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의 탈을 쓰다
아를에 봄이 오나 보다. 햇살이 뜨거우며 바람이 솔솔 불고 새싹들이 돋아나 나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이 봄기운을 붙잡아 놓으려고 밖에 나가 화폭에 담아 놓는다. 아무도 몰래 혼자서 캔버스에 나무를 담아낸다. 3월 중순의 꽃 피는 봄이 스리슬쩍 지나가기 전에 여러 꽃나무들을 그린다. [꽃이 핀 분홍빛 과수원, 분홍빛 복숭아나무, 꽃 피는 자두나무가 있는 과수원] 등 여러 폭의 그림을 그리며 신이 난다. 어느 날 그림을 그리다가 거센 바람이 불어온다. 이젤이 날아갈까 봐 땅바닥을 깊게 파고 단단히 붙잡아 놓았다. 나의 이젤, 모자, 도화지가 한꺼번에 날아가지 못하도록 신경 쓰며 그림에 몰두한다. 내가 숨 쉬고 느끼는 봄날이 다시 돌아오지 못할까 봐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연속해서 작품을 완성한다. 짧은 시기에 여러 장을 그려놓으니 만족할만하다. 화폭에 담아 놓은 꽃들은 봄이 끝나가는 시기까지 모두 14점의 스토리를 가진 그림이 완성되었다. 이 그림으로 '모두를 행복하게 만드는'이라는 주제를 담아보았다. 그들의 행복이 곧 나의 기쁨이 된다.
오늘 아침에 꽃이 핀 자두나무가 있는 과수원을 그리고 있는데, 갑자기 멋진 바람이 불어와 다른 곳에서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 그럴 때면 작고 하얀 꽃잎들이 햇빛을 받아 불꽃처럼 반짝이곤 한다. 그 장면이 얼마나 아름답던지! 순간순간 땅이 진동하는 걸 바라볼 각오를 하고 그림을 그렸다. 이 하얀색 화면에는 파란색과 라일락색, 노란색이 많이 있다. 하늘은 하얗고 파랗다._고흐
"그림을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그림 이외의 어떤 것에도 주의를 빼앗기고 싶지 않다."_고흐
"글쓰기를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읽고 쓰는 것 이외에 어떤 것에도 주의를 빼앗기고 싶지 않다."_따라쟁이 채코
책이 판매되니 두근두근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