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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준혁H Aug 09. 2021

배웅을 할 때

21.12.01.



떠나는 이들을 배웅하기 위해
발걸음을 서둘러 옮겨
팔 벌려 살짝 포옹해서
마지막 눈빛을 나누고
눈시울이 촉촉해지며
아쉽고 또 뭉클한데도

어째서인지 좀처럼
말이 나오질 않았었을까
잘 살아요, 조심히 가요,
몇 글자마저 새어나오지 못했었던
그 자리에 나는 왜그랬을까

미처 건네지 못한 진심의 보풀
길마다 꽃가루처럼 흩어지는데
작별의 바람에 결국 날라가버리고
남은 거라곤 미련과 미숙함

담벼락 너머로 건너간 그들에게
미안해서였는지 고마워서였는지
그래서 이 아쉬움을 표해버리면
더 쓸쓸해지고 허무해질까봐
 발현되지 못한 그 울림들만이
이쪽에 멍하니 뿌려져 뭉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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