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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씨 후레쉬 Jan 07. 2023

HBD TO ME


#13515일


어제는 눈이 저녁새 소복소복 내어. 13,515일 전 소한 1월 6일 춥디 추운 태백 황지동의 새벽도 그랬었다 하더라.


만 37번째 생일을 맞아 7시 15분 차 시동을 걸면서. 블루투스로 원주에 계신 엄빠에게 전화를 걸었어. 키우느라 고생하셨다고 말했지. 타지에서 혼자 사느라 미역국도 못 먹는 막내아들을 안쓰러워하셨고. 나는 요리도 제법 하는 맛동근이라 딱히 못 먹고살지 않은데. 엄빠눈에는 아직도 최산부인과에서 탄생한 갓난쟁이로 보이나 봐. 하하.


안쓰러움을 슬며시 뒤덮어버리게. 가족도 친구도 전 직장 동료 선후배 임원까지도 정말 많은 분들이 축하를 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야. 새해 시작에 생일이 있어 매년 빚으로 시작한다니까?


며칠째 일기에 쓰고 있는 식도염 때문에 약속도 다음 주로 미뤘어. 집에서 조신하게 청소를 하고, 빨래를 하고 법쩐 첫 화와 술꾼도시여자들 2 9-10화를 보았지. 작년부터 sbs는 금토일 드라마를 잘 편성하는 것 같아. 여튼 새해 첫날에도 말한 것처럼 생일날도 아무렇지 않은 그런 날을 보냈어. 이게 올해 잠재적 컨셉인가?


저녁에는 40개월 귀요미 조카가 영상통화를 걸어서 450개월 삼촌에게- 새는 발음으로 산쳔새닐츄카해에! 라고 소리를 질러줬고. 난데없이 입을 다 벌려 입속에 치아를 다 보여주는 퍼포먼스를 했는데 현판 짱구 같았어. 뭔들 다 귀여운걸?


엄빠로 시작해서 조카로 끝난 생일날이었어. 괜히 혹시나 기대했던 어떤 이의 연락은 배시시 마음을 웃게 한 날이었지. 좋았지 뭐. 그랬어.


결론은 감사하고, 나이는 그만 먹었으면 좋겠고?

오늘은 더퍼스트 슬램덩크를 볼 거야. 얼마나 벅차오를지 모르겠지만 저녁에 일기에서 만나. 안녕!


230106


#주소사산문집

#수필 #글쓰기 #에세이

#생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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