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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씨 후레쉬 Nov 27. 2022

두서없는 이야기

#주소사산문집_B007 / 주말 종료 일기는 일기장에


원소주에 이어 대란을 일으킨 버터맥주 맛은 밍밍하기만 하고. 향이 살짝 입혀진 인스타 감성에 편승한 딱 그 정도인데. 나쁘지도 않으나 가격 대비했을 때 매력은 적은 편. 한껏 꾸민 남녀의 소개팅에 알맹이 없이 겉도는 대화의 맛 정도랄까.


금요일 장례식 참석으로 마치지 못한 일을 하려 노트북을 폈는데. 딱히 집중도 잘 되지 아니하여 끼니도 때울 겸 '페잇퍼'를 방문. 강철의 연금술사를 탐독했더니 너무나도 집중이 잘 되는 것이 '나란 새끼'라는 생각이 든 주말.


구시대의 훌륭한 싸커 플레이어 스페인 푸욜 형님이 "오늘 걷지 않으면 내일은 뛰어야 한다."라고 했거늘. 다음 주는 전력질주로 마라톤을 완주해야 할 판. 월드컵도 봐야 해서 체력적으로 상당히 고전하는 한 주가 되겠지 아마. 20세기와 21세기 출생 선수가 동시에 뛰는 마지막 월드컵이라잖아. 그러니 좀 봐줘야 돼.


브런치에 글을 쓰면서. "내 장례식 주인공은 나인데 내가 없으면 서운하니 생전에 미리 사람들을 만나 대접을 하고 싶다."라는 내용의 산문이 떠올랐는데. 싱어송라이터 강백수 글인지 노래인지에서 본거라 생각했는데. 유력하게 생각했던 강백수 <서툰 말> 책을 다시 펴보아도 딱히 발견하지 못한 바. 답답하고 밍밍하네 거참. 이런 내용의 글을 혹시 아시는 분은 제보 좀 읍소해보아요.


아사히 맥주를 좋아했었는데. 노 재팬 시류에 딱 끊어 아사히의 국내 절멸 수준에 기여했지만. 월드컵에서 노 재팬을 하지 못하고 주말 저녁 일본 경기를 보고는 있는데. 죽음의 조에서 왜 나라는 살아 나갈 것 같은 느낌. 마이마이나 CDP나 MD나 최첨단 기술의 일본은 저물고, 벚꽃구경의 나라가 되어가고 있지만. 아기자기한 기술축구를 아시아에서 흔치 않게 유지하고 있는 것도 사실인데. 그렇다고 또 저 나라가 이겼으면 하는 마음도 딱히 아니고 뭐 그래.


지난 경기에 독일을 응원한 건. 사과한 전범국이 그래도 사과 안는 저 섬나라보다 낫지 않은가 해서인데. 독일은 메르켈 누님이 그만뒀다고 축구도 저리 국격 없이 왜 나라에 질 정도로 말아먹나 싶어서 분개스럽고. 이탈리아가 월드컵에서 사라지고, 독일이 패망하고, 일본이 마지막에 남아있는 모양새가 2차 대전 같으니 결론도 같기를 조금은 소망하는 정도.


족욕하면서 맥주를 조금 했더니 제법이야.


9시에 잠들어 새벽 4시에 일어나 스페인 독일을 보고, 바로 출근을 한다면 회사에서 몽롱하지 않을 경우의 수를 구하시오. 월드컵 기간에는 원래 경우의 수 하는 거야. 수학의 정석 앞 단원에 경우의 수가 있는 것도, 수포자도 월드컵 조별예선을 즐겨보라는 뭐 그런 의미 아니겠어? 근데 우르과이 경기처럼만 해주면 이번에는 대한민국도 딱히 경우의 수 따지는 일이 없지 않을까 하는 괜한 기대감도.


잘 됐으면 좋겠다, 우리 이뤄지면 정말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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