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씨, 휘레시 47

by 주씨 후레쉬

■ 주 3일이 체질

지난주 가족여행 여독을 풀기 위해 월요일에 연차를 올려뒀었는데. 하필 금요일이 회사 집단연차소진일이었던 것. 본의 아니게 화수목만 근무했고, 심지어 수목은 출장이었던 덕에 회사는 하루 밖에 가지 않은 셈. 아무래도 주 3일이 체질인데. 일자리도 없는 사회에 밥이라도 얻어먹고 살려면 쉽게 입에 올릴 수 없는 말인 거 같기도 하고. 그래도 체질에 맞는 건 어쩔 수 없는 바. 1년만 쉬고 싶다. 1년만.


■ 일을 대하는 자세

모 공장에 보험 업무 차 Risk survey에 다녀왔는데. 해당 사업장은 준비도 전혀 되지 않고, 받아 들을 준비도 되지 않아 기분이 좋지는 않았고. Survey업체에 미안한 마음도 가득했고. 자료준비도 타임테이블도 지키지도 못하면서 건성건성 하던 그의 모습에 회사의 내리막 이유를 찾은 것 같기도 하고. 한 명 한 명의 건성이 모여 분위기가 되고, 틈이 벌어지는 건 어쩔 수 없고. 있는 그대로 Survey 보고가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알려드렸으나 기대감도 없는 것도 참. 엔비디아 주식얘기만 종일 하는 너는 몹시도 병신이로구나.


■ 당구는 어렵다

마흔 넘어 생애 첫 당구를 쳐봤는데. 나의 대활약으로 물론 우리 편은 졌고. 그러길래 한 번도 안 해본 당구를 왜 하자고 하니 왜. 두껍게 치라느니 얇게 먹이라느니 뭔 말인지도 전혀 모르겠는데. 당구백서라는 책을 25년 전에 보셨다 하여 검색했더니 나오지는 않고 어플이 있어 호기심이 생기기도 하는데. 이 나이에 당구 배워 뭐 하나 싶기도 하고 복합적인 마음. 먹고 살 준비나 해야지. 공부나 해야지.


■ 잘 살고 싶다

가끔 택배 알바를 해보는데. 최신식의 좋은 아파트도 낡아 스러져가는 주거환경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로 생각이 많아지는 요즘. 그저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가득. 나름의 최선으로 차곡차곡 올라갈 수 있는 날들이 꾸준하면 좋겠고. 성장의 사다리를 걷어버리는 정치권의 편협함이 혹은 의도적인 제도화가 몹시도 불쾌하기도 한 편. 그저 잘 살고 싶다.


■ 멸종된 줄 알았던 볶음밥

밥알이 한 알 한 알 코팅된 듯 까슬하고, 고기나 햄 야채 등이 잘 다져져 굴소스와 조화를 이루는 그 볶음밥은 멸종된 줄로만 알았다. 요즈음 중국집에서 볶음밥을 시키면 기름밥이나 다름없는 데다. 고기는커녕 야채도 부실한 경우가 허다하여 비선호 주문메뉴가 되었는데. 여수 출장 중에 그때 그 맛 그 까슬함을 지닌 볶음밥을 발견하여 가슴이 벅차올랐다. 신라스테이 여수 앞 수정반점 메모.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일주일 새 마른 가을이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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