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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씨 후레쉬 May 07. 2023

제목있음2

좋아한다는 건 이런 게 아닐까 해


약수역에서 만나자는 말에

청량리역까지 가서 네가 탄 기차가

도착하기를 기다려


너와 깔맞춤하면 좋을 것 같아

다 입었던 옷을 벗어던지고

네이비 색감의 티셔츠에

평소 잘 입지도 않던 재킷을 꺼내 입어


세찬 비바람으로 떨어진 기온에

반팔에 얇은 점퍼 걸친 네가 추울까

집에서 출발할 때부터 온열시트 온도를

뜨뜻하게 올려놔


행여나 옆자리에 곤히 잠든 네가 깰까

군대에서 대대장님 모실 때보다

더 부드럽게 운전을 해

시동소리에 깰까 오토스탑 기능도

듣던 노래도 살포시 꺼버


미신 같지만 모든 기운과 행운이

너와 관련됐으면 하는 마음에

연금복권과 로또도 하지 않아


노력하는 P 같다는 말에

미리미리 좋아할 만한 곳도 찾아 리스트업 하고

혹시나 휴무일은 아닐까 체크도 하지


좋아한다는 건 이런 게 아닐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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