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딧 매니저님의 기분 좋은 계란 선물
35개월 아이를 키우다 보면, 우유를 사도 성분을 보게 되고, 건강보조식품을 사도 성분을 찾아보게 된다. 작년에 두 돌이 지나고 아이가 심한 장염에 걸린 적이 있다. '피골이 상접하다'라는 말을 내 눈으로 직접 보았었다. 14kg밖에 안 되는 아이가 계속 연이어 구토를 하고 입에서 구토가 나오는데 무섭고 겁이 나서 토하면서 뒷걸음질을 치고, 대변으로는 물변을 보고 작년 7-8월은 악몽이었다. 엄마가 유산균을 챙기지 못해서, 게을러서 아이가 장염균을 이겨낼 수 있는 유익균이 없어서 그런 것 같고, 눈물의 여름을 보냈었다. 병원에 입원해서 링거를 3번 정도 맞았는데, 그 3번이 또 적응이 되었는지, 굵은 주삿바늘이 그 가느다란 팔뚝으로 혹은 손등을 찔러도 가만히 있는다. 마음이 찢어질 듯 아팠다.
내 기필코 퇴원하고 나면, 내 아이의 유산균은 책임진다!! 다짐했다. 찾아본 결과 딱 이렇다 하는 유산균의 정답은 없었다. 유산균이 유지될 수 있는 튼튼한 몸을 만드는 것. 장염에 걸리지 않게 손 닦기 필수, 여름철 식기류 열탕소독 등 기본적인걸 가장 잘 지키는 게 정답이었다. 그래도 먹는 걸 잘 먹어야.. 하지 않을까 해서 비싸고 내 아이에겐 효능이 없던 유산균을 과감히 다 버렸다. 마치 그 회사에 화풀이라도 하듯 말이다.
그리고는 가장 원초적인 방법을 찾았다. 요구르트.
한국요구르트는 프레딧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었고, 어렸을 때 친구들이랑 부르던 '야쿠르트 아줌마~ 요쿠르트 주세요~ 요쿠르트 없으면, 야쿠르트 주세요~!' 는 더 이상 부를 수 없게 되었구나, 내 아이는 그 노래를 모르겠구나. 살짝 아쉬웠지만, 어쩌면 일찍이 요구르트 아줌마가 아니라 매니저님이라는 호칭이 생겼어야 하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시대는 바뀌고 있지만 몇몇의 사람들은 자기가 살아온 것에 익숙하여 시대를 따라가지 않거나 버거워하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그런지 나도 매니저님~이라고 부를 때 살짝 쑥스러운 적이 있었지만, 그래도 매번 매니저님~이라고 부른다.
아이의 유산균을 책임져 주시는 매니저님은 연세가 우리 엄마정도 되어 보이 신다. 처음엔 한 봉지씩 사다 먹었는데, 매니저님의 환한 미소가 아니었다면 아마 나는 쿠팡이나 이마트에서 사 먹었을 것 같다. 매일 오전 일찍부터 아파트 전체동을 돌아다니시고 눈을 마주치지 않아도 늘 먼저 인사해 주신다. 당연히 프레딧의 영업일수도 있지만, 그 매니저님의 미소는 분명 영업이 아니다. 정말 진심으로 인사해 주신다. 그래서 우리는 매월 결제를 신청했고, 추가한 개수도 많아졌다.
고객과 영업사원의 관계에서 이렇게 따뜻하게 지낼 수 있을까. 아이의 안부도 물어봐주시고, 센스 넘치시게 가끔 사은품도 왕창 넣어주신다. "아이 거만 드시지 말고, 100% 당첨되는 거니까 이거 응모만 해보셔요~! 응모해야 내가 줄 수 있으니까 응모만 해요! 응모만~" 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후다닥 내려가신 적도 있었다.
어떤 날은 아이가 프레딧 주황색 띠가 둘러진 우유만 먹는데, 꼭 우유 증정품이 나오는 날이면 우유도 챙겨주신다. 100ml 정도의 양이지만, 그 마음은 100L이다. 오늘은 요구르트가 정기배송 되는 날이다. 갑자기 계란을 걸어두셨다고 문자가 왔다.
무뚝뚝한 도시 대구에서도 이런 정이 존재하는구나. 마음이 따뜻해지는 날이었다. 선입견을 가졌던 건 나였구나라고 깨달은 순간이다.
#글로성장연구소 #별별챌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