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범죄가 아닌 '태도'를 더 문제 삼는 나라
이 나라는 진짜 이상하다. 범죄엔 무감각한데 태도엔 민감하다. 누가 조금만 무례하게 말하면 난리가 난다. 말투가 공손하지 않으면 사람이 아닌 것처럼 대한다. 그런데 정작 뒤에서 구린 짓, 탈세, 갑질, 성희롱 같은 범죄는 조용히 덮인다. 겉모습과 태도만 곱게 포장하면 “착한 사람”이라는 라벨이 붙는다. 그게 도덕 기준이다. 그리고 그 기준은 이상할 정도로 젊은 여성들에게만 더 엄격하게 적용된다.
2. 위선이 착함을 대체한 사회
한국에서 ‘착한 사람’이란 결국 불편함을 주지 않는 사람이다. 기분 맞춰주고, 공손하고, 말 안 거칠고, “예” 하고 고개 끄덕여주는 사람. 진심은 중요하지 않다. 진실은 더더욱 아니다. 중요한 건 “불쾌하지 않게 포장된 말과 행동”이다. 그래서 이 나라는 ‘정의’보다 ‘인상’을 택하고, ‘실질’보다 ‘태도’를 평가한다. 공허한 껍데기가 살아남는다.
3. 감정 싸움이 정치가 되는 사회
정치는 국가의 방향을 정하는 중대한 행위다. 그런데 한국 정치판을 보면, 그냥 감정 싸움이다. 이념보다 감정이 우선되고, 사실보다 기분이 우선된다. 말투 하나, 태도 하나에 나라가 들썩인다. 팩트는 안 중요하다. 누가 더 기분 나빴는지가 중요하다. 이러니 무당이 등장하고, 오컬트적 상징이 실제 권력의 언어가 된다.
4. 현실은 무너지고, 쇼만 남는다
어디서부터 무너졌을까? 조직은 썩었고, 생산성은 뒤떨어졌고, 양극화는 더 심해졌다. 그럼에도 모두가 ‘괜찮은 척’만 한다. 지표는 아름답게 조작되고, 보고서는 잘 나간다. 실질적인 문제 해결은 이뤄지지 않는다. 다들 서로의 기분만 맞춰주고, 진짜 중요한 것은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 위선의 거대한 연극 속에서 국가는 천천히 소모되고 있다.
5. ‘그럼에도’를 고민하는 사람은 지친다
이 모든 걸 보고도 “그래도…”를 붙이며 개선을 꿈꾸는 사람들. 그들이 제일 지친다. 그들은 늘 ‘문제적 존재’로 취급된다. 이상주의자거나 불편한 사람. 하지만 사실 이들이야말로 사회를 진짜 움직일 수 있는 사람들이다. 위선의 시스템은 그들을 견디지 못한다. 그래서 이들은 외롭고, 점점 떠나간다.
6. 우리는 위선의 나라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한국은 ‘위선’이 중요한 나라다. 본질보다 껍데기가, 진심보다 이미지가. 말과 표정이 정의를 대신한다. 그리고 그 위선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한 이들은 점점 더 침묵하거나 사라진다. 남는 건 적당히 예의바르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속이 텅 빈 인형들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