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음이 가득하고 새벽 찬 공기에 그대로 노출된 곳.
소외계층도 아니고, 사회적 약자도 아닌데 꿈도 없었던 사람처럼 돈벌이를 하는 공간이다.
생산성 향상을 위한 빠른 템포의 음악에 청각이 손상되는 건 아닌지 걱정할 정도인데 난데없는 음악에 잠시 주위를 둘러본다.
나는 내가 빛나는 별인 줄 알았어요
한 번도 의심한 적 없었죠
몰랐어요. 난 내가 벌레라는 것을
(나는 반딧불- 중식이)
빛나는 별인 줄 알고 아등바등 살았다.
잘 될 줄 알고 최선을 다했다.
뭐라도 되는 줄 알고 우쭐하게 굴었다.
스스로 벌레라는 걸 알았을 때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러다 벌레임을 또 받아들이고 나니 변변치 않은 삶에 익숙해진다.
심지어 반성도 한다.
누군가에게는 벌레같이 징그러운 존재,
누군가에게는 벌레같이 하찮은 존재였을 텐데 별처럼 구는 모습이 얼마나 가소로웠을까.
꼭 별처럼 빛날 필요도 없고, 별이라고 해서 대단한 것도 없지만
별이 될 줄 알고 별처럼 키웠을 이에게 얼굴을 들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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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의 얼굴을 볼 일도 없고, 목소리도 들을 일 없는 공간에서 처음으로 고개를 들어 사람들의 표정을 살핀다.
같은 노래를 듣고 있을 텐데 다들 무슨 생각을 할까.
여기에 왜 왔을까.
사진 출처: Unsplash의 Johnson W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