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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고가 만든 여행의 새로운 퀘스트

게이미 베케이션(Gami-Vacation), 그 흥미로운 변주

by 쥰쓰

길을 걷다 스마트폰을 들고 몬스터를 잡습니다.
현실의 랜드마크는 더 이상 ‘볼거리’가 아닌, 게임 속 퀘스트가 열리는 무대가 됩니다.
지금, 우리는 단순한 여행자가 아니라 ‘미션을 수행하는 플레이어’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경치를 감상하던 여정은 어느새 ‘게임처럼 설계된 경험’으로 바뀌고 있고,
상상력과 몰입감이라는 게임의 DNA는 여행의 목적, 방식, 기억을 다시 쓰고 있습니다.

이 새로운 흐름, ‘게이미 베케이션(Gami-Vacation)’입니다.

Screenshot-2025-04-25-at-14.17.55-5.jpg 이미지출처: 포켓몬고

Gami-Vacation: 게임이 여행이 되는 순간

Gami-Vacation(Gaming + Vacation)은 단어 그대로 게임과 휴가의 결합이지만, 그 의미는 훨씬 깊습니다. 게임의 세계관이나 플레이 경험이 현실 여행의 ‘이유’이자 ‘목표’가 되는 흐름을 뜻합니다.

게임은 이제 개인적 취미 활동을 넘어, 사람들을 움직이게 하고, 새로운 장소로 이끄는 ‘경험 플랫폼’이 되었습니다. 이 흐름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준 게임이 바로 포켓몬고(Pokémon GO)입니다.


Screenshot-2025-04-25-at-16.03.31.jpg 이미지출처: 포켓몬고

포켓몬고 이펙트: 현실 공간을 ‘플레이 가능한 무대’로

2016년, 스마트폰을 들고 도시 곳곳을 누비는 사람들의 모습은 전 세계적으로 하나의 풍경이 되었습니다. 포켓몬고는 단순한 위치 기반 게임이 아니라, 우리가 현실을 어떻게 인식하고 소비하는가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 게임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현실 공간을 새롭게 보게 만든 힘’입니다.

풍경을 수동적으로 감상하는 ‘관광객’에서, 도심 곳곳에 숨겨진 미션을 찾아다니는 ‘플레이어’로 역할이 바뀐 것이죠.

정해진 길을 따르는 여행이 아닌, 도시 전체를 게임판 삼아 스스로 루트를 설계하고 구석구석을 탐험하는 여정.
포켓몬고는 ‘여행’을 참여와 발견의 공간으로 재정의했습니다.

“관광객에서 플레이어로, 여행은 몰입형 퀘스트가 되었습니다.”

Screenshot-2025-04-25-at-16.04.15.jpg 이미지출처: 포켓몬고

게임 축제가 도시를 바꾼다: ‘포켓몬고 페스트’의 효과

나이언틱(Niantic)의 연례 글로벌 이벤트 *포켓몬고 페스트(Pokémon GO Fest)*는 게임이 지역 관광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2024 뉴욕: 약 47만 명 방문, 약 1억 2,600만 달러 (약 1,700억 원) 경제효과

2024 센다이: 37만 명 이상 참여, 약 4,800만 달러 (약 650억 원) 효과

중요한 건 참가자의 대부분이 ‘이 축제 자체’를 위해 도시를 방문했다는 점입니다.
이제 게임은 여행의 이유이자, 도시가 목적지가 되는 명분이 됩니다.

“도시는 게임의 배경이 아니라, 새로운 이야기의 주무대가 됩니다.”

게임, 여행의 ‘문법’을 새로 쓰다

포켓몬고는 여행의 언어와 구조, 즉 문법 자체를 다시 구성하고 있습니다.

탐색의 문법: 경치나 명소보다, 퀘스트 수행과 희귀 포켓몬 발견이 목적지를 결정하는 동기가 됩니다.

이동의 문법: 정해진 코스를 따르기보다, 도시 전역을 자유롭게 설계하며 걷는 ‘자기 주도형 탐험’으로 바뀝니다.

소비의 문법: 단순한 관광소비를 넘어, 굿즈, 포토존, 팬 활동 같은 감정 기반 소비가 중심이 됩니다.

이제 여행자는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라, 경험을 수행하는 ‘공동 설계자’입니다.

“여정은 기성 콘텐츠의 소비가 아닌, 나만의 퀘스트로 구성되는 이야기입니다.”

Screenshot-2025-04-25-at-16.07.43.jpg 이미지출처: 포켓몬고

여행의 진화: 현실과 가상이 만나 ‘새로운 관계’를 창조하다

AR과 같은 기술의 발전은 단지 여행을 ‘편리하게’ 만드는 것을 넘어,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허물며 ‘경험의 방식’을 새롭게 만듭니다.

우리는 이제 더 이상 ‘보는 여행자’가 아닙니다.
우리는 퀘스트를 수행하고, 흔적을 남기고, 이야기의 일부가 되는 ‘참여자’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여행은 더 이상 목적지를 향하는 여정이 아니라, 나만의 세계관을 실현하는 플레이입니다.”

Screenshot-2025-04-25-at-16.06.15.jpg 이미지출처: 포켓몬고

다음 여행, 당신은 어떤 퀘스트를 수행하시겠습니까?

이제 우리는 묻기 시작합니다.
“당신의 다음 여행에는 어떤 미션이 준비되어 있나요?”

지도 앱보다 ‘퀘스트 로그’를 따라, 관광 코스보다 ‘감정의 여정’을 따라가는 여행.
그곳엔 미지의 장소가 아닌, 새로운 연결과 관계의 탄생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여행의 본질은 장소가 아니라, 참여하는 방식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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