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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씨 후레쉬 Oct 22. 2022

되는대로:P

브런치 첫 글 / 221022 연희동 grafika 


어쩌다 보니 브런치 작가가 되었습니다.

어떤 글을 써야 할지 고민해보았지만, 마땅한 방향은 잡지 못했습니다.

아무래도 어영부영되는 대로 글을 쓰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P의 성향으로 어영부영 사는 건 틀림없어 보이긴 합니다.


# 기자가 되고 싶었습니다.


회사 동료들이 저에게 기자를 했어도 어울릴 것 같다고들 말합니다. 사실 기자가 되겠다고 입학한 사회대에서 전공으로 행정학을 택했습니다. 신문방송학은 과제와 팀플이 많더라고요. 과제와 팀플을 극도로 싫어합니다. 그리하여 시작한 행정학이었지만, 친구들이 일반직 공무원을 준비할 때 또 행정학 1도 상관없는 법원직 공무원 공부를 시작합니다. 이왕 할 거면 괜히 멋있어 보이는 '법' 한번 해봐야 되지 않겠냐는 생각에. 멋있어 보이고 싶었지만, 2011년 1점 차로 떨어지는 기염을 토합니다. 운명이라면 찍은 거 중에 하나만 맞았으면 되지 않겠냐는 생각에 과감하게 그 시험과 결별하고, 여의도의 모 공공기관 사업부서에서 알바를 시작했습니다. 두어 달쯤 지나고, 인사교육팀에서 잠시 보자는 말을 듣고 올라갔다가 매점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면접을 보고, 인사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네 번째 회사까지 흘러오며 10년 넘게 인사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 글쓰기를 좋아합니다.


글쓰기를 좋아하지만 제대로 배워본 적은 없습니다. 아마도 형을 따라 어려서부터 도서관에 조금 다녔던 게 영향이 있었는지, 수업시간에 신문이나 읽었던 게 도움이 되었는지. 대강 논리적으로 맞춰 쓸 줄은 알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행정학과에서 웬만한 전공과목은 A 이상은 받았고, 다행히도 논술만 잘하면 되던 호시절에 대학교를 나왔습니다. 사실 그래서 행정학을 모릅니다. 행정학과 1회 졸업생이던 모 교수님께서는 시험이 끝나면- 행정학도들이 글을 못쓴다며 한 명씩 불러다 첨삭과 꾸지람을 주시곤 했는데. 저에게는 행정학에 대한 내용 하나 없이, 시사적인 내용으로 대강 버무려서 야비하게 논리만 맞춰서 시험답안을 낸다며 '놀랄 노 자'라는 '좋은' 평가를 해주셨습니다. 글쓰기를 좋아하지만, 시험답안도 이력서도 자기소개서도 제대로 써보지 않은 채 글쓰기를 잊고 살았습니다. 우연히 접어든 직장인의 삶을 살다가 우연히 모 문학상 포스터를 보고 글을 내었다 에세이 부문에 당선이 되는 바람에. 부담감을 갖고, 글을 써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 마음먹은 대로 되지는 않을 테지만, 지금 시작합니다.


해외여행 조차도 무계획으로 출발하는 P가 마음을 먹어봤자, J의 마음과 계획성에는 비할 바는 안 될 것을 알고 있습니다. 글을 그나마 끄적여 보던 시절에는 출퇴근이 길어 공상을 하기 좋았습니다. 부천 중동에서 시청역까지 출퇴근을 하며 막히는 경인고속도로에서 머릿속으로 대강의 플롯을 짤 수 있었는데. 회사에서 10여분 거리로 이사 온 지금은 공상의 시간이 극도로 부족합니다. 이런 말들을 밑밥으로 깔아보는 이유는 꾸준히 못쓰게 될까 봐 지레 겁을 먹어서입니다. 구차하지만 훌륭한 핑계로 느껴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야 될 것은 해내는 성향으로 단디 해보고자 합니다. 사실 한글날 연휴에 브런치 작가 신청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습니다. 주절주절 썼던 신청서가 막상 승인이 되니 어떤 글을 써야 할지 고민하던 찰나에 카카오 서버 화재 사고가 터져버렸습니다. 글 발행은 안 하냐 구독 못하냐 지인들의 이야기에 '브런치 접속이 되지 않아서'라는 핑계를 대고 있었는데, 더 이상 미룰 수 없게 되었네요.


지금 시작합니다. 꼬우!



잘 쓰고 싶습니다. 많은 관심과 도움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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