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제주도

믿거나말거나 박물관에서

2016 여행기 } 10

by 지은

'믿거나 말거나 박물관' 그냥 즐기기엔 폭력적인 부분이 많다. 전시품으로 소개된 인물이나 사물을 다루는 방식이나 그것들이 무방비로 어린이나 심약자 관람객에게 전달 되는 방식이 그렇다.

20세기 초 황금만능주의, 개척 시대가 절정으로 치닫던 미국에서 사업가, 수집가였던 '로버트 리플리'가 닥치는대로 긁어 모은 세계 여러 희귀 아이템을 박물관화 한 뒤, 입장료를 받고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전시관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아시아, 아프리카인들 옆에 웃음 짓고 있는 리플리 사진을 시작으로 전시품은 대기 제3세계 문화와 관련된 것이 많다.


비슷한 시기, 런던 만국 박람회에 한켠에 '조선인 전시' 부스가 있었다. 이는 일본이 열강 서양 국가에게 내보이는 자신감의 표출이자 약자를 이용해 열등감을 숨기려는 행동이었다.

한 세기 전, 강자가 약자에게 행하던 폭력적인 시선을 여전히 볼거리로서, 심지어 그것으로 돈을 벌고 있는 현상이 머뜩찮다. 리플리가 박물관을 만들어 관광 사업으로 활용하는 것이나 일본이 조선인을 전시품으로 내보인 것이 무슨 차이일까.


또, 뜬금없이 1차 세계 대전 철모가 전시 되어 있는데 이것이 이 박물관에 있는 이유는 단지 '갑옷에서 나는 철을 재활용 하여 만들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이 '형태' 때문일까.


전시를 기획할 때, 아무리 볼거리 위주라 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전시 맥락과 개연성, 주제가 명확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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