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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해 Apr 11. 2021

마음으로 전해요


발렌타인데이, 화이트데이, 빼빼로데이… 기념일에 힘입어 사랑하는 이에게 마음을 전할 날들이 달력 속에 빼곡히 자리해 있다. 나도 연애 시절엔 남들이 정해놓은 기념일마다, 특별히 하는 것이 없음에도 두근두근 마음이 설렜다. 왠지 무언가 특별한 일이 있을 것만 같고, 특별한 일을 해야만 할 것 같았다. 휴대폰 음성으로 주고받는 대화가 많아지고, 더 바쁠 땐 손가락으로 전하는 마음이 편리한 요즘, 그래도 이런 기념일이 있기에 선물을 준비하고 안 쓰던 손편지도 쓰고 얼굴 마주 보며 진심 담아 고백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 


결혼기념일, 남편은 내가 좋아하는 수국 한다발을 선물했다. 

"우리 그냥 집에서 치맥할까?"

"좋아!! 귿!!"

아이들은 우리의 첫만남부터 고백까지의 스토리를 좋아한다. 

"오늘 엄마, 아빠가 결혼한지 ㅇ년째 되는 날이야. 아빠가 처음 엄마를 만났을 때 말이야···."

지난 날을 회상하며 나누는 평범한 대화이지만, 그 안엔 우리들만의 추억이 고스란히 자리해있다. 

"고마워." 

"나도 고마워."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이 아니어도 좋다. 사진 속에 멋지게 담아 자랑할 만한 여행지가 아니어도 좋다. 반짝반짝 빛나는 보석이 아니어도 좋다. 배를 채우고 식구 동네 산책을 하며 생각했다.

'오늘 참 좋다!'

평범하지만 특별하고 특별하지 않지만 행복한 날이었다.


나이가 더해질 수록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닌 보이지 않는 것에 집중하게 된다. 지금의 나에게 기념일은, 바쁜 일상 속 흐릿하게 자리하던 '나와 당신이 여전히 마음다해 사랑하고 있음'을 좀더 선명하게 꺼내어보는 날이다. 기념일, '어떤 선물을 할까' 보다 멋진 말들보다 중요한 건 상대방에게 전해지는 진심이다. 그거면 충분하다. 진심은 언제나 통하니까. 

사랑하는 이의 마음에 귀 기울여보자.

모두 사랑하는 하루 되시길.





물음표 or 마침표


우리는 사랑을 표현할 때

하트(heart) 모양을 사용합니다.     

***

사랑이 지나치거나 모자르면

마음이 아파요.
하트(heart)가 허트(hurt)가 되지요.

봉준호 감독의 영화 마더(mother)에서도

지나친 모성은 머더(murder)가 되었습니다.     

heart와 hurt

mother와 murder

이 작은 듯 큰 차이는 

사랑에서 비롯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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