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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인표 Aug 28. 2023

나만 아는 얼룩


브런치 글이 더 쌓이기 전에 매거진으로 묶어야겠다.

브런치는 글을 쓰는 기능 외엔 여러모로 아쉽다. 매거진으로 글을 보내거나 글의 순서를 조절하는 것, 표지를 만들 수 있는 기능이라든지.

뜻이 있어 개발한 구조이겠거니 수학 못 하는 이과 출신은 그저 뇌 구조를 탓해본다.

  

이곳저곳 둘러보고 나름의 기준을 세웠다. 어떤 카테고리로 보내야 하나 썼던 글을 다시 읽는다.

형편없는 글이 다수 있다.

뱉어버리고 돌아보지 않겠노라 다짐하며 썼던 글이다. 정말 돌아보지 않은 티를 보란 듯이 뽐낸다.

엉망인 채로 발행한 건 아닐 텐데,

'네가 싸질러놓은 미움이야.' 약을 바짝 올린다.

보기 싫어 죽겠다.


병목현상이다.

꾸역꾸역 밀어 넣어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 돌아갈 길도 없다.

글이 고쳐지지 않으니, 매거진으로 분류도 못 한다.

새 글을 쓸 수 없다.

제대로 마무리가 안되면 찜찜해 다른 일을 못하는 지랄 같은 성격 탓이다.


다른 사람이 모르는 얼룩이라도 내가 알면 닦아야 한다. 내가 아니까.


'아니, 분류해 놓고 천천히 또 고치면 되잖아?'

'아무도 네 글을 신경 쓰지 않아.'

설득해 본다.

안된다.

깨끗하게 만들어서 서랍에 착착 넣고 싶다.


이렇게 융통성이 없어서야.


정말 한번 형성된 성격은 죽을 때까지 못 고치는 걸까.

의지의 문제인가.


이 정도로 못 고치면 불치병이다.



사진출처: Unsplash의 Maksym Kaharlytsky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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