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주씨 후레쉬 Feb 20. 2023

센스는 엄마가 주머니에 넣어줬어요 2

#센스는엄마가주머니에넣어줬어요


고난의 월요일은 또 지나갔고,

오늘은 괜히 위로를 해주고 싶었어.


처우 협상부터 몹시도 질척이는 후보자가 있었는데. 결국에는 처우도 입사일도 다 협의해놓고, 갑자기 안 오겠다는거 아니겠어? 이유 같지도 않은 이유를 대면서.


그 작자를 추천하고, 커뮤니케이션을 조율했던 모 서치펌에 상무님의 의기소침은 맨틀을 향해가는데. 뭐 사실 나도 짜증이가 하늘을 찌르는데 뭐 어쩌겠어. 의기소침맨에게 카톡으로 꿀타민을 선물을 보내고, 요런저런 메시지를 보내.


"상무님! 기운내세요. 채용 하다보면 수만가지 케이스 나오는거 아니겠습니까! 사람끼리 하는 일이고. 평범치 않은 사람도 수두룩한데 중간에서 조율하느라 고생 많으십니다. 현업에서도 차라리 안들어 온게 더 다행이겠다며. 전혀 개의치 않고 바로 다음 사람 채용모드로 전환했습니다:) 이번 인원은 퍼스널한 문제인거 같으니 너무 마음쓰지 마시고, 다른 포지션에 좋은 인원 많이 추천해주세요!"


짜증이 난다고 짜증을 내어서 무얼하겠냐고. 어차피 빠그라진 일 가지고. 대강하면 되지.


의기소침맨은 몹시 고맙다며.


"같이 일해봐서 알겠지만 이런 적이 처음이라 너무 속상하다고. 집에 막걸리 두병을 사놓으라 했다"고 답장이 오지.


분위기를 올릴 겸 다시 메시지를 보내.


"상무님! 술 드시고 속상할 시간이 없어요. 다른 포지션 사람 서칭하셔야죠? 잠자고, 술마시고, 속상해 할 시간이 없습니다!"


그제서야 ㅎㅎㅎ가 섞인 메시지가 오기 시작해. 짜증 한번 참고, 마음 좀 얻어 보았다? 오늘 위로 메시지로 더 강해진 유대감 베이스로 더 좋은 인재추천으로 돌아오게 될 것. 트러스트.


그런데 이분 참 신기한게. 지난 금요일에도 긴급 포지션이라며 쉬는건 죽어서 하자고, 주말에 서칭 좀 잘 부탁드린다고 농담을 했는데. 정녕 면접 가능한 수준의 후보자를 월요일 아침에 바로 턱하니 3명이나 내놓는게 아니겠어? 90년대 삼성 공채로 인사팀에서만 20년 일 하신 분인데. 삼성, 도대체 뭘 가르치는 겁니까. 국정원보다 삼성이 정보가 빠르다는 썰을 저는 이분을 통해 믿게 되었습니다.


아무튼 뭐. 사람 마음얻는거도 일 센스 아이겠니. 고단하고 고단해. 채용 땜 찐 메인 업무들이 밀려 죽겠는데. 이렇게 밀려서 아예 없어지면 좋겠기도 하고.


오늘 저는 서치펌 헤드헌터를 위로했습니다만. 제 얘기를 듣고 이상행동자에게 복수하자며. 그 사람 이름 빨간색으로 쓰자고 제안해주시고, 위로 해주신 분께도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찐 위로 됨ㅇㅇ.


#주소사산문집

#수필 #글쓰기 #에세이

#위로 #일센스

작가의 이전글 한줄기 빛이 무려 무지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