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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씨 후레쉬 Feb 05. 2023

신촌을 못가

신촌 상권이 몰락한 이유 뇌피셜

#신촌을못가

오늘은 사실 5시에 잠에서 깼어.
아침잠이 없는 것 치고도 과하게 일찍 일어나버린거지.

침대패드를 빨고 싶은데 새벽 5시에 공동주택에 사는 사람으로서 윤리라는 것이 있잖아? 꾹 참고 다시 잠을 청해. 한번 말똥해진 정신이 쉬이 돌아가지 않아 비장의 무기를 꺼내. 1단계 슈카월드. 슈카는 역시 재밌어. 2단계 이말년 침착맨 삼국지를 켜. 역시는 역시다 꿀잠보장. 사람들은 잠을 청하고, 이말년은 조회수를 얻어가. 훌륭한 사이. 3단계는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 추천.

이불속에서 밍기적 대다 9시만을 기다렸다 이불빨래를 돌리고, 샤워를 하면서 시원스쿨을 들어. 지금까지 소통은 된다고 마구잡이로 시제 문법 무시하고, 통상적인 표현인지 아닌지도 모르는 동글리쉬는 바디샤워 거품과 함께 하수구로 가줬으면해.

다음주 일요일부토는 풋살에 복귀할거라 여유로운 아침을 오늘로 마무리하려해. 그렇다면 역시 맥모닝. 명지대에 갈까 신촌에 갈까 고민을 하다 볕이 잘드는 신촌을 택해. 판단 미스. 연세로가 차량통행이 다시 허용되면서 골목 주차가 불가능해져버렸어. 그래도 구석에 슴육이를 잘 모시고 맥모닝세트와 상하이랩에 디카페인 아메리카노를 욱여넣어보며 하루 시작을 해. 아니 시작은 진작에 된거구나.

맥도날에서 내려다보이는 주말아침 연세로는 한산해. 신촌 상권이 죽었다며 연세로 차량통행을 허용했는데. 과연 신촌 상권이 죽은게 차가 못다녀서일까?

뇌피셜을 돌려보자면 신촌 상권의 몰락은 산술적으로 지나다니는 유동인구 문제라고 생각해. 나라 전반적으로 인구수가 줄어 대학입학생도 줄었지만 연세대는 그 정도로 심각하지는 않고. 문제는 송도캠퍼스.1학년 수업이 인천에서 이뤄지면서 유동인구 25퍼센트가 날라간거지. 술을 제일 많이 먹는 대학교 1학년생들이 연세로를 거쳐가지 않는다는게 제일 크다고 봐.

인구절벽은 두번째지.  줄어든 학생수로 인한 젊은이들은 더 재밌는 홍대로 집중할 수 있고. 게다가 근처 연남동에 기차가 다니지 않으면서 힙한 가게들이 생기고, 젊은이들흡수해버렸어.

과연 신촌 술집골목이 홍대나 연남동에 비해 매력이 있을까. 내가 보는 신촌은 내가 대학다니던 18년 전과 똑같단 말이지. 술집이 모인 거대한 유흥가야 여전히. 곳곳에 인형뽑기나 사격장 같은 조악한 가게들이 곳곳에 꽂혀있는 뭐 그런 술집 동네일뿐이라는거지.

서대문구청이나 연세대총학이나 연세로 차량통행 찬반의견에 대한 근거가 빈약해. 상권몰락에 대한 상인의 주장을 받아들인 구청의 진단도 잘못됐고, 총학의 문화가 있는 거리확보 같은 주장은 너무 감성적이야. 대체가능한 문화의 거리는 홍대와 연남동에 다 있다규.

오진단은 정책의 오류를. 정책의 오류는 다음 단체장 선거의 발목을 잡을테고. 감성듬뿍 주장은 논리부족으로 인한 실패를 가져올 뿐. 대학토론배틀에 발리는 경우는 대개 감성적이더라.

유동인구를 늘리게 차라리 송도나 원주 학생들이 신촌캠퍼스에 상주하게하거나. 동네 자체를 싹 리뉴얼해서 홍대나 연남동보다 매력이 생겨야 상권이 살지않을까 싶다 뭐 그런 뇌피셜. 매력이 없으면 신촌을 못가.

맥모닝 하나 먹으러 신촌나왔다가 말이 길어졌다. 연세로로 돌아서 연희동으로 컴백홈 해야겠다. 일 해야될건 머릿속에 정리했으니 내일 새벽 일찍 회사가서 하기로 하고. 오늘은 다들 잘 놀자.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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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글쓰기 #에세이
#연세로 #연세로차없는거리
#신촌을못가 #신촌을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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