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지배하는 불안에게.
안녕, 나의 불안
안녕하십니까
나를 지배하고 있는 당신, 불안.
주기적으로 나의 몸을 지배하고 있는 당신은 내 몸의 주인이십니까.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방법을 모를 때 당신은 나타나곤 하시지요. 참 이상한 일입니다. 나는 당신의 자리를 내어준 적이 없는데, 당신은 소리소문 없이 찾아와 나를 지배하시는군요.
방법을 몰라서 여러 가지 대안들을 찾고 있습니다.
방법이라도 알려주시지, 내 몸을 당신이 뭔데 지배합니까.
어떤 이유로 당신은 내게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겁니까.
유기당한 기억에 불안인가요. 아니면, 자존감이 낮은 틈의 피어난 이끼 같은 건가요.
아무리 당신을 지우고 이기려고 해도 방법을 모르겠습니다.
나는 안주하고 싶습니다.
새로운 자극들로 나를 허영심에 두고 싶지 않습니다.
당신이 지배하는 걸 숨기려고 거짓말을 일삼던 때가 있었습니다. 친구가 떠났습니다.
나는 내 마음을 들어다 볼 여유가 없었습니다. 불안은 모두가 가지고 살고 있는 것이라고 하는데, 나를 지배하는 불안은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당신이 나를 지배하는 건 좋다고 칩시다. 그렇지만 내가 나를 잡아먹으려고 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명상을 하고 요가를 하고 따뜻한 차를 마십니다. 그래도 당신은 비집고 들어와 나의 몸을 지배합니다. 마치 신생아가 엄마 품을 잃고 목 놓아 우는 때처럼 나는 다시 그때로 돌아갑니다.
당신이 지배하는 걸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밝은 척을 해봅니다. 사람들에게 진실로 대할 수 없습니다.
나는 사람 사귀는 것이 무섭고, 두렵고 힘이 듭니다.
아이를 낳고 나니 사회성을 길러주기 위해선 엄마인 내가 사회성을 보여주라고 합니다. 하지만, 나의 잘못된 사회성을 배울까 봐 무척 겁이 납니다. 나는 나 사용법을 모릅니다. 불안. 당신을 이겨내는 방법은 끊임없는 진자운동을 하는 것이라 생각하여, 진취적으로 무언가 계속 도전하고 시도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끝을 보지 못하거나 화염처럼 불타오르다가 나를 잡아먹습니다.
누군가 그랬습니다. 불안, 당신은 제가 만든 것이라고. 제가 만들었는데 왜 당신을 조절할 수 없는 것인지, 억울합니다. 또 누군가 그랬습니다. 당신은 세상이 만든 것이라고. 세상이 만들었는데 왜 당신은 왜 저에게만 이토록 끈질긴 건지. 억울합니다.
이겨냈다고, 불안. 당신을 내가 이겼다고 생각하고 행동하면 조금은 나아지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나는 사시나무 떨듯 떨고 있습니다. 모순이고 실속 없는 사람이 되어갑니다. 나에게 뿌리내린 그 정도가 얼만큼 큰지 모르겠으나, 내가 당신으로 인해 몸을 움직이기 힘든 건 당신이 얼마나 큰 존재인지 다시 한번 알게 되는 순간입니다. 얼마나 이 시간을 보내고 보내야 대등할 수 있을는지요.
기필코 나는 당신을 이겨먹겠습니다. 당신에게 더는 잡혀 먹히지 않도록 강건해지겠습니다. 회피하는 방법이 답인 줄 알았습니다. 근데, 대응해야 당신이 작아진다는 것을 맛본 적 있습니다. 한 번이 어려웠지, 두세 번이 어렵겠습니까. 당신을 이겨먹을 날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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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챌린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