힘이 없어져 사람과의 대화가 조금씩 꺼려집니다. 특히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일은 피하고 싶어 지네요. 사래가 걸리기 쉽고 젓가락질이 점점 자연스럽지 않아 밥을 천천히 먹어야 하기고 함께 식사하기도 내심 꺼려집니다.
내게는 가족이 있습니다.
동료도 있죠
물론 친구도 있습니다.
이들이 있어 없는 힘이지만 버티며 살아가려 합니다.
언제나 희망은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