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년 남았다
원서비 6만 원으로 어떤 시험인지는 알고 오는 게 좋겠다 싶어 시험을 보러 갔다. 포기했지만 나름 풀리는 문제도 있었고, 정말 깜깜이인 내용들도 많았는데. 이제부터 공부하면 1년 남았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여유롭다. 연령대가 이리 높은 시험인 줄도 몰랐고, 다들 그 업계에서 알음알음 와서 친한 척하는데 외롭기도 했으나. 부럽지도 않았다. 어떤 시험인지는 알았으니 겹치는 과목들이 있는 시험을 찾아서 1년 동안 잘 활용해 봐야겠다. 묻고 더블로 가!
■ 슈퍼유전자 아니오?
코로나19 전까지만 해도 독감접종이라는 걸맞아 본 적이 없다. 그 시기를 지나고, 아직까지 코로나도 안 걸려봤고. 내내 불안해서 2년 전부터는 예방접종을 하고 있다. 그러니까 의무적으로 맞던 시기를 제외하면 성인이 되어서 맞아본 게 세 번 정도. 박씨그라프 프랑스제가 나름 맞는 것 같다. 사실 다른 브랜드 백신을 맞아보지 않아 모르겠지만 접종을 하면 온다는 미열이나 약간의 감기증세 같은 게 전혀 없다. 아니면 코로나도 안 걸린 판에 나름 슈퍼 유전자.
■ 우울증 지수 0
예방접종을 하러 간 김에 동네 병원에서 서울시 의사협회인지 뭔지에서 하는 우울증 진단을 하면 장바구니를 준다고 해서 참여해 보았다. 질문들이 식욕이 없거나 죽고 싶거나 잠을 설치거나 뭐 요런 게 주르르르 있었는데. 모든 항목에서 X가 나왔고, 우울증 지수는 0점이었다. 장바구니를 쉽게 획득하였다. 선생님께서는 회사에 불을 지르고 싶다거나 다 죽이고 싶은 건 우울증이 절대 올 수 없는 사람이라 하였다. 저는 건강합니다. ENTP은 그냥 화병이 있는겨.
■ 우지라면
89년도 우지 파동으로 생산이 중단되었다던. 네다섯 살 쯤이라 먹지 못해 본 우지로 튀긴 라면이 리뉴얼하여 새로 나왔다고 하여. 과감하게도 4봉에 6천 원이 넘어가는 '고가'의 삼양라면을 사 먹어 보았다. 기분 탓인지 팜유가 둥둥 뜨던 기름 국물이 아닌 것 같았고, 나름 고소하고 담백했다고나 할까. 진짜 원조는 어떤 맛이었을까 궁금하기도 하다. 고향이 같은 삼양라면이 잘됐으면 좋겠다. 삼양라면은 고향의 맛이니까. 원주특별시 화이팅. 밥 말아먹으면 진가가 나온다던데 도전정신을 발휘하고, 체중이 늘어나는 거는 슬쩍 내어줘야겠다. 원하는 게 있다면 잃는 것도 있으니.
■ 이제 안 붙어야지
회사에 친한 팀장님 중에 잡다한 건 다 잘하는 분이 있는데. 볼링을 한번도 이겨본 적이 없었다만 시간도 애매하고 술도 먹기 그래서 볼링이나 한번 치러 가자했더니. 몇 점을 잡아주면 되냐기에 20점만 해달라 했었고. 막상 경기를 해보니 오랜만에 팔도 일자로 잘 펼쳐지고, 터키까지 나오는 바람에 20점 없이도 이기는 일이 벌어졌는데. 이긴 김에 "강한 사람한테 지는 건 부끄러운 게 아니다. 고개를 들어라." "열심히 하면 나만큼 할 수 있으니 노력을 해라."라는 말을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이제는 볼링 치자는 말 안 해야겠다고 결심했고, 영원한 마지막 승자로 남겠다는 마음이 가득했고. 올해 중에 아마도 제일 즐거운 날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고.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황금가을이 가면 크리스마스가 오겠죠.
일년이 훌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