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후배의 브라이덜샤워 파티가 있었다. 비혼주의를 추구하던 친구이다. “언니들! 나는 비혼파티 할거야!” 라고 습관처럼 말하던 친구다. 그런 그녀도, 결혼을 택했다. 오늘의 일로 갑자기 이런생각이 들었다.
결혼은 이제 필수가 아닌 선택적요소이다. 부쩍 자주 쓰이고 있는 비혼, 1인 가구, 혼밥 등의 단어는 과거와 달리 더 이상 결혼은 필수가 아니라 선택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통계 자료를 보아도 알 수 있듯이 결혼은 선택이라 말하는 여성들, 더 나아가 비혼을 추구하는 여성들은 점점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여성들의 달라지는 결혼관의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방영중인 < 미운우리새끼 >라는 예능 프로그램은 가부장적 사회가 바라는 결혼제도 속 여성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혼자 사는 아들들의 일상을 관찰하는 엄마들은 ‘저래서 결혼을 해야 되는데’ ‘결혼도 해야지 저러면 돼요?’ 라며 철부지 같은 자식들을 돌봐주고 가사 노동을 대신해 줄 며느리의 부재를 너무나 안타까워한다. 때문에 이들이 바라는 며느리의 조건은 가부장적 이데올로기를 그대로 답습한다. 연상의 며느리는 어떠하냐는 질문에 엄마들은 모두 2세를 낳아야 함으로 연상은 안 된다며 고개를 가로젓는다.
이것은 여성을 가사노동 즉 사적 영역으로 규제하며 부계 혈통을 이어줄 아이를 출산하는 도구로 인식하는 가부장적 여성관이 아직 견고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족이나 연애 관계에서 관계성을 경시 혹은 부정함으로써 여성의 육체노동, 감정 노동, 정신노동에 무임승차한다. 관계에서 남성의 과묵함이나 모든 면에서 감정적이지 않으려는 심리는 이 때문이라 설명하고 있다. 이처럼 가사와 육아와 같은 무임금 돌봄 노동은 여전히 여성의 역할로 인식되어 공적 영역뿐만이 아니라 사적 영역까지 수행해야 하는 이중 노동을 떠안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결혼과 출산은 여성의 경력 단절로 이어져 개인의 능력조차 쉽게 발휘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니 비혼을 외치는 여성들이 늘어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지 모른다.
여자 팔자는 뒤웅박 팔자. 여자는 남자 잘 만나 시집 잘 가는 게 제일이라는 말처럼 남성과의 결혼을 통해 가정을 이루는 것이야말로 여성의 가장 큰 행복처럼 여겨지던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사회적 성취를 얻을 수 있게 된 여성들은 가부장적 결혼제도 속에서 누군가의 아내, 며느리, 어머니로서의 성역할보다 스스로의 삶을 찾아 떠나겠노라 선언하고 있지 않은가. 하지만 사회는 여전히 이성애 중심 결혼제도 밖에 존재하는 여성들을 곱지 않은 시선이나 낙오자처럼 여기기도 한다. 부디 이런 이성애 중심 가부장적 결혼제도에서 벗어나 비혼, 싱글맘, 싱글대디, 비혼모, 동성결혼 등 좀 더 자유롭고 다양한 결혼 형태가 ‘당연한’ 일이라 여겨지는 사회가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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