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리던 엄마가 되어 가는 길
며칠 전 사촌동생 결혼식에 다녀왔다. 멀리 떨어져 살고 있는지라 오랜만에 본 엄마는 내 뒤를 따라다니며 뒤에서 나의 후덕해진 등살을 툭툭 치며 말한다.
“살이 더 찌는 거야~?”
엄마의 살가운 행동이 마냥 어색했던 나였다. 어릴 때 엄마랑 스킨십을 했던 때가 아마 마지막으로 기억나는 게 초등학교 4학년 때 책가방 메고 안방문을 열어 엄마에게 ‘학교 다녀오겠습니다.’라는 인사를 하고 학교를 나서는데 엄마는 침대 위에서 이불을 들고 양팔을 벌리고는 ‘이리 와 봐. 엄마가 한 번 안아보자!’ 하고 꼬옥 끌어안아 나를 안아줬던 때가 아마 엄마와의 마지막 스킨십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내 아이에게 살갑게 말하고 기다려주는 방법을 잘 모르는 걸까. 엄마는 늘 바빴고 조급했고 위태로워 보였다. 내가 엄마에게 느꼈던 감정이 내 아이에게 전해질까 늘 노심초사한다. 경험해보지 못한 걸 습관으로 만들려는 행위는 매우 어려운 영역이다.
나는 엄마에게 어떤 모습을 바라고 있었을까?
또 나는 내 아이에게 어떤 엄마이고 싶은 걸까?
부모는 자식에게 완벽한 존재가 아니라 최선을 다하는 존재라고 한다. 엄마 또한 내게 최선을 다했지만 나는 늘 사랑을 갈구했다. 조금만 나를 기다려줬으면, 조금만 나를 인정해 줬으면, 조금만 내 말을 들어줬으면, 조금만 더 상냥하게 말해줬으면, 조금만 더 나를 안아줬으면.. 이러한 마음들을 기다렸다.
나는 과연 내 아이에게 그런 엄마가 되어줄 수 있을까? 늘 고민한다. 고민한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다행인 건가.
줏대 있는 엄마가 되자.
최고의 엄마보단 최선을 다해주는 길잡이 엄마가 되어주자.
적어도 내 아이의 거짓말이 보여도 믿어주고 기다려주자.
적어도 내 아이가 숨 쉴 곳, 기댈 곳은 되어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