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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또또비됴 Apr 26. 2023

달콤 살벌한 연인과 세상 구하기!

애플 티비 플러스 영화 <고스팅> 리뷰

첫 만남에 연인 사이로 발전했는데, 이후 잠수를 탄다면(gosted)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1번, 계속 문자를 보낸다. 2번, 스마트폰만 계속 확인한다. 3번, 일에 집중 안 되는 자신을 탓하며 가족에게 상담한다. 4번. 얼떨결에 그녀가 있는 장소를 알게 된 후, 그곳으로 가서 서프라이즈를 한다. 애플 티비 플러스 오리저널 <고스팅>은 이 네 가지 보기를 실행에 옮긴 남자가 달콤 살벌한 연인을 만나 세상을 구하는 영화다. 



역사를 좋아하지만 아버지를 도와 농사일에 매진하는 콜(크리스 에반스)은 농부로서 일도 잘하고 자부심도 크다. 딱 한 가지 못하는 게 있다면 바로 연애. 문자와 연락을 너무 해서 상대방이 질려 도망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진정한 연인을 만나지 못해서 그런거라 생각한 콜은 우연히 마을 시장에서 세이디(아나 데 아르마스)를 만나고 단 하루 만에 사랑에 빠진다. 근데 좀 이상하다. 그날 이후 세이디는 연락 두절. 자신의 질척거리는 연애 스타일 때문에 잠수를 탔다고 낙심했던 그때, 자신의 위치 추적 장치가 그녀의 가방에 있어 런던으로 옮겨진 것을 알게 된다. 콜은 이번에야말로 꼭 성공하리라는 마음으로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하지만 서프라이즈는 자신에게 일어난다. 의문의 남성들에게 납치가 된 것. 그리고 그곳에서 사뭇 다른 세이디를 만난다. 



<고스팅>은 스파이 액션을 가미한 로맨틱 코미디로,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라고 성향도 다른 이들이 우연한 기회에 만나 연인으로 발전되는 과정에 유쾌하고 박진감 있게 그린다. 초반 두 캐릭터의 성격을 식물로 대변하는 부분이 있는데, 콜은 매일 정성껏 물을 주면서 식물을 길러야 하는 사람이고, 세이디는 한 달에 한 두 번 물을 줘도 되는 식물을 기르고 싶은 사람이다. 마치 각자 연애 성향을 대변하듯 식물 기르는 방식을 두고 언쟁을 벌인 둘의 모습에서 바로 예감했을 거다. 이들의 만남은 순탄치 않겠구나. 


연출을 맡은 덱스터 플래처 감독은 씨네 21과의 인터뷰에서 “평범한 연인들이 경험하는 좋을 때와 나쁠 때를 진솔하게 담았다. 이 진실한 관계성이 영화의 강점이다”라고 말했다. 그의 답변처럼 극 중 콜과 세이디는 여느 연인들과 마찬가지로 싸우고 화해하고, 싸우고 화해하는 롤러코스터 관계를 유지한다. 마치 이들의 싸움을 부추기듯 다수의 총격전과 액션이 범람하고, 그 와중에 미운 정 고운 정 다 든 이들은 연인으로서 성장한다.  

 


<트루 라이즈>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 <나잇 & 데이> 등 <고스팅>을 보다 보면 로맨틱 코미디와 액션 어드벤처가 섞여 있는 영화들의 장면들이 겹친다. 요원이란 직업을 숨기며 살아가는 주인공들, 빗발치는 총알 세례 안에서도 할 말 다 하고 싸울 거 다 싸우는 모습, 그 과정에서 꽃피는 사랑 등은 기시감을 지울 수 없다. 


문제는 기시감이 아니다. 이런 스타일의 영화는 커플로 나오는 두 주연배우의 티키타카와 기억에 남는 액션 장면이 있는지가 더 중요한데, <고스팅>은 두 가지 모두 아쉬움을 남긴다. <나이브스 아웃> <그레이 맨>에 이어 세 번째로 만난 크리스 에반스와 아나 데 아르마스는 각자 그들이 구축했던 이미지에서 탈피(캡틴 아메리카는 농부가 되고, 본드걸은 CIA 요원이 됨)하며 역할 전복이 주는 쾌감은 있지만, 대화나 액션에서 벌어지는 절묘한 합의 매력은 떨어진다. (탁구 경기에서 테니스를 보는 듯한 느낌이랄까!) 



액션 또한 마지막 전망대 레스토랑 장면에 힘을 주긴 했지만, 인상적이지는 않다. 빌런을 맡은 애드리언 브로디 역시 스테레오 타입의 악역이라 신선함은 덜하다. 그나마 (사심을 좀 담아) 총격 액션을 거뜬히 소화하는 아나 데 아르마스의 새로운 매력은 굿! 내년 여름에 공개하는 <존 윅> 스핀오프인 <발레리나>에서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 기대 하게 한다. 



이런 단점을 조금이나마 메우는 건 카메오로 출연한 배우들의 깨알 연기다. 한때 크리스 에반스와 함께 지구를 지켰던 전우들이 잠깐 얼굴을 비춘다. 스포일러라 자세히 말 할 수 없지만 배우들 모두 각기 다른 인장을 찍는다. 다소 황당할 수 있어도 깨알 같은 재미를 선사하니 눈 씻고 찾아보시길.




한줄평요란스럽기만한 달콤 살벌 연애사 

평점: 2.5 /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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