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어린시절을 듣는다는 건
문득 글배우님의 책 ‘모든 날에 모든 순간에 위로를 보낸다.‘ 책을 보며 엄마 생각이 났다. 불과 몇년전까지만 해도 3분도 전화하기 힘들었던 엄마와 요즘은 3시간씩 전화를 한다.
오늘 저 책의 문구는 엄마에게 보내주고 싶은 말이다.
나는 아이를 낳고 나의 내면아이를 찾았다. 아이를 낳아보니 엄마를 이해하게 되고, 내 안의 내면아이를 안아줄 수 있었다. 어렸던 나를 가장 잘 아는 어른이 나라는 걸 알게되었고, 어린 날의 나를 가장 잘 위로해주고 따스하게 안아 줄 사람이 나라는 걸 알게된 후 나는 요즘 엄마를.. 아니 정확하게는 엄마의 어린시절을 안아주고 싶다는 생각을 든다.
오늘의 전화 내용은 엄마와 아빠 사이의 문제, 갈등, 엄마의 유년시절 등의 얘기였다. 자기 얘기를 잘 안하던 엄마였는데, 언젠가부터 나에게 친구한테 얘기하듯 엄마의 속 얘기를 털어놓는다.
한참 엄마의 이야기를 듣고나면 가슴 한편이 먹먹하고 안쓰럽고 가엽고 쓸쓸해진다. 참으로 외롭고 쓸쓸한 길을 걸어왔달까.. 엄마의 주변엔 엄마가 기댈만한곳이 없었던 것 같다. 그렇기에 더욱 억척스럽고 자존심이 쌔진게 아닐까. 이해가 된다.
엄마가 한없이 멀게만 느껴지고, 나를 왜 그렇게 바라봐주지 않았느냐고 왜 그렇게까지 모질게 구냐고 원망했던 나의 지난날들이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다.
내가 글을 쓰게 되면서부터 찾았던 나를 사랑하는 방법을 엄마에게 알려주고 싶어 얘기했다.
“엄마도 글 써.”
반응이 시큰둥한 엄마다. 엄마를 위해 글 전도사라도 되고 싶은 심정이었다. 무뚝뚝하게 툭 건낸말에 엄마는 아주 잠깐 고민을 한 듯 보였지만, 별다른 방법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