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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씨 후레쉬 Nov 06. 2022

되는 대로:P _ 환기미술관

221106, 환기미술관


겨울이 오는가 싶더니 다시 가을입니다.

좀처럼 감잡기 어려운 날씨가 오락가락하는 해인 것 같습니다.


P의 삶으로 일어난 김에 예정에 없던 새벽 풋살을 했습니다.
오늘 경기에서도 느꼈지만- 무릎이 겨울인지라

당분간은 쉬면서 글 좀 쓰고, 공부도 하고, 소망하는 바를 향해 단련해야겠습니다.


예정에 없던 미술관에도 가고, 서점 나들이도 하고 나니 알알이 그득한 가을날이었고, 저녁이 왔습니다.


부천에서 연희동으로 이사 나오면서- 상암동에서 시청역으로 회사를 옮기면서 미술관들이 제법 가까우니 오다니기 좋겠다 생각했지만. 회사 문만 나서면 집에 가고 싶어 안달 나 미술관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부암동에서 석파정 미술관은 사람이 꽉꽉인데, 환기미술관은 호젓하니 좋습니다. 환기미술관 입구에는 가을바람에 모과향이 흩어지는데- 색다른 가을의 맛입니다. 태어나서 이리 꽉 차게 열린 모과나무를 보지 못했던지라- 나무 곁에서 시간을 적지 않게 보냈습니다. 주목나무도 열매가 새빨간 것이 송알송알 합니다.


오늘은 환기미술관이 개관한 지 딱 서른 해 되는 날이라고 합니다. 물론 알고 간 건 아니옵고, 30주년 기념전 언젠가는 가야지 생각하며 막연히 있다가 볕이 좋고, 날이 제법이라 발걸음을 했습니다. P는 그렇습니다.


현대미술도 추상적 미술도 잘 모르지만, 요런 저런 상상을 펼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작품도 좋지만 환기미술관은 건축적인 묘가 설레는 맛이 있습니다. 다른 미술관처럼 갇힌 기분이 들지 않고, 높다란 층고에 자연 채광이 스며들게 여러모로 재밌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덕분에 작품을 앞에서도 옆에서도 위에서도 다양하게 볼 수 있는 것이 매력입니다.


올 가을 잘한 것이 무어냐 묻는다면 세 손가락 정도안에는 환기미술관에 다녀온 것을 꼽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건축이 좋고, 생각할 거리가 있고, 모과향이 스민 가을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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