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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씨 후레쉬 Oct 30. 2022

나, 가는 곳

171118, 원주 소금산 간현

2017년 말 권태롭고, 화가 돋아 오르는 직장 생활이었습니다. 한 주에 일곱 번은 출근을 해야 일이 쳐내질 정도였고, 큰 회사에서 분사하고 10년간 오르막 길만 오르던 회사의 날개가 꺾이는 상황이 보였습니다. 외부에서 새로 온 부장님은 본인의 위신을 위해 강한 자를 좇고, 편 가르기를 일삼았고요. 이 글을 쓰고 한 달 반 뒤였던 서른둘 생일에 나에게 주는 선물로 사직서를 올렸습니다.


"저는 회사가 망하든 말든 나만 살고 싶은 부장님이랑은 일 못해요."


'나, 가는 곳'을 찾고 싶었습니다.


8개월가량을 여행을 다니며 놀았고, 배운 게 도둑질이라도 다시 인사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나가는 곳'은 찾았지만, 다섯해가 지난 지금도 '나, 가는 곳'을 아직도 찾아 헤맵니다.


재미있는 일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거의 두세 달 만에 주말을 온전하게 부여받았다.


당연스러운 것인데도 이리되니 몹시 고맙기 짝이 없다. 어느 순간부터 만성적으로 찌든 노동은 무뎌져서 효율성이 그다지인 하루하루가 흐르다 마른다.


'나가는 곳'도 필요하고,
'나, 가는 곳'도 필요하다.


기왕이면 '나, 가는 곳'을 적확하게 정할 줄 아는 어른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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