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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씨 후레쉬 Oct 22. 2022

사유하다

220730, 7월 종료 일기, 방구석

간헐적 글쓰기를 하는 동안 제 글을 좋아해 주시던 분이 있었습니다. 그분이 올해 초 직접 그린 그림을 넣어 제작하고, 선물로 주셨던 귀한 캘린더를 보며- 7월 말 방구석에서 SNS에 끄적였던 글입니다. 재밌다며 메시지도 주시고, 댓글도 달아주신 덕분에 간헐적으로나마 글쓰기를 이어왔습니다. 이 글을 빌려 감사드린다는 말을 슬쩍 쿵 가을바람에 태워 날려 보내니 약소하지만 따스하게 닿기를 바라봅니다.





새해가 말을 걸어왔을 때 귀한 달력이 품에 들어왔습니다.

귀한 날들이 가득한 홍경 작가님의 달력 일곱 번째 페이지가 곧 넘어가게 생겼버렸네요. 나이테가 하나씩 늘어날수록 시간의 속도가 종잡을 수 없다 하더니 그 시작이 올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작년 마지막 날 국립중앙박물관 사유의 방에서 먹었던 마음은 충실해지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서로의 생각을 '사유'하고, 서로의 시간을 '사유'할 수 있기를 빈다고 했던 것 같은데. 가지치기를 한 나무가 더 풍치 있게 자라는 것처럼- 깊은 시간을 함께 할 수 있는 사람들과는 짙어지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프리징 되었던 이직시장이 터지면서 대 이직의 시대가 찾아왔고. 유유자적 총무를 하기 위해 찾아온 회사에서 HR로 다시 잡혀오며 흰머리를 키우고 있습니다. 모다모다 샴푸를 비롯하여 려 더블익펙터, 리엔 물들임 후기를 찾아보는 시간을 조금씩 갖고 있습니다.

숫자를 잘 못하여 문송한 뼛속까지 문돌이에게 임직원 보상정책 업무는 상당히 괴롭습니다. 더하자면 단축키를 잘 모르고, 마우스의 은혜에 감사하며 사는 사람으로서 그 엑셀 작업들은 고되기만 하고. 보고자료를 위한 PPT를 꾸미는 고도의 작업은 미적 감각을 중시하는 사람으로서 여러 차트를 겹치고 선과 선을 그리고 덧대느라 진이 빠집니다.

ENTP 인간의 눈빛이 날카로워지고, 고뇌에 차는 낯으로 떠들지도 않는 상황을 본 팀원들은 몹시도 새로웠다고 합니다. 그 새로움 8월 초면 다시 볼 수 없으실 겁니다. 8월 초까지 저 고통을 끝내고 여름휴가와 리프레쉬 휴가를 붙여 써볼까 합니다. 물론 할 일도 없지만, 계획 없이도 알알이 가득 차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P이기에 걱정은 없습니다.

7월의 끝에서 연희동에 페퍼라는 좋은 공간을 알게 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생각하는 연희동 메인 스트릿에는 조금 벗어난 곳이라 더 프라이빗하고 소중한 느낌입니다. 어제 오랜만에 퇴근을 제때 해내었고, 페잇퍼에서  시간가량 만화책을 탐독하며 엑셀과 피피티로 가득했던 뇌를 씻어보면서 근 일 년은 아니하였던 글쓰기를 향한 타는 목마름이 시작되었습니다. 커밍순입니다.

드라마 제5공화국을 유튜브로 보다가 전두환과 노태우 집이나 돌아서 산책을 하자 했던 7월 어느 날의 나비효과로- 좋은 공간을 알게 되고, 욕구를 태워 올리는 기회가 되는 것이 P다운 일상인 것 같기도 합니다. 전두환과 노태우가 저에게 미친 영향은 요정도입니다. 부디 7개의 재판과 7개의 지옥을 톡톡하게 겪고 있으시길 기원합니다.

대통령의 지지율보다 기온이 많이 높습니다. 세신도 하고, 쇄신도 하여- 8월이 되고, 광복절이 지나면 불쾌하지 않도록 두 수치가 바뀌어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목욕탕을 못 간 지 2년이 넘어가니 세신에 대한 욕구도 쇄신을 바라는 마음만큼 큽니다. 다들 무더운 여름 세신을 잘하지 아니하면- 겨 메이드 식초 향을 '사유'하게 되고, 서로 멀리해야 되지 않을까 인적쇄신을 '사유'하게 되오니 주의하는 8월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글에서 한 가지 '사유'는 '소유하다'이고, 다른 한 가지 '사유'는 '생각하다'이니 이 또한 주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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