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월십팔일 하루는 길다. 당근 거래, 노천이 있는 사우나, 부처님 미팅, 막국수 취식, 출판단지 카페 멍 때리기를 다하고도 오후 두 시가 채 되지 않았다. 요즘 자주 오는 파주는 제법 초록이 되었고, 이팝나무 시즌은 끝을 보이고 있다. 이런저런 생각 꼬리물기.
2.
노천탕이 있는 사우나는 시설도 깔끔하고, 사람도 적어서 제법 이었지만. 모든 안내표지가 왜 영어로 되어있을까는 의문이었는데. DRY SAUNA, STEAM SAUNA, BODY SCRUB... 굳이...? 한글도 써주십쇼.
3.
원래 목욕을 가면 오십 분 정도를 못 버티는데 워낙 맘에 드는 곳이라 한 시간 반을 보냈고. 'DRY SAUNA'라는 곳에서 작년 7월 받은 메시지가 떠올랐는데. 그녀는 내가 아프지 않으면 좋겠다 했지만 나는 여전히 아픈데 어쩔까 싶고. 그렇다. 지구력도 없는 내가.
4.
출판단지 카페에서는 초록을 음미하고, 멍을 때리고, 커피의 산미를 느끼는데. 남들은 글을 쓰거나 PPT를 만들기도 하고 다들 주말인데도 바쁜 것 같다. 나도 딱히 안 바쁜 건 아닌데. 다음 주 리모트 워크 일정에는 여기 와서 일해도 좋겠다 싶을 정도로 조용하니 좋다. 볕도 초록도 고요함도.
5.
리모트 워크는 시작되었다. 일 년 반을 준비한 프로젝트였고. 두 달간을 주말 없이 출근하며 기획한 스페이스를 실현해 냈고. 회장님이 한번 '순시'라는 것을 하시겠다 하시는데. 성적 사정을 받는 느낌의 주간이 곧. 그래도 나는 다 끝냈는데. 공사를 앞둔 부산, 성남, 원주, 통영 사이트 담당자들은 얼마나 머리 터질까 생각하니 먼저 끝낸 놈의 여유도 제법.
6.
그렇다고 탈출 욕구가 없어지진 않았고.
제발 제발.
7.
초파일 가족 일년등은 잘 달려있는 것으로 확인.
간절하게 삼배도 올렸고. 무릎이가 아파서 백팔배는 못하고. 사우나도 하고 와서 땀 흘리기도 그렇고.
8.
부처님 손에는 공진단이 들려있는 것도 확인.
한 입만...
안 주실 거면 소원은 들어주십쇼.
9.
집에 가서 기온이 올라오자 경기력이 주춤해진 마성의 롯데야구를 조금 보고 나서. 유월초 여행 준비를 조금 해야겠다. 슈퍼 P지만 J여야 하는 경우도 있으니까. 그렇다고 J 같지는 않을 거니까. 오늘도 계획없이 나와서 이렇게 알차니까. P는 계획이 없는게 아니고, 대안이 많은거라고 증명.
10.
잠이 안올 때는 아이유 조각집 앨범을 들어봅시다.
이말년 삼국지보다 효과 좋음.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일주일 동안 우리 치카치카 잘해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