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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무드 Aug 20. 2023

오늘 당신에게 가장 해주고 싶은 말은?








한동안 나 자신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이 굉장히 길었다. 이전보다 훨씬 많이. 스스로가 보잘것없다 느껴지는 순간일수록 억지로라도 밝은 면을 보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나는 무엇을 가졌으며 무엇을 갖지 못했을까. 살아남으려면 경쟁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서 그런지, 내 강점에 대하여 계속 숙고하였다. 내 의지로 어쩔 수 없는 요인은 제쳐두더라도 하나쯤은 특별한 점을 절실히 갖고 싶었다. 어찌 보면 내 우울감은 스스로가 받아들이지 못하는 어떠한 결핍에서 비롯되니.


*


주말에 단짝 팸들을 만나고 왔다.

무리를 지어 친구를 꾸리는 스타일이 아닌 내게 그 팸은 유일한 친구들이다. 아주 오랜만에 접선하여 많은 얘기들을 하고 오고, 하하 호호 웃다가 울다가 기분 좋은 하루를 보내고 왔다. 친구들을 만나면, 예전엔 그 우리가 만났던 때로 돌아갔지만. 요즘은 조금 다르다. 나를 가장 잘 알고 냉철하게 나를 봐주는 사람들이라 내가 나일 수 있는 시간이 너무 좋다.



*


A가 말한다.

“나 우울증이래.”

B가 사실이 아님을 알린다.

“X랄이야. 야 너 우울증아니야!”

H가 상황을 종료한다.

“야 됐어 한잔해!”


가끔 진지하지 않은 이들이 나와 맞지 않아서 티격태격할 때가 많았다. 여전히 다르고, 잘 맞지 않을 때가 많았다. 그렇게 다른 우리는 14년 지기 들이다. 어떤 이유로 친구가 되었을까.


삼겹살 굽는 일에 강박증상이 있을 정도로 이상한 성격인 나와 함께하던 그날 저녁시간이 기분 좋지 않았다 하던 H. 우리의 말을 다 잘라먹고 자기 말만 하는 S. 둘의 이슈는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 대화에 집중을 잘하지 않는 나. 우리는 어떻게 이렇게 잘 지낼 수 있었을까 늘 의문이었다.


우리는 다 다르지만, 서로의 모습을 참 객관적으로 바라봐주고 타박이 아닌 인정을 해주고 있었다. 강한 듯 약한 내가 약한 듯 강한 H. 여리지만 강단 있는 S.


부정적인 감정들에 휩쓸려 위축될 때면 당시 그 친구가 해준 말들을 기억 한 켠에서 조심히 꺼내본다. 무너지지 않도록 나를 붙드는 한 마디가 있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다. 내 곁을 지켜주는 소중한 사람들에게 나 역시 잔잔하게 온기를 더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내 지인이 아니더라도 이 글을 읽고 있는 모두 오늘 하루 그렇게까지 마음이 힘들지 않은 시간들을 보내고 있기를 바란다.



#별별챌린지

#글로성장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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