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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씨 후레쉬 Nov 10. 2022

기묘한 이야기

#주소사산문집_B003

시월에 주 오일 근무를 한 번밖에 하지 않았던 영향인지 컨디션이 나락으로 떨어져 몹시도 고전 중이다.


몸도 찌뿌드드한데, 일교차에 미세먼지까지 비염환자를 꽤나 괴롭힌다. 커클랜드 직수입 비염약은 맞지 않았고, 다시 병원 처방약으로 돌아서버렸다.


그제는 개기월식에 천왕성이 지나는 기묘한 일이 벌어졌는데. 야근을 조금 하다가 버거킹에서 주접 주접 먹고 나니 불그스레 수줍다 얼굴을 가리는 달을 볼 수 있었다. 소원을 말하면 좋을 듯싶어 시청 앞 지하철역에서 나지막하게 꼭꼭 담아는 보았다.


달님에게 소원한 바는 아니었지만 어제도 개기월식만큼이나 기묘한 일이 벌어졌는데. 자랑은 아니지만 운전 중 잠시 한눈을 팔다 사고가 날 뻔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비정상적 운행을 하는 운전자가 꼴 보기 싫어 째려주느라- 앞차가 정지하는 것을 보지 못했고, 뒤늦게나마 급브레이크를 있는 힘껏 밟았다. 다행히도 주인의 발길질은 철석같이 알아들어 추돌 없이 멈춰줬지만, 교통사고급으로 몸이 튕기며 관성인지 작용 반작용인지 암튼 문돌이는 잘 모르는 그 현상에 의해 무릎에 엄청나게 강한 충격이 가해졌는데.


그림으로만 보던 전방 십자인대 위치를 확인해낸 순간- 아마도 이때였던 것 같다. 얼마 전 시즌 아웃이라는 글을 쓸 정도로 아프던 무릎이 평온해졌다.


통증은 사라졌고, 걷기에도 부담 없고. 아니 정형외과도 한의원도 못 고쳐내던 악성을- 충격이 너무나도 강해서 염증이 다 털려나간 건지, 물리치료할 때 돈 비싸게 받아먹겠다던 체외충격요법이 이런 건지, 혹은 너무 큰 충격에 감각이 없어져서 모르는 건지.


아무튼, 기묘하다 기묘해.

몇 년 전 세상에 이런 일이에 나온 교통사고로 신경이 살아나 직립보행을 하게 된 90세 할머니 이야기만큼이나 기묘해.


달님에게 읊조린 소원은 아니었다만,

이것도 제법 굳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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