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식도염이가 염려스러워 커피를 마시지 못해 몹시도 졸린 하루였는데, 아직도 집에 가지 못하고 회사에 12시간이 다 되도록 조신하게 있어.
진짜 생각조차 방정인지. 아침에 출근을 하면서 23년 들어서 달라진 게 내가 40분이나 회사에 늦게 오고 있구나였는데. 아니 왜 집에 못 가게 된 거지 지금. 40분 늦게 오고 2시간 넘게 늦게 집에 가면 어쩐담담담.
회사 IT시스템에 문제가 있어서 사업부서들은 12월 마감도 하지 못하고 있고. 나는 결산자료가 있어야 선물 같은 무언가 업무를 할 수 있는데- 할 수가 없으니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어. 나마스떼. 이거 때문에 늦은 건 아님. 저스트 일못 23시즌ver.
졸린 뇌와 눈과 몸뚱아리를 이겨내려 노트북 바탕화면을 바꾸는 생산적인 활동을 해보았는데. 팀장님은 어차피 윈터로 바꿀 거면서 뭐 그리 고민을 하냐고 하셨지. 팀장님은 나보다 티비도 많이 보고, 아이돌도 잘 아는 40대중반의 참어른인 것 같아. 11월에 업무얘기보다 팀장님이랑 많이 나눈 대화는 환승연애였다니까? 아무튼 오늘은 사실 카리나로 바꿀까도 고민했습니다만?
바탕화면을 바꾸는 것 같은 소소한 행복이 제법 좋아. 나의 해방일지에서 김지원이 설렘을 조금씩 모으라 했었잖아. 뭐 그런 거야. 아침에 요새 막히는 길을 피해서 좁은 도로를 갈 때가 종종 있는데- 초등학교 앞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20킬로미터 정도로 달리면 전광판에 따봉 그림이 표시되는데 난 이게 그리 좋더라고.
뭐 올해 또 야근하면서 이리 망한 날도 있겠지만서도 소소하니 행복한 일들도 많지 않겠어? 생각은 긍정긍정, 이게 맞나 머리는 긁적긁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