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은 내 인생의 ‘멈춤 표’가 아니라 ‘쉼표’였다

by 황승아

나는 조현병에 걸렸을 때 나는 절벽 아래로 추락하는 줄 알았다. 정신병동에 갇혀있으면서 그곳에 제자리로 멈춰있음을 느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멈춤이 아니라 잠깐 제자리에 머물러있는 쉼표였던 것이다. 누구나 다들 이 멈춤을 경험했을 것이다. 나는 20대 때 잠깐 아르바이트한 적이 있었다. 그때 돈을 벌고 있음에 불과하고 다른 친구들은 대학교 가서 지식을 쌓고 있단 생각에 나 혼자 덩그러니 멈춰있었던 기분을 느꼈다. 조현병에 걸렸을 때도 예외가 아니었다. 병실에 아무것도 생산적인 일도 안 하고 있을 때 또다시 멈춰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것은 사회적 나잇대에 무얼 하는지 또래를 비교대상하기에 생각하게 되는 것이었다. 정작 비교해야 할 것은 과거의 나, 현재의 나인데 말이다.



-인생의 가는 길 여정 위에 잠깐 쉬는 거였다

단지 남들보다 쉬었다 가기도 하고 늦게 출발하는 것이다. 하지만 여정의 도착하는 끝을 보면 다들 비슷비슷하게 도착한다. 그래서 너무 늦거나 빠른 거는 없다. 정말 빠른 거라면 흔히 10대의 나이에서 대학교를 조기졸업하거나 18세에 억만장자의 사업가가 되거나 이런 거 아닌 이상은 도착하는 여정은 다 비슷비슷하고 똑같다. 다만, 언제부터 자신이 무얼 하고 싶은 건지 깨닫는지에 따라 출발하는 시점이 달라진다. 시작 선은 다 똑같다고 하지만, 실은 똑같지 않다. 나는 조현병에 걸리고 나서 4-5년 후에야 스스로가 깨우침을 얻어 그제야 그때부터 인생을 시작을 했다. 본격적으로 살기 시작한 지 1년 반 이 되었다. 이 본격적인 건 돈도 벌고, 내가 원하는 것을 하고, 하고 싶은 것을 향해 꿈을 나아가는 인생의 시작선이었다. 시작선을 가질 수 있었던 비결은 인생의 가는 길 중에 쉬었다 가는 거였다. 퇴원 후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답답하고 있을 때 책에서 힌트를 얻었다. ‘나는 현재 이렇지만 미래엔 이러한 것을 원하는구나’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잠깐 쉬었다고 해서 하늘이 무너지는 게 아니라 쉴만한 가치가 있던 것이었다.



-돌이켜 보는 재정비의 시간

이 쉼표를 잘 이용해야 한다. 재정비 시간이 길수록 깨우침을 완벽하게 똑똑히 받는 게 아니라, 그 기간은 짧을수록 좋다. 왜냐면 재정비를 했다고 바로 시작하는 게 아닌, 내가 무엇을 할지 정하고, 무얼 원하는지 빨리 깨달을수록 시작선에 다가갈 수 있다. 즉, 빨리 깨달을수록 스타트라인 선에서 시작하게 되는 것이다. 보통의 사람 경우에는 재정비 시간 없이 살아가면서 동시에 깨닫게 된다. 그래서 살면서 자연스레 깨닫게 된다. 하지만 나 같은 경우 병원에 입원하고 퇴원 후 지역 기관에 상담을 받으면서 조금씩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고민하게 되었다. 병원에 퇴원하고 나서 바로 일하게 되는 건 아니라, 두 번째 퇴원 후 병원에서 추천한 기관을 통해서 3년간의 상담 및 정신장애인 직업재활시설 훈련으로 사회에 나아갈 재정비시간을 가졌다. 책을 쓰게 된 계기도 직업재활시설을 다니다 보니 조현병이라는 정보를 알려야 함을 느껴 쓰게 되었다.



-지금 이 순간을 인정할 줄 알아야 한다

지금 이 순간을 인정하지 못하면, 오히려 스스로가 괴로울 것이다. ‘다른 애들은 앞서 나갔는데 나는 뭐지..’, ‘나도 돈을 벌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다시 사회에 적응할 수 있을까?’ 이런 고민들을 하게 된다. 하고 싶은 말은 쉴 수 있는 상황이 일 때 이 순간을 인정하고 자신을 탐색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억지로 쉴 수 있는 상황을 만드라는 얘기가 아니다. 직장을 다니는 중에서 그만둘까 말까 고민을 하면 쉬지 않고 계속 직장을 다니는 것이 좋다. 언제든지 직장에 들어갈 수 있다는 생각은 자신을 크게 본 오만한 행동이다. 괜히 직장인 공시생 브이로그가 유튜브에 있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맡은 일이 없고 아직 준비가 안되어있다면 그 시간을 활용해 자가탐색을 하면 되는 것이고, 자가 탐색을 위해서 하던 일을 그만두고 탐색전에 들어가는 건 좋지 않다고 본다. 제일 좋은 건 일을 하면서 일 끝나고 남은 시간에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다. 일을 하면 일을 안 할 때 보다 자본적으로 여유가 조금은 있다. 그리고 하루의 시간이 제한적이어서 평일 1시간이라도 알짜배기로 사용할 수가 있다는 점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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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조현병을 이기다 후일담’ 편은 일기와 같은 현재의 경험 위주로 썼습니다. ‘조현병을 이기다’ 책과 내용이 이어지거나 혹은 내용이 중복될 수 있습니다.

‘조현병을 이기다’ 책은 조현병을 겪은 과정부터 어떻게 조현병을 이겨내는지 경험담과 어떤 마인드를 가져야 하는지 마인드셋을 담아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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