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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씨 후레쉬 Nov 09. 2022

자소설 혹은 면접 야매특깡

#주소사산문집_B002

종종 지인들의 자기소개서에 어쭙잖은 조언을 해주곤 합니다. 취업준비를 딱히 해보지 않은지라 자소서 작성 특강이나 이나 면접 모의 교육 같은 건 해본 적이 없어, 제가 그냥 터득한 방법으로 알려주는 편인데요. 귀찮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나 보는 재미도 있어 바쁘지 않으면 마다하지는 않습니다. 이직하는데도 다들 성공하는 걸 보면 괜한 뿌듯함은 가슴 한편에 갖고 있습니다.


어제도 친구네 회사 인턴사원이 다른 회사 정규직에 도전하겠다며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어디서 배운 건지, 아니면 원래 글을 잘 쓰는 아이였는지 자기소개서 구성도 콘텐츠도 워낙 좋아서 눈에 띄게 워딩이나 소제목 위주로만 첨언을 해줬는데- 부디 잘돼서 소주 한잔 사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자소설과 면접이라는 것에 두려움을 앓던 지인이 있었습니다. 별생각을 안 해봤던 일이라 어찌하면 쉽게 설명해줄까 생각하다 21년 3월 2일 끄적여 뒀던 글입니다.


요약하자면.

인사담당자들은 구체적인 내용없이 강점만 나열한 자기소개서를 재미없어하고, 면접관들은 단답형의 답변은 질색팔색 합니다. 사례를 넣고, 말을 잇고 이어서 풍부한 궁극적으로 나의 Strong Point가 무엇인지흥미롭게 말해주는 것이 입니다.

왜냐하면 수많은 면접자를 만나는데 비슷한 얘기만 하면 졸립거든요.


대신 좀만 말하다 보면 들통 날만한 얘기는 절대 안 해야 하고, 정녕 하고 싶다면 그 거짓말이 진실인 것으로 믿어지게 본인을 일주일 정도 세뇌시켜봅시다.


야매 인사담당자의 팁입니다.



매스미디어의 영향력은 상당하다.

적어도 먹는 것 앞에서는 노예나 다름없다.


유 퀴즈 온 더 블록 지난 방송을 스치듯 보다가 이삭토스트가 먹고 싶어 졌고,

삼보 이상 차량 운행 기조를 깨고 걸었다.

그리고 먹었다.


만약 유 퀴즈 온 더 블록 출연자 순서가 라면수프 연구원이 마지막이었다면

점심에 라면을 먹었을 테다.


나의 아저씨 세 번째 정주행을 마치고 나서

청기와 생고기가 먹고 싶은 지경이기도 한 상황이니

제법 미디어에서 나오는 음식에 영향 잘 받는 편.


이삭토스트는 역시나 역시였는데.

'쩝쩝 박사가 세상을 바꾼다'는 말은

꽤나 논리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 동네가게에 불과하던 이삭토스트에 불현듯 나타나

소스를 넣으면 존맛탱 구리일 거라 말하고 홀연히 사라진 여학생 덕에-

850여 개의 매장에 일자리가 생겼고, 원재료 공급을 위한 물류가 움직이고 있다.


궁내 체고의 쩝쩝 박사 백종원 대표가 유튜브로

양파게티 만들어 먹으면 마시쪄요 안그래유 한마디 하면

공급과잉의 양파 시장 불균형 문제가 해결된다.


쩝쩝 박사의 출현과 미디어의 발달.

두 가지 조건의 결합은 일자리, 물류산업, 다이어트 시장으로 연쇄반응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공부를 진득허니 하지는 못하는 사람으로서

가능성은 새벽녘 소래산 등산하다 희토류 발견해서 부자 되는 정도다만.

혹시나 사회학이나 경제학 전공으로 대학원을 다니게 된다면

<쩝쩝 박사와 경제적 파생효과>를 주제로 논문을 써야겠다.


이삭토스트 맛있게 먹었다는 소리를

주절주절 스물다섯 줄로 표현해보았습니다.

 

자소서 작성이나 면접 때 답변은 이렇게 하면 됩니다.

같은 얘기를 허언증마냥 부풀려서. 장황하나 부담 없게. 

경험을 바탕으로 느낀 점이나 개선방향을 생각한 게 자. 연. 스. 레. 어. 필. 되. 도. 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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